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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리제네론, PCSK9 항체 '프랄런트' 특허소송 패소
입력 2019-07-15 06:12 수정 2019-07-15 06:12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 법원은 사노피(Sanofi)-리제네론(Regeneron)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프랄런트(Praluent, 성분명 alirocumab)’가 암젠(Amgen)의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 항체 특허(EP2215124A1)를 침해했다고 지난 11일 판결했으며, 프랄런트에 대한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암젠은 현재 독일에서 프랄런트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자사의 PCSK9 항체 ‘레파타(Repatha, 성분명 evolocumab)’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기존에 약국과 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프랄런트 재고품은 거두어들이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암젠과 사노피-리제네론의 소송은 미국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암젠은 2014년 10월 PCSK9 항체에 대한 특허침해혐의로 사노피-리제네론을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2016년 3월 배심원단은 암젠 특허가 유효하다고 인정했으며, 프랄런트에 대한 마케팅, 판매, 제조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사노피-리제네론은 즉각 항소했고,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금지 명령은 보류됐다. 지난 2월 배심원단은 암젠이 보유한 특허를 다시 한번 인정했으며, 양측은 지난 6월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된 판매금지 명령에 대한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PCSK9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 레파타, 프랄런트는 PCSK9의 기능을 억제해 혈중 LDL(low-density lipoprotein)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주요 증상인 높은 수치의 LDL은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다. 간에서 LDL 수용체에 결합한 LDL은 간세포 내부로 세포 내 이입(endocytosis)한다. 간세포에서 담즙으로 만들어진 LDL은 소장으로 분비돼 체외로 배출된다. LDL 수용체는 간세포 표면으로 이동해 LDL 분해 및 배출을 위한 세포 내 이입을 다시 일으킨다. PCSK9도 LDL처럼 LDL 수용체에 결합한다. 그런데 PCSK9이 결합한 LDL 수용체는 세포 내 이입 이후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DL 수용체 수가 감소하면 LDL에 대한 간의 분해량, 소장의 배출량이 줄어든다. 이는 체내 LDL 수치를 높게 만들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유발한다.
레파타와 프랄런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015년 승인 받았다. 두 치료제는 미국에서 연 1만400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출시됐으며, 2018년에 레파타는 5억5000만달러, 프랄런트는 2억9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임상경제검토연구소(ICER)는 PCSK9 항체의 연간 적정가격이 2177달러 정도라고 발표하며 가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그 이후 매출 부진을 이유로 암젠은 2018년 10월, 사노피-리제네론은 2019년 3월 각각 60%가량의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