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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新바이오클러스터' 물건너 가나..바이오텍 '속앓이'

입력 2017-11-06 10:12 수정 2017-11-06 10:12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평균 6.43대 1·최대 17대 1 경쟁률 기록..非바이오업종 대거 지원

새로운 바이오클러스터로 주목받는 대전 둔곡지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암초를 만났다. 높은 경쟁률로 인해 바이오기업들의 입주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쏟아진 뜨거운 관심이 바이오클러스터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최근 진행한 둔곡지구 분양 결과 산업시설용지 (27만3000)중 1곳을 제외한 35필지에 222개사가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 6.43대 1로 최대 경쟁률은 무려 17대 1에 달했다.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환경을 구축하고 기초연구와 비즈니스가 융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연구 및 생산시설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대전지역 바이오기업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주목받았다.

이를 위해 대전지역 바이오기업들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참여를 목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협회를 꾸리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소속 기업들은 같은 필지에 중복 지원해 경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희망 필지를 조율하기도 할 만큼 관심을 기울였다. 대전 특유의 교류와 협력 문화가 둔곡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 꽃피울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유례없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분양 경쟁률에 상당수 기업이 입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소속 기업들은 20여곳이 신청했는데 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5대 1, 16대 1, 17대 1 등 높은 경쟁률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떠오르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에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이번 높은 경쟁률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 지역에는 과학벨트 거점지구 조성이 완료되는 2021년까지 지구 내에 주거와 교육, 의료 등 자족기능의 정주환경도 함께 구축될 계획이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둔곡지구의 높은 경쟁률에 깜짝 놀랐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과를 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이오기업들이 불리한 평가를 받게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특히 이번 분양에는 대전 지역 바이오기업 외에도 다양한 지역과 업종의 기업들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성장하는 나노, 바이오 등 첨단제조업과 연구개발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분양 성공을 위해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금속가공제품', '의료 정밀 과학기기 및 시계',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음향·통신장비', '전자제품' 등으로 입주가능 업종을 광범위하게 정했기 때문이다.

6일부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심사를 통해 입주기업이 정해진다. 선정된 기업은 다음달 12~14일 매매 계약을 체결한다. 심사는 우선유치대상, 기업 부채비율·신용등급, 기업의 성장 가능성, 매출액 중 연구개발비 비중, 거점지구 발전 기여도, 고용 계획 등을 중심으로 정성, 정량 평가를 진행한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장(충남대 교수)은 "초기에는 단순 매출액 등 바이오벤처에 불리한 심사기준이 있었지만 간담회 등을 통해 적극 건의해 일부 개선이 됐다"면서 "심사 과정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취지에 맞는 기업들을 선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진행되는 둔곡지구 28필지(21만3000)를 대상을 한 2차 분양에는 바이오기업들의 입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