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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센, '팔로바로텐' 희귀 골질환 2·3상 '잠정중단'
입력 2020-01-28 14:51 수정 2020-01-28 14:51
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프랑스 제약사 입센(Ipsen)이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 치료제로 개발하는 '팔로바로텐(palovarotene)'의 글로벌 임상을 중단키로 했다.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팔로바로텐 무용성 평가결과에 따른 것이다. 팔로바로텐은 입센이 지난해 4월 클레멘티아 파마슈티컬스(Clementia Pharmaceuticals)를 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희귀 골질환 신약후보물질이다.
입센은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 FOP) 환자를 대상으로 팔로바로텐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3상과, 확장 임상 2상을 잠정중단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입센은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 iDMC)가 분석한 무용성 평가 결과에 기반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iDMC는 PVO-1A-301 3상(NCT03312634)의 예비 사후분석에서 관찰된 치료 효능 결과를 자연경과에 관한 연구(Natural-History Study, NHS)와 비교했을 때, 팔로바로텐이 1차 효능 종결점 지표인 새로 뼈가 형성되는 연간 변화율(annualized change in new HO volume)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팔로바로텐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2·3상에 참여하는 14세 미만의 소아 환자에게 투약을 보류할 것을 통보받은 바 있다. 팔로바로텐으로 치료받은 골화성 섬유이형성증 소아환자에게서 성장판 조기 폐쇄와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이 관찰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FDA는 14세 이상 환자들에 대해서는 임상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입센은 이번 임상 3상의 예비 사후분석 결과에서 "치료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는 활성신호를 관찰했다"고 밝히면서 팔로바로텐의 부활을 노렸지만, 결국 iDMC 평가결과에 따라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팔로바로텐은 레티노산 수용체 감마(Retinoic acid receptor gamma, RAR-γ) 선택적 작용제(agonist)로 입센은 팔로바로텐을 골화성 섬유이형성증 및 다발성 골연골종(multiple osteochondromas, MO)을 포함한 희귀 골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임상중단을 결정한 FOP외에도 다발성 골연골종(MO) 환자 대상의 임상 2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골화성 섬유이형성증(FOP)은 근육, 힘줄, 연조직 등 일반적인 골조직이 아닌 부위에서 뼈가 형성되는 질환이다. 뼈 성장 및 발달을 담당하는 골 형성 기전에서 과도한 신호전달의 결과로 ACVR1(activin A receptor type I)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골화성 섬유이형성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은 없으며 이에 따라 팔로바로텐은 미국 FDA, 유럽 EMA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됐다.
Aymeric Le Chatelier 입센 대표는 “입센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고, 이해가 부족한 희귀질환 분야의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전념하겠다"며, "팔로바로텐이 이번 예비 사후분석과정에서 무용성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규제당국과 가능한 빨리 논의해 팔로바로텐의 다음 단계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