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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메드 “VM202, 신생혈관 생성 통해 치료”

입력 2016-07-06 11:40 수정 2020-11-16 11:13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은진 기자

세계 최초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궤양증 및 루게릭 유전자치료제 기대

최근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유전자 치료는 원하는 유전자의 일부를 세포 안에 넣고 원하는 형질을 스스로 발현시켜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는 방법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고도 나아지지 않는 난치병이나 만성질환의 경우 유전자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적, 기능적 결함을 보완하거나 대체하기 때문에 질병의 근본적 치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자사가 개발한 VM202 유전자치료제로 당뇨병으로 차단된 혈관을 회복시켜 난치성 질환인 당뇨병성 족부 궤양증과 허혈성 지체질환의 근본적 치료에 대한 획기적인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미국에서 VM202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세계 최초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궤양증 및 루게릭 유전자치료제가 등장해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혈관형성을 유도하는 HGF(간세포성장인자)유전자

혈관질환은 지질이나 당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혈관 벽에 이물질이 쌓여 혈류 공급을 차단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당뇨와 동맥경화가 그렇다. 주요 혈관이 막혀 말단 조직 미세혈관에 충분한 영양분과 산소를 전달하지 못하면 궤양이 생기고 괴사로 진행된다. 신체 여기저기 복잡하게 퍼져 있는 막힌 혈관을 일일이 찾아 뚫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만성 합병증인 혈관계 이상으로 오는 궤양과 신경병증 질환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감염에 대한 항생제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진통제 처방이 전부였다.

바이로메드의 유전자 치료제는 막힌 도로에 우회도로를 내는 방법을 착안해 막힌 혈관을 대신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혈액을 공급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혈관 형성을 유도하는 물질 HGF(간세포성장인자)유전자를 세포 내에 전달해주면 혈관합성 단백질을 만들어 막힌 혈관을 우회하는 곁가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존의 플라스미드 벡터는 세포벽을 잘 투과하지 못해 효율이 낮아 유전자 치료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바이로메드는 VM202 벡터 ‘pCK’를 개발해 인체 내 유전자 발현율을 높였다. HGF723, HGF728의 이형체를 발현하는 HGF 치료유전자를 pCK플라스미드 내에 재조합하고 HGF단백질의 발현양을 높였더니 VM202의 생물학적 활성도가 기존의 플라스미드에 비해 30배 가량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바이러스를 쓰지 않고도 기능이 월등히 나아진 것이다.

기존의 플라스미드를 개량해 만든 pCK는 바이로메드가 만들어 독점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유전자 치료용 플라스미드다. 박테리아에 존재하는 플라스미드 유전자는 염색체 유전자와는 별개로 자기 스스로 복제가 가능해 단백질을 대량생산하는 데 이용된다. 유전공학에서는 벡터 유전자(운반자), 플라스미드 벡터, 벡터 등으로 불린다.

VM202를 근육에 주사할 경우 HGF는 근육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만들어 세포 밖으로 배출시킨다. 이 HGF단백질은 혈관내비세포와 평활근 세포를 이동, 촉진시켜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는 능력이 있으며 기존의 혈관에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내는 원리로 심혈관계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궤양 조직의 치료에도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신경세포의 재생을 유도해 손상받은 신경계 질환 치료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VM202 신생혈관 합성의 기능(바이로메드 제공)

◇유전자 치료제 VM202의 적응증 확대

VM202는 2015년부터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뇨병성 신경증은 혈관차단으로 주변 신경다발이 영향을 받아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당뇨병성 신경증 환자는 찌르고 타들어가는 듯한 통증으로 진통제를 처방 받는다.

이들이 대표적으로 처방받는 리리카는 합성의약품으로 간질약 품목허가를 받았으나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된 약물이다. 바이로메드 측은 “진통제 복용은 장기간 복용해야 하고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VM202가 당뇨병 환자 신경통증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상시험을 통해 VM202가 9개월가량 지속적으로 치료효과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VM202는 임상 2상에서 리리카보다 효과적으로 당뇨병성 신경증 환자들의 통증을 개선시켜 현재 미국 임상 3상 진행 중이며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은 미세혈관과 신경손상으로 통증을 유발한다(△바이로메드 제공)

VM202는 2015년 당뇨병성 궤양(허혈성지체질환 치료)에 대한 미국 임상 2상을 마쳤다. 현재까지 당뇨성 만성 족부 궤양증은 궤양 조직 제거나 항생제, 드레싱 처치가 전부였으나 VM202의 임상결과 궤양의 크기가 감소된 것을 확인했으며 미국 임상3상 준비 중이다.

VM202는 신경세포의 손상과 파괴로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에도 적응증을 확대해 미국 임상 2/3상이 올해 하반기 추진될 계획이다. 루게릭병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임상1상에서 안전성과 2상에서의 유효성을 동시에 평가해 개발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2015년 임상 1/2상으로 루게릭병 환자에서 질환의 진전을 2~3개월 중단시켰고 약물 이상반응에서도 중증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했다.

◇ 해외 임상으로 글로벌 진출 가시화

바이로메드는 VM202 외에도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바이로메드 파이프라인(△바이로메드 제공)

VM206RY는 Her2/neu를 발현하는 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해 GM-CSF와 pCK를 결합한 치료제다.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GM-CSF는 수지상세포와 결합한다. 수지상세포는 Her2를 공격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고 면역세포에 정보를 전달해 암세포를 제거한다. 이연제약과 기술협약을 맺어 2015년 임상1상을 완료하고 국내 임상2상 준비 중이다.

VM501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혈소판이 감소된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제다. 혈소판이 감소되면 체내의 지혈이 어려워 항암치료를 지속할 수 없다. 재조합 IL-11 단백질 치료제는 체내의 반감기를 늘려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 혈소판 감소증의 보조 치료제다.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기존 치료제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적으로 혈소판 수치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중국에서 베이징 노스랜드 바이오텍과 임상 3상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수혈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낮아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