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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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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면동물 유래 화합물로 ‘먹는’ 망막혈관질환 치료제 개발"

입력 2017-10-17 15:01 수정 2017-10-17 15:01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 기술소개①] 'Dual function' 화합물, 마우스모델에서 망막신생혈관 억제효과 확인

"망막혈관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가 이미 나왔지만, 이들은 안구 내에 주사해야 하는 적용의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해양천연물 기반 물질은 복강주사, 정맥주사 뿐만 아니라 경구투여로도 기존 치료제만큼의 효과를 가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민대학교 오상택 교수.

오상택 국민대 교수(바이오발효융합학과)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만남에서 해양 천연물 기반 신물질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자체 구축한 해양천연물 기반의 화합물 라이브러리와 세포기반의 고속 스크리닝 시스템(High-throughput screening)을 통해 망막혈관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는 물질을 발굴하고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오 교수는 오는 26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더플라자호텔 지하1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되는 '2017 제2회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에서 '비침습적 망막혈관질환 치료제'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공동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 'Wnt신호 억제, p53신호 활성화' 이중기능 통해 신생혈관생성 억제

망막혈관질환의 발생과정을 살펴보면 망막에는 자극을 수용하는 안테나 역할의 시세포와 망막색소상피세포(Retinal pigment epitehial cell; RPE cell)로 이뤄진 세포층이 존재하는데, 황반변성 등이 발생하면 RPE 세포에서 Wnt 신호전달의 활성화가 일어난다.

Wnt 단백질이 RPE 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Wnt수용체와 결합하면, 세포질에 존재하는 베타-카테닌(β-catenine)이 핵 안으로 이동하게 된다. 핵 내로 이동한 베타-카테닌은 표적유전자의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TCF)와 결합하여 유전자를 발현시킨다. 그 과정에서 염증인자 분비가 증가하고 신호의 타깃인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cell growth factor; VEGF)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신생혈관이 생성된다. 오 교수는 "VEGF는 혈관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로 현재 사용중인 치료제들도 VEGF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치료제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Wnt/β-catenine 신호전달체계 모식도.

오 교수는 그동안 구축해온 해양천연물 기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통해 발굴한 '일리마퀴논(Illimaquinone)'이 Wnt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함으로써 VEGF 발현을 조절하고 혈관생성을 막는 작용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물질의 고속 스크리닝이 가능한 기술을 통해 해당 물질이 Wnt신호를 조절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억제하는 p53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함으로써 내피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이중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혈관내피세포주를 이용한 실험에서 일리마퀴논을 적용했을 때 세포가 성장, 증식하면서 이루는 특이적 구조물인 모세관(capillary tube) 형성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오 교수는 평활근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혈관내피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후 레이저로 황반부종을 유발한 CMV 마우스 모델에서 현재 치료에 사용되는 항체치료제 '아일리아'를 안구내 주사한 모집단과 일리마퀴논을 경구복용한 모집단의 혈관 누수 억제 및 신생혈관생성 정도를 관찰, 분석했다. 실험 결과, 아일리아 안구 내 주사 적용한 실험군과 동등한 수준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 교수는 "처음에는 안구 내 주사로 적용했었는데, 저분자화합물의 특성을 이용해 복강 내 주사, 정맥 주사, 경구투약 등 다양한 투여 경로를 시험해봤고 그 결과 경구투여로도 충분히 병변부위 축소와 신생혈관억제, 혈관누수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물모델에서 단회 투여했을 때의 약동학(pk)을 확인했을 때, 30%이상의 체내 흡수율을 보였으며 투약하고 2시간이 지나간 뒤 혈액 내와 타깃 조직 내의 농도를 확인했을 때에도 타깃 조직으로 해당 성분이 원활하게 전달되는 것을 관찰했다.

그는 "경구로 투여했을 때에 다른 치료제가 잘 전달되기 힘든 눈, 뇌 등의 장기로 잘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일리마퀴논이 망막혈관병증 치료제 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앞으로 마우스 모델 이외에도 다양한 동물에서의 전임상 시험과 단회/다회 투여실험, GLP기관에서의 독성시험 등을 진행해야 하며 빠른 임상시험계획 신청을 첫번째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