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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P, ‘p38α 저해제’ 치매 2상 “1차 종결점 충족”

입력 2020-11-11 07:24 수정 2020-12-05 22:29

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루이소체치매(DLB) 2상 결과 ‘네플라마피모드(neflamapimod)’ 투약군에서 위약군 대비 NTB(Neuropsychological Test Battery) 향상

신경퇴행성 질병 치료제 개발회사 EIP(EIP pharma)는 ‘네플라마피모드(neflamapimod)’에 대한 루이소체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 DLB) 임상 2상에서 1차 종결점을 충족시켰다. EIP는 내년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IP는 지난 7일(현지시간)에 열린 CTAD(Clinical Trials in Alzheimer’s Disease) 회의에서 경증~중증도의 DLB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EIP는 임상에서 환자들은 네플라마피모드를 1일 2회 혹은 3회 투여받았고, 3회 투여받은 환자들에게서 긍정적인 임상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네플라마피모드(neflamapimod)는 뇌에 침투(brain-penetrant)할 수 있는 경구용의 저분자 화합물이다. 이 화합물은 시냅스 기능을 손상시키는 시냅스 독성의 핵심인 p38α(p38 MAP kinase alpha) 효소를 저해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EIP는 인지기능 관련 질환은 시냅스 기능 장애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네플라마피모드는 DLB,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IP는 2014년 버텍스(Vertex)로부터 네플라마피모드를 라이선스 인(license-in) 했으며, 2019년에는 DLB 임상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패스스트랙(Fast track)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EIP는 네플라마피모드로 알츠하이머, 헌팅턴증후군에 대한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CTAD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임상 2상(NCT04001517)은 91명의 DLB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3달 이상 경구용의 콜린에스테레이즈(cholinesterase) 저해제 약물로 치료를 받았고 임상 중에도 그 치료를 유지했다. 임상은 위약군(placebo)과 네플라마피모드(NFMD) 투약군으로 나뉘었는데 NFMD 투약군에서 몸무게가 80kg 미만인 환자들은 40mg의 NFMD를 하루에 2번씩(BID), 80kg 이상인 환자들은 3번씩 투약(TID)받았다.

EIP는 NFMD TID 투약군 환자들이 위약군에 비해 향상된 NTB(Neuropsychological Test Battery) 결과를 보여주며 1차 종결점을 만족시켰다고 발표했다. NTB는 주의력과 실행력을 평가하도록 디자인된 테스트로 정신질환 및 신경질환을 진단하는데 사용된다. EIP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NFMD TID 투약군 환자들의 테스트 결과와 위약군 테스트 결과의 비교분석에서 Cohen’s d로 측정한 효과크기(Effector size)가 0.47~0.60으로 나타났다. 이는 NFMD TID가 NTB 테스트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중~상 사이라는 의미다.

EIP는 임상의 2차 종결점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의자에서 일어나 3m를 걷고 되돌아와 의자에 앉는 TUG(Timed Up and Go test) 결과 NFMD TID 투약군에서 임상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다른 2차 종결점인 NPI-10(10-item Neuropsychiatric Inventory),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에서도 NFMD TID 투약군에서 위약군 대비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Stephen Gomperts 이번 임상의 조사관은 “임상에서 1차 종결점과 2차 종결점을 충족시켜 네플라마피모드의 긍정적인 영향을 증명했고 루이소체치매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봤다”며 “임상 2상의 결과를 3상에서 한번 더 확인한다면 이 질병을 위한 첫 치료제로 승인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루이소체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 DLB)는 치매의 약 15~20%를 차지하지만 이를 치료하기 위한 승인된 약은 없다. DLB 환자들은 콜린에스테레이즈(cholinesterase) 저해제를 처방받기도 하지만 이는 알츠하이머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이다. 아밀로이드베타(amyloid β)와 타우(Tau)단백질의 축적으로 생기는 알츠하이머와는 다르게 DLB는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의 축적으로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