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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온 '솔리리스', 시신경척수염 적응증 추가
입력 2019-07-04 14:28 수정 2019-07-04 15:28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한때 최고가 치료제였던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eculizumab)’가 또 하나의 적응증을 추가했다. 미국 알렉시온(Alexion)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솔리리스의 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았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보체-의존성 세포독성(complement-dependent cytotoxicity, CDC) 억제 항체 솔리리스는 FDA로부터 2007년에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후 2011년에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aHUS), 2017년에는 아세틸콜린 수용체(acetylcholine receptor, AChR) 항체 양성을 보이는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MG)을 적응증으로 추가했다.
시신경척수염은 신경세포의 탈수초화(demyelination)로 발병한다. 자가면역반응으로 생겨난 아쿠아포린4 항체(aquaporin4, AQP4)가 보체-의존성 세포독성 면역반응을 촉진해 신경세포의 탈수초화를 일으킨다. 알렉시온은 면역반응의 시작점인 C5 보체(complement component 5)에 결합해 보체-의존성 세포독성을 억제하는 솔리리스로 시신경척수염 치료를 시도했다.
이번 FDA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3상(PREVENT, NCT01892345)에서 약물 투여 144주 후에 시신경척수염이 재발하지 않은 비율은 솔리리스 투여그룹 96.4%, 위약그룹 45.4%로 확인했다. PREVENT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2019년 5월호에 게재됐다(DOI: 10.1056/NEJMoa1900866).
데빅증후군(Devic’s syndrome)으로도 불리는 시신경척수염은 미국에서 4000~800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희귀질환이다.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에 실제 시신경척수염 환자는 추산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발성 경화증은 T세포의 면역반응으로 신경세포의 탈수초화가 나타나는데, 시신경척수염은 아쿠아포린4 항체가 별아교세포(astrocyte)에 결합하면서 신경세포의 탈수초화가 발생한다. 특히 아시아권의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서 아쿠아포린4 항체 발견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환자 10명 중 9명이 여성일 정도로 심한 여성 편중 현상을 보인다.
수개월 간격을 두고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신경척수염은 시신경이나 척수에 생겨난 염증 정도가 다발성 경화증보다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증으로 인한 실명, 감각 상실, 사지 마비 등의 증상이 영구적으로 남으며,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시신경척수염은 다발성 경화증과 발병원인, 기전이 다르기에 다른 치료법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다발성 경화증과의 혼동으로 환자는 잘못된 치료를 받기도 한다.
시신경척수염이 급성으로 발병한 경우 항염증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한다.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경우는 B세포의 항체 생성을 막기 위해 B세포 억제제인 ‘리툭시맙(rituximab)’을 사용한다. 그러나 리툭시맙 투여 시 발열, 오한, 호흡 곤란, 쇼크 등의 부작용 사례가 있으며, 6개월 이내에 B세포가 활성을 회복해 시신경척수염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1명이 솔리리스로 1년간 치료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약 50만달러다. 알렉시온의 발표에 따르면, 솔리리스는 2018년에만 35억6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수앱지스 등이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며, 앱틱스는 C5를 표적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