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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첫 공식자리서 밝힌 '방침'..Q&A 속 "현실"
입력 2024-08-27 11:11 수정 2024-08-27 12:43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유한양행(Yuhan)이 EGFR TKI ‘레이저티닙(lazertinib, 국내 상품명 렉라자)’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라는 마일스톤을 달성하고 본게임에 들어가면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유한양행은 ‘FDA 승인 이후 경영방침’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J&J(Johnson & Johnson)는 지난 20일 FDA로부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 레이저티닙과 EGFRxMET 이중항체 ‘아미반타맙(제품명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에 대한 시판허가를 받아내면서, 기존에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타그리소’가 장악하다시피 한 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하며 균열의 기반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번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FDA 승인은, 미국시장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첫 국산 항암제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제 유한양행. 더 나아가 국내 업계에 ‘그 다음 과제는 무엇인가’,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여년의 짧지만은 않은 신약개발 역사를 가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이번 FDA 승인은 마땅히 축하하고 기념해야할 장면임에는 틀림없지만 동시에 우리의 현실을 자각하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판권을 가진 J&J가 정한 레이저티닙의 상품명은 ‘라즈클루즈(Lazcluze)’이다.
J&J는 레이저티닙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임상개발, 허가, 상용화 독점권을 갖고 있으며, 이번 FDA 시판허가에 바탕이 되는 MARIPOSA 임상3상을 포함한 글로벌 허가를 위한 임상을 주도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판권만을 가지고 있으며, 글로벌에서는 J&J로부터 개발,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을 받으며, 향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구조이다. 따지고 보면 유한양행도 초기 개발단계에 레이저티닙을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사들였고 좋은 글로벌 파트너를 찾아 권리를 넘겼다.
레이저티닙의 미국 시판이라는 큰 이정표에 달성한 유한양행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실력차를 인정하고, 다음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 22일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제약업계가 한해 쓰는 총 R&D 비용은 글로벌 제약회사 한곳이 쓰는 금액과 거의 비슷하다”며 “글로벌 임상3상의 경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며, 우리는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실력이 부족하다”고 현실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이렇게 한단계, 한단계 밟아가면서 실력과 자금을 쌓아가야, 글로벌에서 독자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