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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정보 담은 엑소좀, 암 성장 및 전이를 조절한다

입력 2017-06-02 10:01 수정 2017-06-02 10:01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 기술소개④]백문창 경북대 교수 "암세포 엑소좀 생성·분비 억제 기전의 항암제 발굴"

경북대 연구진이 암세포의 엑소좀(Exosome) 생성 및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항암효과를 가지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신약재창출(Drug repositioning) 방식으로 이미 FDA 승인을 받아 사용되는 항생제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 이슈도 문제 없다는 설명이다.

백문창 경북대 교수는 지난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7년 제 1회 바이오파마 테크 콘서트’에서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한 항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소개했다.

대부분의 세포에서 분비되는 엑소좀은 100nm 전 후 크기의 생체 나노입자로 분비세포의 단백질과 유전정보 등을 포함하고 있다. 분비된 엑소좀은 인접 세포 또는 원거리의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고 세포 주변 미세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교수는 “암세포에서 유래된 엑소좀은 암 세포의 증식, 전이 등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면역을 억제하거나 전이 이전의 전초기지를 생성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엑소좀의 생성 및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 증식과 전이를 억제하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분자화합물 신약의 경우 독성 문제로 인해 임상에서 실패하는 예가 많기 때문에 신약재창출 방식을 선택하고 스크리닝 작업을 진행했다. 이미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 1100여종 가운데 암세포의 엑소좀 분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물질을 발굴했다.

백 교수는 "기존에 항생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 가진 오프-타깃 효과를 이용해 새로운 효능을 확인한 것"이라며 "신약재창출은 안전성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접근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연구진은 동물에게 28일간 고농도로 해당 약물을 적용하는 독성 실험을 수행하고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10여종의 암 세포주에 발굴한 약물을 처리한 결과, 엑소좀 분비가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농도에 비례해 암세포의 증식도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세포가 이동하는 능력을 확인하는 실험에서도 대조군보다 약물을 적용한 군에서 세포 이동이 적게 일어나는 것을 관찰했다. 이러한 세포실험의 결과들은 발굴 약물로 인해 암 세포의 엑소좀 분비가 저하되면 증식이 억제될 뿐만 아니라 침윤이나 전이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에게 경구로 500mg/kg 농도의 약물을 21일간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 종양의 크기가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발굴한 약물을 1차적으로 유방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를 막는 용도의 치료제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처음 2년간 전이에 의한 재발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재발을 막기 위한 약물이 없어 대신 낮은 농도의 항암제를 투여함으로써 항암제의 부작용에 계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때문에 암의 전이와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백문창 교수는 "발굴한 약물에 대한 국내 및 해외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앞으로 해당 약물의 적응증을 확대를 위한 후속 연구개발과 항암제와 병용 투여 시 효과를 확인하는 전임상 진행이 필요하다"며 참석한 제약사와 바이오텍 관계자들에게 공동연구개발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