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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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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노스메드가 中 기업에 신약 기술이전한 까닭은

입력 2016-07-11 10:42 수정 2016-08-05 10:44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공동임상·기술 재이전 등 롱텀 비즈니스 모델 구축

"우리가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가 아닌 중국 기업을 기술 이전 대상으로 삼은 것은 기술 전부를 넘겨 당장 이익을 내기보다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공유하면서 회사의 미래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이사(67)는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파스퇴르연구소에 있는 본사에서 가진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으로의 잇단 기술 이전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접근한 결과라고 밝혔다.

2007년 설립한 신약개발기업인 카이노스메드는 신약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개발 혹은 이전받아 전임상 혹은 1~2a상을 진행한 후 기술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제약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4년 국내 임상 1상이 완료된 에이즈치료제 'Km203', 지난해에는 전임상 실시단계인 세포독성항암제 'KM630' 에피제네틱스항암제 'KM635'를 중국 양저우 애이디어 바이오텍(YANGZHOU AIDEA BIOTECH)에 기술 이전했다. 비만당뇨치료제 후보물질 'KM901'(2014년) 역시 중국의 크라운 바이오(CROWN BIO)에 넘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아직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와 노하우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데다 기술 이전 대상기업이 알려진 대형제약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카이노스메드의 전략과 기술력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 한마디로 '왜 하필 중국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단순 기술이전 대상이 아닌 공동 임상을 진행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를 찾으려 했고 중국 기업이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암제와 에이즈치료제 등의 기술이전 계약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중국 판권을 넘기는 대신 중국 자본과 인프라 등을 활용해 공동 임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라면서 "롱텀(Long-term)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임상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1상 혹은 2a상 까지 진행하고 글로벌 제약회사로 다시 기술 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마련해뒀다. 두번째 기술이전료와 신약 출시에 따른 로열티를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 카이노스메드의 전략이다.

이 대표는 주요 파트너인 양저우 애이디어 바이오텍은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신약개발 경험을 가진 연구진들이 참여한 기업으로 중국 정부에서 신약개발을 지원할 만큼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에이즈치료제 기술 이전 협상에 중국 정부 관계자가 바이어로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면서 "에이즈 치료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 관리하는 'government drug'인 만큼 빠른 임상과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이 대표는 "중국은 양약 중심으로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또한 중국 정부는 전세계 퍼진 자국출신 과학자들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연구역량을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타깃(신약 후보군)만큼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파트너링은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다만 국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간의 '갑을 관계' 문화로 인해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 파트너십이 어렵다"고도 꼬집었다.

한편 이기섭 대표는 현대건설, 한화건설을 거쳐 'Silicon Image(SIMG)' 부사장, 'GCT Semiconductor '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특히 실리콘밸리 컴퓨터칩 개발회사인 SIMG를 1999년 나스닥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2007년 카이노스메드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