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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네론, 유전성 고콜레스테롤 3상서 'LDL-C 절반 감소'
입력 2019-08-16 15:22 수정 2019-08-16 15:22
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리제네론(Regeneron)과 사노피(Sanofi)가 PCSK9 저해제 특허 문제로 암젠(Amgen)과의 소송에 휘말린 가운데, 리제네론이 이를 극복할 소식을 공개했다. 리제네론은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Hom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oFH) 환자에게 ‘에비나쿠맙(evinacumab, 프로그램명: REGN1500)’을 적용한 임상3상(NCT03399786) 결과를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절반 가까이 낮췄다는 긍정적인 결과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은 체내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심각하게 높아져 발병하는 질환이다.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체내 100mg/dL 이하가 정상이며, 100~129mg/dL까지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 반면, 이번 임상에 등록된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 환자들은 스타틴, PCSK9 억제제 등 다른 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255mg/dL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질환을 앓고있는 환자들은 10대에 초기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이나 심장 이상반응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미국에만 약 13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제네론은 20년 넘게 ‘Angiopoietin’ 유전자 패밀리를 연구하며 ‘에비나쿠맙’을 개발했다. 에비나쿠맙은 ‘ANGPTL3(Angiopoietin-like 3)’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완전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다. ANGPTL3는 대부분 간에서 분비되고, 지단백질 지방분해효소와 내피 지방분해효소의 저해제 역할을 하며 지단백질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제네론은 지난해 초 임상3상을 개시해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앓고있는 환자 57명을 대상으로 에비나쿠맙 또는 위약을 처방했다. 두 약물은 환자에게 정맥투여 됐으며, 투약 24주차에 임상의 1차 종결점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감소를 평가했다.
그 결과, 에비나쿠맙 치료군과 위약 치료군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49%까지 차이가 났다. 에비나쿠맙은 투약 전보다 LDL 콜레스테롤을 47% 감소시켜 1차 종결점을 충족한 반면, 위약치료군은 투약 전보다 LDL 콜레스테롤이 2% 증가한 것이다. LDL 콜레스테롤의 절대 변화 수치는 132mg/dL 정도 차이가 났다. 에비나쿠맙 치료군의 LDL 콜레스테롤은 투약 전보다 135mg/dL 감소하고, 위약 치료군은 3mg/dL 감소한 결과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00mg/dL 이하로 감소한 환자는 에비나쿠맙 치료군의 47%, 위약 치료군의 23%였다. 리제네론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가 임상을 평가하는 첫 2주차에 관찰되기 시작했으며, 24주차까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비나쿠맙은 지방 성분과 결합해 지방 단백질을 형성하는 단백질 성분인 ‘ApoB(Apolipoprotein B)’, 비-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감소시켰다.
에비나쿠맙은 잘 통제됐지만, 이상반응은 에비나쿠맙 치료군의 66%, 위약 치료군의 81%에게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독감과 유사한 질환이나 콧물로 확인됐다.
리제네론은 향후 의학적 미팅에서 자세한 결과를 발표하고, 자료를 정리해 2020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시작으로 각국 허가 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eorge D. Yancopoulos 리제네론 사장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치료요법들은 ‘LDL 성분채집술(apheresis)’과 같이 시간이 오래걸리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치료 선택권이 제한적”이라며, “최근 치료요법들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반면, 에비나쿠맙은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절반으로 감소시키고, 임상에서 잘 통제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제네론의 에비나쿠맙은 2017년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다. 리제네론은 현재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 환자 외에도 불응성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위한 임상2상(NCT03175367) 및 심각한 과중성지방혈증 환자를 위한 임상2상(NCT03452228)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