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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순 한투파 CIO 'VC가 투자하고픈' 바이오벤처는?

입력 2020-12-03 15:07 수정 2020-12-05 12:22

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바이오벤처 창업과 벤처캐피탈의 이해' 세마나서 밝혀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CIO (온라인 세미나 캡처)

“바이오벤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경쟁자'입니다.” 지난 1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 94차 바이오아이코어 아카데미의 ‘바이오벤처 창업과 벤처캐피탈의 이해’라는 제목의 세미나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황만순 상무가 강조한 내용이다.

황 상무는 유한양행 연구소, 한국바이오기술투자 투자팀장, CRO 회사인 캠온 부사장을 거쳐 현재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CIO(Chief Investment Officer)로 벤처기업 투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황 상무가 투자하고 관리했던 바이오 업체 중 20개 이상의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ABL바이오, 레고켐바이오, 티움바이오, 바이오솔루션 등이 있다. 이노비오(Innovio)는 나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황 상무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VC(Venture capital)의 입장에서 바이오벤처의 CEO들에게 하고싶은 내용들을 전했다. 그는 세미나에서 경쟁상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지피지기다.

1. 경쟁자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라

황 상무는 바이오산업이 고부가가치, 독점적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산업에서 회사는 독점적 위치를 가지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 분야의 7, 8위만 되어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는 한편 바이오산업에서는 소수의 인원들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잘 맞는 전망이 좋은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치료제 분야, 특히 항암제 분야는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인기있는 분야다. 정부에서는 항암제 연구에 대한 지원금을 많이 제공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장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 분야 같지만 황 상무의 생각은 달랐다.

황 상무는 “현재 항암제 후보물질로 진행되고 있는 임상시험이 1000개가 넘으며 이중 성공하는 임상시험은 20개도 안된다”며 “이렇게 많은 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벤처가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황 상무는 바이오벤처가 개발 분야를 선정할 때 경쟁자가 적은 분야와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황 상무는 “예전에는 바이오벤처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연구결과를 꼽았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경쟁자를 알고, 경쟁구도를 알고 나의 기술이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드오션에 뛰어드는 바이오텍은 VC가 보기에 매력적이지 않다.

2-1. 자신의 위치를 알아라 (기술력)

황 상무는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부족한 점을 채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상무는 VC가 바이오벤처의 기술력에 대해 파악할 때 ‘지적재산권’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구 및 기술과 관련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점들을 검토 및 보강해 나가면 된다.

황 상무는 최근 VC업계는 변리사를 고용할 정도로 '지적재산권(특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들은 단순히 특허 등록이나 출원 목록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해당 기업이 가진 주요 특허의 실제 효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특허가 다른 회사로부터 무효화될 수 없고, 남의 특허 또한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에 대한 확실한 지적재산권을 보여줄 수 있다면 VC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의 측면에서는 'n수'와 '기전(MOA)'연구에 대해 얘기했는데, 동물모델로 실험을 할 때 n수는 최소 7 이상으로 설정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 상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른 회사와 기술이전이나 파트너십을 체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MOA 부분이라고 얘기했다. 파트너십 상대 약물의 MOA를 보면 임상이나 시판의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바이오벤처들은 개발하고자 하는 약물의 MOA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2-2. 자신의 위치를 알아라 (인적 리소스)

황 상무는 VC가 바이오벤처에 투자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핵심 개발인력을 꼽기도 했다. 이 회사가 얼마나, 어떻게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지 보겠다는 것이다.

황 상무는 “다른 회사와의 코워크 능력보다 내부적인 팀워크가 먼저”라고 표현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5년이 될 수도 있고 10년이 될 수도 있고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 같이 일해야 하는 팀원들끼리의 결속력이 중요하며 실질적인 연구와 일은 그들이 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오벤처의 CEO로서 자신이 리더의 역량이 갖추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바이오벤처의 CEO는 대부분 교수이거나 산업계 경력자다. 황 상무는 "CEO가 교수인 경우에는 경영 전문인과의 코워크가, 산업계 경력자인 경우엔 대학과의 콜라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CEO들은 사업의 모든 단계에서 있을 많은 상황들에 자신의 인적 리소스를 얼마나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계획이 있을 때 VC는 투자할 만한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주기적인 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며 이에 대한 전문적인 솔루션을 받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3. 바이오벤처는 어떤 투자를 받아야 할까?

바이오벤처 기업 설립 전부터 IPO 이후까지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돈”이다. 바이오벤처들은 어떤 투자를 받아야 잘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황 상무는 가장 높은 투자금을 제시하는 VC에게 투자를 받는 것이 잘 받은 투자는 아니라고 말했다.

좋은 투자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 황 상무는 투자를 잘 받기 위해서는 먼저 벤처기업들은 사업보고서를 쉽게 써야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사업보고서를 보고 이 회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바이오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분야 외의 다른 바이오 분야에 대해서는 모른다. 본인에게는 쉬운 내용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어려운 내용이 될 수 있다. 전문적인 내용들은 각주를 달아 설명을 첨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황 상무는 자사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생각할 때 지인의 다른 회사 등과 비교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황 상무는 “최근 5년간 비슷한 분야의 상장 밸류에이션 평균값을 통해 현재 자신의 회사 단계와 상황을 따져 밸류에이션을 예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황 상무는 한번 투자를 하고 끝날 VC보다 밸류에이션 협상을 하더라도 시리즈 A, B, C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VC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밸류에이션을 높게 책정해주는 VC로부터 투자 받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황 상무는 회사의 상황과 진행에 맞춰 각 투자유치 단계별로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VC를 찾아볼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각 VC별로 가지고 있는 정보 및 네트워크는 모두 다르다. 이를 알아보고 회사가 가지지 못한 네트워크를 가진 VC나 현재 투자단계에 맞는 정보와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VC에게 투자를 받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황 상무는 증권사나 해외 투자는 좋은 사인이 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상장 시 주관기관으로 수수료를 받으며 일을 하는데, 그런 증권사가 직접 투자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상장심사 과정에서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해외 투자를 받으면 인정을 받는 분위기 이기 때문에 작은 액수라도 해외투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투자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VC의 투자결정 요소 (발표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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