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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골수성백혈병 비밀 풀 유전자 '코블1' 찾았다

입력 2017-03-02 09:12 수정 2017-03-02 09:5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김동욱 서울성모 교수팀 연구, 혈액암 권위지 ‘루케미아’ 게재

국내 연구진이 만성골수성백혈병 진행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찾았다.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교수(혈액내과), 김홍태 성균관대 교수(생명과학과) 명경재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생명과학부) 등은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 급성기 전환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인 '코블1 (Cobll1)'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네이쳐 자매지이자 혈액암 분야의 국제학술지 ‘루케미아 (Leukemia : Impact Factor 12.104)’ 인터넷 판 2월 24일자에 발표됐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진단 초기에는 만성기의 순한 상태가 5~6년간 지속되다가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 갑자기 백혈병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해 1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급성기로 변한다.

그동안 급성기로 진행하는 원인을 밝히려고 전 세계 수많은 연구진들이 노력해 왔으나 결정적인 유전자를 찾는데 실패해 왔다.

연구진은 최신 차세대 유전자 분석 방법(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제브라 피쉬(Zebra Fish) 실험을 통해 코블1 유전자가 증가하면 글리벡,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슈펙트, 포나티닙 등,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서 증세가 갑자기 악화돼 급성기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급성기 전환 후에 코블1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환자는 최신 표적항암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증가하고 만약 이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경우 표적항암제 치료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따라서 코블1 유전자는 백혈병의 진행과 예후를 판단하는 지표가 되며, 동시에 이를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가진 표적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이루어진 후속 연구에서 코블1 유전자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의 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일부 고형암에서도 발현이 증가됨을 밝혀 근본적으로 백혈병 줄기세포를 공격하는 완치 치료제의 개발과 함께 다양한 고형암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한국백혈병은행에서 장기간 정기적으로 보관되어 온 백혈병 검체를 이용해 90명 이상의 환자에서 확인한 것으로 더욱 의미가 있다.

김동욱 교수는 “코블1 유전자의 기능 규명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항암제 내성과 급성기 진행에 대한 또 하나의 퍼즐이 풀렸다”며, “향후 획기적인 백혈병 치료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이를 다른 백혈병으로까지 확대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