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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티쎈트릭 병용' NSCLC 등 폐암2종 대상 유럽 승인
입력 2019-09-10 06:45 수정 2019-09-10 06:45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로슈(Roche)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atezolizumab)’이 지난달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 치료제로 유럽에서 사용을 승인받은 데 이어, 추가로 2종의 폐암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로슈는 티쎈트릭을 확장병기소세포폐암(extensive-stage small cell lung cancer, ES-SCLC) 치료제, 전이성 비편평비소세포폐암(metastatic non-squamous 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 치료제로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승인을 받았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승인으로 유럽에서 확장병기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티쎈트릭+카보플라틴(carboplatin)+에토포시드(etoposide)’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티쎈트릭+카보플라틴+nab-파클리탁셀(nab-paclitaxel)’ 병용요법을 전이성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단, 전이성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돌연변이가 없으며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가 음성일 때 사용할 수 있다.
유럽위원회가 티쎈트릭 병용요법을 확장병기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하는 데 근거가 된 임상3상(IMpower133, NCT02763579)은 40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시험 참여환자는 ‘티쎈트릭+카보플라틴+에토포시드’ 투여그룹, ‘티쎈트릭 위약+카보플라틴+에토포시드’ 비교그룹으로 나뉘어 각각의 약물을 투여받았다.
IMpower133 연구에서 투여그룹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은 12.3개월로, 비교그룹의 10.3개월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2개월로 측정된 투여그룹의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도 4.3개월의 비교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Grade 3 이상의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투여그룹 56.6%, 비교그룹 56.1%로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로슈는 설명했다.
티쎈트릭 병용요법을 유럽의 전이성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것의 근거가 된 임상3상(IMpower130, NCT02367781)은 7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티쎈트릭+카보플라틴+nab-파클리탁셀’ 투여그룹, ‘카보플라틴+nab-파클리탁셀’ 비교그룹으로 나뉜 임상시험 참여환자는 각각의 약물을 투여받았다.
IMpower130 연구에서 투여그룹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비교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여그룹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18.6개월이었으며, 비교그룹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13.9개월이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도 투여그룹 7.0개월, 비교그룹 5.5개월로 투여그룹이 더 높았다.
IMpower133 연구와 다르게 IMpower130 연구는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과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결과도 공개됐다. IMpower130 연구에서 투여그룹의 객관적반응률은 49.2%였으며, 비교그룹은 31.9%였다. 반응지속기간 중간값은 투여그룹 8.4개월, 비교그룹 6.1개월로 나타났다. Grade 3 이상의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투여그룹 73.2%, 비교그룹 60.3%로, 투여그룹의 부작용 발생사례가 더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암은 여러 암종 가운데 발병률, 사망원인 1위인 암이다(GLOBOCAN 2018). 전 세계에서 매년 176만명 정도의 폐암 환자가 사망하는데, 이는 약 4800명이 매일 폐암으로 사망하는 수준이다.
폐암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암세포의 크기에 따라 소세포폐암,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보다 빠른 증식과 전이를 보인다. 작은 크기의 암세포 때문에 조기진단이 드물며, 종양의 크기가 작아 수술로 제거할 수 없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를 차지하며, 암세포의 모양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 비편평상피세포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소세포폐암을 조기진단으로 발견하고, 발견한 종양을 수술로 제거가 가능한 경우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폐암 환자에게 카보플라틴, 에토포시드, 파클리탁셀 등의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병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외과적 제거가 불가능한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1%에 불과하다.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pembrolizumab)’, BMS의 ‘옵디보(Opdivo, 성분명: nivolumab)’, 로슈의 티쎈트릭 등 면역항암제가 등장한 이후, 기존 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임상시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기존 치료법보다 항암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쌓여가면서, 폐암 환자의 생존율, 생존기간 등도 이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