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삼성 '허셉틴 시밀러', 오리지널 생존율 뛰어넘은 이유

입력 2019-06-04 08:57 수정 2019-06-05 06:43

바이오스펙테이터 시카고(미국)=조정민 기자

[ASCO 2019]유방암 환자 3년 추적임상 결과 무사건생존율 92.5% 확인..특정 생산제품 ADCC 기능감소한 오리지널은 86.%에 그쳐..‘품질관리 요소에 따른 치료효능 변화’ 간접증명

▲삼성바이오에피스 '2019 ASCO' 포스터 발표현장.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프로젝트명 SB3)' 장기추적임상 과정에서 오리지널의약품보다 유의미하게 생존율이 높은 현상을 확인했다. 바이오의약품의 품질관리에 따라 치료효과에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데이터라는 설명이다.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이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2일(현지시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9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한 포스터에 따르면 SB3의 장기추적임상을 진행하던 중 오리지널의약품보다 생존율이 높은 것을 관찰했으며 해당 원인으로 오리지널제품의 항체의존성세포독성(ADCC) 요소 변화인 것을 확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3을 개발, 2017년 150mg 용량으로 유럽 판매허가를 획득해 시장에 선보였다. 회사 측은 프랑스 허가기관에서 심장독성과 관련, 6년간의 장기모니터링을 권고해 360명의 유럽 내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관찰을 진행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매년 2차례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심장 독성 관련 장기추적 3년차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SB3의 무사건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이 오리지널보다 더 높은 것을 관찰했다. 오리지널의약품의 무사건생존율은 86.3%였는데 SB3는 92.5%로 더 향상된 것이다.

회사 측은 SB3 개발과정에서 진행한 트라스투주맙의 품질 모니터링에서 일부 로트번호(lot number)의 오리지널제품에서 항체의존성세포독성(ADCC) 유도기능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장기추적관찰에 참여한 367명 중 오리지널인 트라스투주맙을 적용받은 181명을 ADCC 기능이 낮아진 로트번호 제품을 한번이라도 적용한 군(drifted TRZ; 126명)과 한번도 적용하지 않은 군(non-drifted; 55명)으로 분류했다. 이렇게 나눠진 군의 무사건생존율과 전체생존율(OS)을 비교함으로써 ADCC 기능 저하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후향적인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SB3를 적용받은 군의 3년 무사건생존율은 91.9%였다. Non-drifted 오리지널 적용군의 경우 92.7%로 나타났으며 drifted 적용군은 81.7%였다. 3년간의 전체생존율은 SB3와 non-drifted 오리지널군, drifted 오리지널군이 각각 97.0%, 100%, 89.4%(p=0.05)로 관찰됐다.

▲무사건생존기간 분석 결과. 삼성바이오에피스 '2019 ASCO' 포스터 발표자료 참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무사건생존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품질요소들 가운데 Cox 비례 위험 제거 모델(Cox proportional hazards regression model) 분석을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요소를 선별했다. 회사 측은 “분석을 통해 유방의 완전관해(bpCR)여부와 항체의존성세포독성 기능이 주요한 요소로 밝혀졌으며 그 중에서도 항체의존성세포독성이 무사건생존율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인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항체의존성세포독성은 항체 Fc 부분의 당쇄화(glycosylation) 증가 또는 감소에 따라서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러한 관찰 결과는 배치마다 약간의 품질변동이 발생하는 바이오의약품에서 특정요소에 대한 품질관리가 약효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만난 김철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상의학본부장은 “후향적인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 근거로 작용될 수는 없지만 바이오의약품의 배치 간 발생하는 품질요소 변화가 생존율 등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우리의 관찰 결과가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이슈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관찰결과는 오리지널의약품이 하자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바이오의약품의 특정 품질기준이 약효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며 이를 확장 검증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관찰결과를 확실히 하기 위해 임상에 참여했던 860명 중 장기추적관찰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환자들에 대한 후속 관찰을 확대 진행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