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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큐브 "3D 실시간 세포 관찰..빅데이터로 AI까지 접목"

입력 2017-07-13 14:07 수정 2017-07-13 14:53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개발.."절대 불변의 굴절률 이용 세포의 3차원 이미지 구현"

"연구자 A씨가 원하는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한다. 일단 세포의 현재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지금 모습 그대로 고정시킨다(30분~1시간). 그리고 보고자 하는 부위에 특이적인 결합반응을 하는 항체(8~12시간)를 처리하고, 또 다시 그 항체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형광물질이 달린 이차항체 처리(2~4시간)를 한다. 모든 과정의 중간에는 알맞은 용액으로의 워싱(3시간)도 필수다. 이렇게 1박2일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A씨는 세포에서 원하는 부분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A씨가 보는 세포는 죽어버린 시체나 다름 없다.”

17세기부터 시작된 현미경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작고 투명한 세포를 분자단위로 관찰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포 안에 형광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삽입해서 관찰할 수 있지만 이 것 역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것이므로 원형 그대로의 세포라고 할 수 없다.

토모큐브(Tomocube)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사전 처리과정 없이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했다. 원천기술을 개발한 박용근 최고기술경영자(카이스트 생명/화학과 겸임교수)는 인체를 입체적 이미지로 구현하는 CT장비에서 착안한 레이저 홀로토모그래피(laser holotomography)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하는 것이 가능한 현미경을 완성했다.

박 CTO는 “우리가 개발한 HT현미경은 단순히 실시간 세포를 관측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확한 수학적 정량화가 가능해, 앞으로 도래할 인공지능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포에 더해 조직 등에서도 실시간 변화가 관찰 가능한 것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홍기현 토모큐브 대표는 “형광 단백질을 통해 분자생물학이 발달하고, 분자진단이 통용됐다. 이제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통해 새로운 진단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모큐브의 홍기현 대표(좌), 박용근 CTO(우).

◇ 레이저를 통해 세포 구조물과 형태 3차원으로 실시간 구현

이제 연구자들은 세포의 실시간 변화를 관찰하기 원하며, 그 관찰한 내용을 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량화 과정이 필요하다. 박 CTO는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공초점형광현미경(confocal microscopy), 전자현미경(electron microscopy) 등의 기술이 개발됐지만, 샘플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고, 과정이 복잡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상태의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CTO는 굉장히 낮은 출력의 레이저를 조사해서, 레이저가 세포를 통과할 때 일어나는 굴절률을 수학/공학적으로 계산한 수치를 통해 살아있는 세포의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물질은 고유의 굴절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비율에 따라 빛의 감속과 파면의 변형이 발생한다. 이 것을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굴절률의 분포를 데이터를 형상화 함으로써 세포의 바이오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다”고 설명했다.

토모큐브의 기술이 가진 장점은 특별한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세포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세포의 실시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굴절률은 물질의 농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측정한 세포의 볼륨과 표면적 수치와 결합하면 세포의 질량까지 수치적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HT(홀로토모그래피)현미경으로 관찰한 백혈구(좌)와 간세포(우). (제공: 토모큐브)

회사 측은 아카데믹한 연구 이외에도 임상현장에서의 진단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검사의 경우, 현재 PCR을 이용한 분자진단기법을 이용하는데 검사하는데 최소 1일에서 3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토모큐브의 기술을 이용해 적혈구를 관찰하면 정상 적혈구 세포막의 진동 횟수보다 말라리아 감염 환자의 적혈구 세포막 진동이 눈에 띄게 적어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표면이 경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박 CTO는 “피를 뽑아서 실시간으로 적혈구를 관찰함으로써 바로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물질이 가진 고유의 굴절률은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기술은 형광 염색 등 처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와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미 단일 세포를 넘어서 조직(tissue)에서 여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변형에 대한 관찰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토모큐브는 처음 상용화한 ‘HT-1’ 에 이어서 기존의 연구자들이 쉽게 호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형광현미경 기능을 탑재한 ‘HT-2’를 지난 3일 런칭했다. 박 CTO는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자들이 좀 더 쉽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기존의 형광 이미지도 얻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 세포, 박테리아 등의 빅데이터 구축이 목표

구글의 헬스케어 회사인 베를리는 인체 탐구 프로젝트로 ‘베이스 라인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인간의 유전자만 분석해내면 모든 질병을 정복할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베이스 라인 스터디는 혈압, 온도 등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세포 수준으로 관찰하고 데이터화 하는 프로젝트다. 인체를 이루는 수많은 세포를 분석해서 개별적 차이를 알아내겠다는 의미다. 박 CTO는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질병을 단백질 단위로 파악했는데, 이제는 세포 단위로 살펴보자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모큐브는 이러한 관점에서 ‘빅 데이터’ 구축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HT 현미경을 사용하는 연구자들이 만들어낸 세포의 데이터를 한 곳에 축적해 거대한 라이브러리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제공: 토모큐브)

박 CTO는 “사람의 눈에 의존한 분류가 아니라 수학공학적 수치와 알고리즘에 의한 데이터 분류가 이뤄지는 것이 토모큐브 기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임상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기 위해서 CT또는 MRI 영상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의 경우, 임상의료진의 개인적 경험과 판독능력이 반영된 분류가 이뤄진다. 따라서 온전히 객관적인 데이터가 될 수 없으며 오차범위가 넓어진다. 하지만 토모큐브의 기술은 세포를 수학적 수치를 바탕으로 정해진 알고리즘에 의해 분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하지 않은 객관적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그는 “인공지능과 만났을 때 최고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 대표는 “이미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MIT∙하버드 메디컬스쿨, 텍사스 의학연구소, 독일암센터 등 유수의 병원과 연구기관에 우리 장비를 공급하고 연구 과정 중 발생한 세포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도 현재 일본, 캐나다, 중국, 러시아, 이탈리아 등에 공식적인 업체를 통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안에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기 수의 2배를 공급하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토모큐브는 정상 세포의 분류 뿐만 아니라 세포의 병리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한 데이터를 모아 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진단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정상에서 병리적 상태로 변화하는 세포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조기진단(Early detection)’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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