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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스톤, 신항원 '범용 항암백신' 1상 환자모집

입력 2019-04-29 06:19 수정 2019-04-29 07:26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다수의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신항원(Neoantigen)으로 범용(Universal) 항암백신 제작..T 세포 면역반응으로 암세포 제거

미국 그릿스톤 온콜로지(Gritstone Oncology)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로 다수의 암을 대상으로 항암백신 임상 1상(SLATE-001)을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올해 중순부터 환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됐다고 지난 22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다수의 종양 세포에서 공통으로 발현된 신항원을 표적으로 T세포 백신을 만들어 임상을 시작한 것이다. 그릿스톤은 이같은 '범용(universal)' 신항원 항암백신을 통해 환자별로 맞춤제작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수의 암에서 항암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번 임상 1상(SLATE-001)은 신항원 T세포 백신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폐암, 췌장암,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릿스톤은 이에 앞서 개별 암환자의 신항원을 찾아 암을 치료하는 환자맞춤형 항암백신을 개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 맞춤형 T세포 백신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 1/2상(GRANITE-001)은 지난 3월 시작했으며 폐암, 위암, 대장암,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항원은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며 T세포가 항원으로 인식할 수 있는 표면 단백질을 말한다.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고 증식하는 과정에서 수백가지의 DNA 돌연변이가 생겨난다. 돌연변이 중 일부만 단백질로 발현된다. 발현된 단백질 중 일부인 극소수의 돌연변이만 T세포가 항원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 환자마다 돌연변이가 다르고, 발현되는 단백질도 다르다. 개별 환자에 맞는 맞춤형 항암백신 개념이 여기서 나오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러가지 임에서 발현되는 신항원을 찾아 여러 암에 효과가 있는 범용 항암백신을 개발하려는 시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릿스톤은 신항원을 추측하는 딥러닝 플랫폼 ‘EDGE(Epitope Discovery in cancer GEnomes)’를 보유하고 있다. ‘EDGE’는 환자 생검 표본의 정상세포 엑솜(Exome), 종양세포 엑솜, 종양세포 전사체(Tumor transcriptome)를 분석하여, 어떤 DNA 돌연변이가 신항원으로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지 추측한다.

그릿스톤은 국제학술지 『Nature biotechnology』 2018년 12월호에 ‘Deep learning using tumor HlA peptide mass spectrometry datasets improves neoantigen identification’라는 제목으로 ‘EDGE’의 추측 정확도 결과를 게재했다. 그릿스톤은 종양 전사체, 면역 펩티드(Immunopeptidome) 정보를 ‘EDGE’에게 학습시켜 종양 세포가 어떤 HLA(Human Leukocyte Antigen) 펩타이드를 제시할 것인지 추측하도록 만들었다. ‘EDGE’는 지금까지 알려진 HLA 펩타이드 중 23개를 신항원으로 발현하는 종양 세포에서 16개가 표면에 발현된 것으로 추측했다.

‘EDGE’로 선별된 신항원은 서열분석을 거쳐 T세포를 활성화하는 백신으로 만들어진다. 백신을 체내에 주입하면 신항원에 학습된 T세포가 만들어지고, 암세포를 표적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그릿스톤은 T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이종 프라임-부스트 백신 접종(Heterologous Prime-boost vaccination)을 선택했다. 먼저 ChAdV(chimpanzee adenoviral vector)를 프라임 주사로 투여하여 신항원을 T세포에 학습시킨다. 이후 신항원 srRNA(self-replicating RNA)를 가지고 있는 SAM vector(self-replicating, synthetic viral RNA vector)를 부스트 주사로 투여하여 T 세포 활성을 높인다.

그릿스톤은 지난해 열린 AACR 2018 연례회의에서 이종 프라임-부스트 백신 접종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ChAdV, SAM vector를 투여하면 1주일 정도에 T 세포가 신항원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이후 2차례에 걸쳐 SAM vector가 투여되면 첫 투여 후 2~3주에 T세포 수와 면역반응이 최고치에 이른다.

한편 그릿스톤은 2015년 10월 1억 200만 달러의 시리즈 A부터 2018년 11월 IPO까지 총 3억 1160만 달러를 유치했다. Versant Ventures, Lilly Asia Ventures, Google Ventures, Bluebird bio 등이 그릿스톤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