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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Eat Me’ CD47 리포솜, 나노입자 "약물효율↑"

입력 2019-12-02 06:47 수정 2019-12-02 10:54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중국 Li 교수팀, ACS NANO에 발표...CD47 유사 펩타이드조각 갖도록 리포솜 전처리후 나노입자 이용 약물전달 효율↑

CD47 유사(mimic) 펩타이드조각(peptide fragment)을 발현시킨 리포솜을 이용해 나노입자 치료제가 몸속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CD47은 대식세포에 ‘Don’t eat me’ 신호를 내는 면역관문 분자다.

총 라이(Chong Li) 중국 남서대학(southwest university) 교수팀은 CD47을 발현하는 리포솜으로 대식작용(phagocytosis)을 억제해, 나노입자(nanoparticle, NP)의 약물전달(drug delivery) 효율을 향상시킨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게재했다(doi.org/10.1021/acsnano.9b05679)

나노입자를 이용한 치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식세포(macrophage)의 면역작용이다. 대식세포는 인체 내 면역세포(immune cell)로 죽은 세포, 외부 물질, 세포 잔해(cell debris)를 잡아먹고 제거하는 대식작용을 한다. 이런 작용은 나노입자의 약물 전달 효율을 낮춘다.

연구팀은 CD47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에 나섰다. 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CD47은 대식세포 표면에 있는 SIRPα(Signal regulatory protein α)와 결합해 ITIMs(Immunoreceptor tyrosine-based inhibitory motifs)의 인산화(phosphorylation)를 유도한다. 인산화 반응은 외부 물질을 대식세포에게 적이 아닌 친구로 인식시켜 대식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한다. 소위 말하는 ‘Don’t eat me’ 신호다. 연구팀은 리포솜(liposome)에 활성화된 CD47 유사 펩타이드 조각을 갖도록 조작(engineering)해 대식작용을 피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약물을 운반(drug-carrying)하는 나노입자를 처리하기 전에, 조작된 리포솜(engineering liposome, D-self peptide-labeled liposome, DSL)을 주입해 세포와 마우스에서 대식작용을 억제하고, 이후 주입된 나노입자의 약물 전달, 흡수(uptake) 효율 증가를 확인했다. 그리고 마우스를 곰팡이감염(fungal infection)시킨 후 항진균제인 암포테리신 B(amphotericin B)를 나노입자에 얹어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기전 모식도(논문참조 바이오스펙테이터 작성)

연구팀은 조작된 리포솜인 DSL에 형광단백질을 부착 후 세포수준에서 대식작용 억제능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고농도의 리포솜(conventional liposome, CL)은 6시간 이후 80% 이상 대식작용으로 인해 사라지는 반면, DSL은 24시간이 지나도 대식작용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CL의 경우 체내에서 빠르게 제거되어 매일 주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세포수준에서 CL과 DSL을 전처리(pre-treated) 후 형광이 달린 나노입자를 주입해 대식작용에 의한 영향을 조사했다. CL전처리군은 6시간후부터 리포솜이 줄어들면서 나노입자가 증가하는 것을 보이는 반면, DSL전처리군은 24시간후까지 리포솜이 유지되면서 나노입자가 대식세포에 먹히지 않은 것을 보여줬다.

뇌는 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가 있어 치료제나 외부물질의 이동이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나노입자 전달을 위해 수용체 의존 전달(receptor-mediated transportation) 방식울 사용했다. 뇌를 타깃하는 펩타이드(apamin, APA)와 나노입자를 결합해 만든 APA-PLGA-NP를 마우스에 주입했다. PLGA는 poly(lactic-co-glycolic acid)로 저분자 화합물이 뭉쳐서 생성되는 고분자 화합물로, 체내 안정성을 증가시켜준다. 주입 후 3D 이미징 결과 DSL전처리군이 CL군에 비해 뇌에 전달이 잘 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곰팡이를 감염시킨 마우스에 CL, DSL을 전처리후 치료제가 포함된 나노입자를 주입해 생존률과 뇌조직을 조사했다. 30일째 생존률 결과에서 CL전처리군은 전부 죽은 반면 DSL전처리군은 50% 이상 살아있고, 뇌조직에서 병변도 정상수준으로 완화된 것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