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하모니, 과도한 주간 졸림증 치료제 ‘와킥스’ FDA 승인

입력 2019-08-16 13:52 수정 2019-08-16 13:52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기면증 환자의 과도한 주간 졸림증 치료제 ‘와킥스’..뇌 각성 신호인 히스타민 늘려 증상 개선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하모니 바이오사이언스(Harmony Biosciences)는 ‘와킥스(Wakix, 성분명 pitolisant)’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면증(narcolepsy) 환자의 과도한 주간 졸림증(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와킥스는 이번 FDA 승인으로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규제를 받지 않는 최초의 과도한 주간 졸림증 치료제가 됐다.

18세 이상의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하루 1번 경구투여하는 와킥스는 투약 첫 주에 8.9mg, 2주차에 17.8mg으로 증량하며, 추가 증량이 필요한 경우에는 3주차부터 35.6mg까지 투여한다. 간 손상, 신장 손상, CYP2D6(cytochrome P450 2D6) 대사 이상을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최대 용량을 17.8mg으로 제한한다. 단, 간 손상 환자는 8.9mg을 14일 이상 투여한 이후에 17.8mg으로 증량한다.

하모니 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에는 20만명의 기면증 환자가 있다. 기면증은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더라도, 낮에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질환을 말한다. 뇌가 깨어있도록 각성을 유지하는 물질인 히포크레틴(hypocretin, orexin) 분비가 부족한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기면증의 원인이 히포크레틴 분비 부족이라는 것이 밝혀졌기에, 기면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모니 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와킥스는 주성분이 피톨리산트(pitolisant)다. 피톨리산트는 히스타민3 수용체(histamine 3 receptor, H3R)에 결합해 길항제(antagonist), 역작동제(inverse agonist) 작용을 한다. 피톨리산트를 투여하면 히스타민 합성과 분비를 막고 있던 히스타민3 수용체가 억제된다. 이 때문에 시냅스(synapse)의 히스타민 양이 늘어나게 된다. 이전보다 많은 양의 히스타민에 노출되어 활성이 높아진 히스타민 신경세포는 뇌가 깨어있을 수 있도록 각성상태를 유지하고, 탈력 발작(cataplexy)이 나타나는 것을 막는다.

기면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 탈력 발작은 짧은 시간 동안 근육의 힘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갑작스럽게 근육의 힘이 풀리면서 쓰러지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탈력 발작이 나타난 환자는 의식은 깨어있는 상태로, 몸만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탈력 발작의 발생 유무는 개인차가 커서 하루에 수차례 발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경험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기면증 환자 중 2/3가 탈력 발작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모니측은 설명했다.

FDA의 승인근거가 된 2건의 임상3상(HARMONY 1: NCT01067222; HARMONY 1bis: NCT01638403)은 탈력 발작의 발생 유무와 관계없이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호소하는 기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진행됐다. 환자의 증상판단 기준은 수면장애의 국제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s, ICSD) 중 하나인 주간 졸림증 평가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 ESS)가 사용됐다. 주간 졸림증 평가척도는 10정 이상으로 측정될 경우 주간 졸림증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15점 이상으로 측정되면 병리적 상태의 졸림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모니 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에 참여 가능한 환자의 점수로 14점 이상을 설정했다.

HARMONY 1 연구에서 와킥스 투여그룹의 ESS는 17.8점에서 12.4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위약그룹은 18.9점에서 15.5점으로 감소해, 와킥스 투여그룹보다 ESS 감소폭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HARMONY 1bis 연구에서도 와킥스 투여그룹의 ESS 감소 폭이 위약그룹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와킥스 투여그룹의 ESS는 18.3점에서 13.3점으로 감소했으며, 위약그룹의 ESS는 18.3점에서 15.5점으로 감소했다.

와킥스 투여로 발생한 주요 부작용은 불면증(6%), 메스꺼움(6%), 불안(5%)로 확인됐다. 발적, 복통, 근육통 등 히스타민 과다증과 관계된 부작용은 위약그룹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히스타민 과다증을 유발하는 히스타민1 수용체, 히스타민2 수용체와 달리, 히스타민3 수용체는 주로 중추신경계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히스타민 과다로 인한 염증 관련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성이 확인된 와킥스는 DEA의 규제 없이 처방, 투여가 가능하다.

현재 하모니 바이오사이언스는 소아 기면증 환자 대상 와킥스 임상2상(NCT02611687)을 진행하고 있다. 소아 대상 임상2상도 탈력 발작의 발생 유무와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