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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내 마이크로바이옴, 췌장암 환자 생존에 영향"

입력 2019-08-13 13:02 수정 2019-08-13 13:02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MD앤더슨 암센터 연구진, Cell에 게재.."장내 미생물 조절 통해 종양내 미생물 간접적 조절 가능"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연구진이 췌장암의 생존기간 연장에 종양 내부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다양성이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진단시기가 늦고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는 췌장암을 치료하는데 있어 마이크로바이옴이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11일 국제학술지 '셀(CELL)' 따르면 Florencia McAllister 박사 연구팀은 최근 유전요소와 무관하게 종양내 미생물이 종양의 증식, 전이 등의 일련의 과정과 환자 예후를 결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췌장암의 가장 흔한 형태인 췌장관 선암(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PDAC)은 대부분의 환자가 진단 시 이미 말기의 병증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고 예후가 매우 나쁜 암종 중 하나다. PDAC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에 불과하다. 초기에 발견된 환자들의 경우 수술적 절제가 가능하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 재발이 발생하며 평균적인 생존기간은 24~30개월에 그친다.

그런데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수술 이후 5년 이상 생존하는데, 그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장기 생존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통해 종양내 미생물의 역할을 규명했다.

사실, 종양과 체내 미생물간의 연관성은 이미 여러 차례 밝혀진 바 있다. 여러 연구진들이 흑색종 등의 암종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면역활성 및 종양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내용은 대부분의 화학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는 췌장암에서의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수술 이후 평균 10.1년을 생존한 장기 췌장암 환자(LTS)의 종양 조직 샘플과 평균 1.6년 생존한 단기 췌장암 생존환자(STS) 종양 조직을 분류하고 각각의 종양 미생물을 16s rRNA 유전자 시퀀싱을 통해 분석했다. 샘플은 MD 앤더슨 암센터가 보유한 것과 존스홉킨스병원의 것을 더해 각각 LTS 샘플 37개, STS 샘플 31개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종양 미생물의 다양성에 따라 환자를 계층화했는데 다양성이 높은 환자의 경우 평균 생존율이 9.66년으로 다양성이 낮은 환자의 1.66년보다 8년이나 길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항생제 사용 등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타 요인과 무관했다.

분석 결과 장기 생존 환자 샘플에서는 Pseudoxanthomonas, Saccharropolyspora, Streptomyces 미생물군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3종의 미생물에 Bacillus clausii 종까지 포함하면 환자의 예후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장기 생존 환자의 종양에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CD8+ T세포를 비롯해 더 많은 T세포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T세포의 면역 침윤 및 활성화가 확인된 3종의 미생물 유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종양 내 존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McAllister 박사는 “종양 내 미생물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없지만 장내 미생물을 조절하면 장과 종양에 각각 존재하는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통해 종양 미생물을 간접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외과적으로 절제한 췌장암 환자의 장과 종양, 인접한 건강한 조직의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건강한 조직의 미생물총과 종양에서 발견되는 미생물 성분이 다르며 장내 미생물총이 종양의 미생물을 영향을 미쳐 식민지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 단계로 마우스에 진행성 췌장암 환자와 질병이 진행되지 않는 췌장암 장기 생존 환자, 건강한 정상인의 분변과 종양을 이식하고 5주 뒤 종양 성장 등을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진행성 췌장암 환자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는 건강한 공여자 군과 비교해서는 50%, 장기 생존환자의 군과 비교해서는 70% 더 크게 종양이 성장한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장기 생존 환자의 분변 이식을 받은 쥐가 건강한 공여자의 것을 이식받은 쥐보다 더 유의미하게 종양 성장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실제로 분변 이식으로 인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장기 생존 환자의 분변이식을 받은 마우스에게 항생제를 단기간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항생제를 적용한 군이 적용하지 않은 군에 비해 종양이 더 크게 발달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마이크로바이옴이 종양 조절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종양 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면역 T세포의 활성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PDAC 환자의 생존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며 “종양 미생물이 PDAC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동시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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