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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硏, 의약품 원료 '피리딘·퀴놀린계' 新합성법 개발

입력 2018-09-07 11:20 수정 2018-09-07 22:05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한수봉 박사 연구팀, 비티그 시약 활용한 새로운 공정 개발..안게반테케미 9월호 게재

▲한수봉 박사(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국내 연구진이 항암제, 항생제 등 의약품의 중요한 원료인 피리딘, 퀴놀린계 화합물을 저렴하고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7일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한수봉 박사(차세대의약연구센터장) 연구팀은 최근 '비티그(Wittig)’ 시약을 활용한 피리딘과 퀴놀린계 화합물 합성법을 최초로 개발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9월호에 게재됐다.

항암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주성분인 다양한 피리딘, 퀴놀린계 화합물을 제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분자 내에 있는 탄소와 수소의 결합을 끊어내는 알킬화 반응을 이용하면 다양한 의약품에 쓰이는 화합물을 간단하고 쉽게 합성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피리딘과 퀴놀린의 알킬화 반응은 화학 반응성이 낮으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반응 공정이 복잡했다. 또한 팔라듐, 로듐 등 값비싼 전이금속을 활용하는 반응 또한 금속을 제거해야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해 대량 생산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비티그(Wittig)’ 시약을 활용해 피리딘과 퀴놀린을 알킬화시킬 수 있는 간편한 반응 공정을 개발했다.

▲Wittig 시약(포스포늄 염, PPh3X가 들어가 있는 시약)을 사용해 피리딘과 퀴놀린의 산화 형태인 N-oxide 내 2번 위치에 존재하는 탄소-수소(붉은색으로 표시) 결합에 직접적으로 Wittig 시약 내에 존재하는 알킬기(R3R4CH-)를 도입하면서 피리딘과 퀴놀린의 산화 형태가 동시에 환원돼 2번 위치에 알킬화가 되어 있는 피리딘 및 퀴놀린을 합성하는 반응식임. 아래 분홍색 점선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그림은 본 화학반응의 구체적인 반응메커니즘으로서 Wittig 시약이 염기(KOtBu) 조건 하에서 포스포늄 일라이드 중간체를 형성하고 피리딘과 퀴놀린 N-oxide와의 반응을 통해 알킬기의 도입 및 환원 과정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음을 설명. 한국화학연구원.

비티그 시약은 노벨화학상 수상자 비티그 교수가 1952년 개발한 시약으로, 화합물 제조에 널리 쓰이는 시약 중 하나다. 그동안 올레핀 등의 석유화학 원료나 의약품을 만드는 데 활용됐다. 연구팀은 이를 피리딘 또는 퀴놀린계 화합물 제조에 사용했다.

연구팀은 피리딘 및 퀴놀린에 산소 등을 투입하고 비티그 시약을 넣은 후 온도, 농도 등 반응 조건을 조절해 최적화된 반응 공정을 개발했다. 피리딘 및 퀴놀린에 포함돼있는 산소와 비티그 시약에 포함돼있는 인이 서로 잘 반응해 두 물질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이를 통해 피리딘 또는 퀴놀린에 붙어 있는 수소가 떨어져나가고 탄소로 바뀌는 원리다.

한수봉 박사는 “이번 성과를 통해 향후 의약품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화합물인 피리딘과 퀴놀린의 알킬화 화합물을 간편하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