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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전공자라도 괜찮아" 맹활약하는 바이오벤처 CEO들

입력 2016-08-01 06:57 수정 2016-08-01 08:00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랩지노믹스-카이노스메드-툴젠 대표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왼쪽부터),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 김종문 툴젠 대표.

생명공학, 의·약학 전공자들이 즐비한 바이오벤처 분야에서 독특한 이력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보유한 핵심기술을 비즈니스 모델화하는 것부터 외부 투자자 유치, 영업망 구축, 경영 관리 등에서 전문가 CEO와 차별화하며 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자진단업계 선두주자인 랩지노믹스의 진승현 대표는 중앙대 사진학과, 홍익대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예술가의 피'가 흐르고 있다. 바이오벤처업계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이력이다.

그가 바이오 업계에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친형인 진창현 메디포스트 공동창업자의 영향이다. 진 대표는 "해외에서 개인사업을 준비하던 중 형의 제안을 맞고 진단 시장에 뛰어들게 댔다"면서 "Ph.D(박사), MD(의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마케팅과 영업망 구축 등에서 승부를 내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랩지노믹스는 산모의 혈액으로 태아의 기형여부를 미리 판별할 수 있는 비침습 산전 유전자 검사(NGS-NIPT)등 각종 유전자 검사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시장 선도기업의 자리를 꿰찼다. 3000개 이상의 병원, 200개 이상의 산부인과 전문병원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국내 최대 규모다. 진 대표는 설립 10여년 만에 랩지노믹스를 시가총액 1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카이노스메드의 이기섭 대표이사는 건설에서 반도체·통신으로 다시 바이오로 영역을 옮기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는 1975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뜨거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은 '건설맨'이었다. 이후 한화건설에서는 해외 프로젝트에 재료 조달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다 '반도체맨'으로 변신했다.

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컴퓨터칩 개발회사인 Silicon Image를 공동창업해 전략협력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1999년 나스닥(NASDAQ)에 성공적으로 상장 시키기도 했다. 이후 무선통신에 사용되는 혁신적인 RF 칩 개발회사인 'GCT Semiconductor'를 설립해 대표를 역임했다.

바이오쪽으로 눈을 돌려 창업한 카이노스메드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다. 신약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개발 혹은 이전받아 기술이전하는 방식을 넘어 중국 자본과 인프라 등을 활용해 공동 임상을 진행하는 롱텀(Long-term)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것. 이 대표는 "중국을 통해 임상 1~2a상을 진행한 이후 글로벌 제약회사로 다시 기술 이전할 예정"이라면서 "기술이전료와 신약 출시에 따른 로열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생명공학계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을 보유한 툴젠에도 IT전문가 출신의 김종문 대표이사가 있다. 대우그룹 공채 출신인 그는 한국 IT산업계 1세대로 불린다. 특히 삼보그룹에서 근무하던 1999년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인 두루넷을 한국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2000년 초반부터 바이오 분야로 눈을 돌려 바이오포럼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IT 와 BT 를 아우르는데 관심을 키워왔고 2011년 12월 부터 김진수 창업자의 제안으로 툴젠의 경영을 맡게 됐다.

툴젠은 현재 유전자 가위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 코스닥 상장 등 중요한 현안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상장, 특허 등의 어려움을 딛고)툴젠을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컴퍼니로 성장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