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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어드 에볼라치료제, '신종코로나' 첫 美환자서 '효과'

입력 2020-02-07 08:57 수정 2020-02-07 08:58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美 환자서 투약 다음날 호전된 결과 NEJM에 게재...중국서 308명 임상 개시.."오는 4월 1차 결과 분석"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 중단한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에 걸린 첫 환자에게 투여해 증상이 호전된 케이스가 나왔다. 환자는 렘데시비르 투여 후 1일만에 열이 내렸고, 간헐적인 기침과 코막힘을 제외한 모든 증상이 호전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일 길리어드의 주가는 13% 상승했다

미국 워싱턴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케이스 연구팀(2019-nCoV case Investigation Team)은 '미국의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케이스(First Case of 2019 Novel Coronavirus in the United States)'라는 제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했다(DOI: 10.1056/NEJMoa2001191).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는 임상이 시작됐다. 미국 임상정보사이트인 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현재 중국 의학과학원(Chinses Academy of Medical Sciences)은 렘데시비르를 이용한 임상 3상(NCT04252664)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 의학과학원은 렘데시비르 임상 3상을 18세 이상의 경도에서 중등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환자 308명을 대상으로 5일부터 시작해 오는 4월 10일까지 1차 임상결과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는 핵산 작용제(nucleotide analoge) 약물로 바이러스 RNA합성을 저해해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가진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임상에서 경쟁사인 리제네론의 ‘REGN-EB3’과 릿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Ridgeback Biotherapeutics)의 ‘mAB-114’가 각각 29%, 34%의 사망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 53%의 사망률을 보이며 임상에 실패했다.

NEJM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병한 첫 환자는 당뇨병 같은 기저병력이 없는 건강한 환자로 응급실을 통해 입원했다. 발병 4일째 응급실 방문 시 발열과 기침을 보여 실시간 RT-PCR기법으로 진단한 결과 코(nasopharyngeal)와 목(oropharyngeal)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X-선 진단 결과 폐렴 소견은 없었다.

입원 6일째(발병 10일째) 증상이 심해져 X-선 진단에서 폐렴 소견이 보였으며, 산소마스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발열도 38.8도로 지속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코, 목, 대변에서 검출됐다. 의료진은 증상이 심각해진다고 판단해 입원 7일째(발병11일째) 저녁부터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를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을 조건으로 투여했다. 의료진은 렘데시비르가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CoV, 메르스)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연구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동정적 사용이란 승인받지 않은 임상단계의 의약품을 엄격한 조건하에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투여 후 하루가 지난 발병12일째(입원8일째)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며 체온도 37.3도로 내려갔고, 산소마스크도 제거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코에서만 낮은 수준으로 검출됐다. 간간히 기침과 콧물증상은 보였으나 그 외 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를 정확히 검증하기 위해서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환자 샘플별 바이러스검출변화와 체온변화(DOI: 10.1056/NEJMoa2001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