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악텔리온 35조 인수' J&J, 스핀오프까지 허용한 까닭

입력 2017-01-31 12:05 수정 2017-01-31 14:29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작년기준 M&A 4위권"..PAH 파이프라인 잠재력에 배팅

J&J(존슨앤존슨)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스위스계 제약사인 악텔리온(Actelion) 인수를 결정한 것은 블록버스터급인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라인업과 후속 파이프라인의 잠재력에 배팅한 것이다. 이를 위해 J&J는 전액 현금으로 300억달러(약 35조원)를 지불함과 동시에 악텔리온 핵심 인력의 스핀오프까지 허용했다.

이번 인수는 J&J 역사상 최대규모로 작년 M&A 딜과 견주어봤을 때도 바이엘(660억 달러), 테바(388억 달러), 샤이어(320억 달러) 딜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는 연초부터 다케다, 셀진의 대형인수가 잇따르면서 R&D 생산성 하락 극복과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빅파마들의 M&A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J는 이번 인수의 의미로 "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 치료제 프렌차이저를 가진 악텔리온 인수를 통해 회사의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미충족의료(unmet medical needs)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악텔리온의 강점은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라인업이다. 가장 먼저 시판한 엔도셀린 수용체 길항제 '트라클리어(보센탄)'는 연간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후속품목으로 2013년에 FDA 승인을 받은 '옵서미트(마시테탄)'도 지난해 3분기까지 약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이후 2015년에 승인받은 '업트라비(셀렉시팍)'도 향후 블록버스터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계약의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J&J가 인수협상에 번번이 실패했던 이유는 장-폴 클로젤(Jean-Paul Clozel) 악텔리온 CEO가 신약개발 추진동력을 위해 회사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금상에도 문제가 없으며, 인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표출했다.

J&J는 이러한 의견을 존중해 스핀오프(spin-off)인 R&D NewCo 를 새로 설립키로 했다. 새로운 회사는 장-폴 클로젤이 맡게되며, 장 피에르 가르니에(Jean Pierre Garnier) 악텔리온 이사장도 이사장직에 남는다. 기존의 악텔리온 초기단계 임상 파이프라인은 R&D NewCo에서 진행하게 된다. 단, J&J는 임상 2상 단계에 있는 저항성 고혈압 치료제인 ‘마시테텐탄(Macitentan, ACT-132577)’에 대한 선택권을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

악텔리온은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외에도 자가면역, CNS, 파프리 희귀병 등의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J&J와 R&D NewCo는 향후 로슈-제넨텍과 같은 구도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장 피에르 가르니에는 "악텔리온의 초기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면서 이번 거래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서 기쁘다. R&D NewCo는 이미 풍부한 경험을 가진 입증된 연구팀"이라고 언급했다.

장-폴 클로젤은 "J&J가 이번 제안으로 악텔리온이 20년간 만든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프렌차이저와 후속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새로운 R&D 기업에서도 꾸준히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여러 질환영역에서 다양한 제품개발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악텔레온 임상1, 2상 진행건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