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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동아ST 총괄, 항암제 초기개발 “바이오마커 핵심”

입력 2022-10-05 10:00 수정 2022-10-05 10:05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임상 1상 용량증량(dose escalation) 이전부터 바이오마커 도입, 후속개발 여부 결정..”에셋가치↑+개발비용 절감 기회”

박재홍 동아ST(Dong-A ST) R&D부문 총괄 사장이 항암제의 전임상부터 초기 임상개발 과정에서 바이오마커(Biomarker)가 해당 프로젝트의 ‘Go or Stop’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을 하는데 있어서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29일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판교’에서 “대부분의 경우 임상 1상 용량확장(dose expansion)을 마치고나서 그 결과를 보고 후속 임상개발 진행여부를 결정한다”며 “이보다 이전단계에서 바이오마커를 도입해 진행여부를 전략적으로 결정(strategic decision)하는 것은 후속 임상결과의 신뢰도와 에셋의 가치(value)를 더 높이고, 개발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초 동아ST R&D부문 총괄로 부임한 박 사장은 얀센(Janssen), 다케다(Takeda)에서 중개연구 팀장을 거쳐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에서 중개의학 및 임상약리학 전무를 역임했다.

박 사장은 특히 항암제 분야에서 바이오마커는 종양과 종양미세환경(TME)에서의 유전자·단백질 발현, 면역세포분석 등을 넘어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생식세포(germline)로까지 점점 더 확대되어 가고 있어, 적절한 바이오마커를 사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임상진입을 위한 중개연구에서 바이오마커는 △신약후보물질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증진 △적절한 환자 선별 △임상에서 약물의 효능분석법 등을 세팅하는데 사용된다. 특히 환자선별을 위한 바이오마커는 동반진단법(companion diagnostics) 개발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전임상 연구에 진입하기 전부터 적절한 바이오마커를 설정한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이런 바이오마커를 항암제 개발의 초기단계부터 사용하면 후속 임상에 신뢰도를 더할 수 있으며 에셋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상의 용량증량(dose escalation) 연구에서 바이오마커를 사용해 유효성을 평가한 후, 임상1상 용량확장(dose expansion) 연구를 20명씩 3개그룹(코호트)로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통계분석사이트 Statista에 따르면 2015~2017년 기준 미국에서 항암제 임상에 참여한 환자 1명당 소요비용은 10만달러(중앙값) 수준.

용량증량 연구에서 바이오마커의 유의미한 변화를 확인하고 후속 임상을 진행할 경우, 후속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라이선스아웃(L/O) 시에도 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용량증량 연구에서 바이오마커의 유의미한 변화를 확인하지 못해 후속연구를 중단한다면, 600만달러(한화 85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 이는 바이오텍 뿐만 아니라 수십개의 초기 임상개발을 진행하는 글로벌 제약사에게도 유의미한 비용이라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또 박 사장은 임상 결과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먼저,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사례를 살펴보자. 박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는 정상인 100명으로부터 면역체계 바이오마커인 사이토카인 등을 분석한 결과 개개인간 편차가 심해 기준점을 잡기가 어려운 한계를 확인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10K 면역체분석(10k immunome)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10K 면역체분석은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데이터베이스(NIAID ImmPort Database)에 등록된 임상결과에서 1만명이 넘는 대조군의 면역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유전체, 단백질, 면역학적 상태 등의 변화를 보여준다. 박 사장은 “이런 대규모 데이터 분석에서 국내는 한발 이상 뒤쳐진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도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가해 연구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슈(Roche), 화이자(Pfizer), 베링거인겔하임 등의 글로벌 제약사는 임상단계에서 약물반응, 유전체·단백질체, 조직분석 등 할 수 있는 모든 분석결과를 통합한 DB를 구축하고 있다. 예를들어 베링거는 5500개 이상의 PD-(L)1 단독 또는 병용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에 대한 PK, PD 관련 바이오마커 데이터와 개별 환자별 유전자 발현 변화양상을 분석해 DB를 구축했다. 이런 정보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향후 항암제 개발은 종양의 유전학적·면역학적 특성을 대변하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정밀한 환자맞춤형(personalized) 접근법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