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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의 신약연구史]CAR-T, POC서 시판까지 '30년'

입력 2018-08-07 09:10 수정 2018-08-07 09:10

남궁석 충북대 교수

면역항암치료의 역사⑧ 유전자 조작을 통한 암 항원 특이적 T세포 개발 'CAR-T' 성공까지 그 길었던 여정, 그리고 한계점과 차세대 카티 개발방향

이전 연재에서는 유전자 조작이 없는 면역세포의 이식에 의한 항암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동안 알아본 면역항암치료 연재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번 연재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특정 암 항원을 인식하는 기능을 T세포에 부여한 면역세포 이식 치료법인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s)의 발전과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CAR-T의 여명기

이전에서 설명한 자가면역세포의 이식에 의한 세포치료의 한계라면 역시 이식하는 세포 중에서 암 세포를 인식하는 면역세포는 극히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면역세포에 암 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 등을 인식하는 성질을 임의로 부여할 수는 없을까?

‘면역항암치료의 역사 3회 : Immune checkpoint 의 발견과 CTLA-4’ 연재분에서 에서 설명한 것처럼 1980년대에 이르러 항원전시세포(APC)가 MHC를 통해 세포 표면에 항원을 전시하면 T세포의 TCR이 이를 인식하여 T세포를 활성화하며 여기에는 복수의 공동자극인자(Co-stimulatory factor)가 관여한다. TCR의 구조는 어느정도 이뮤노글로블린의 구조와 유사한 면이 있다. 즉, T세포마다 각각 다른 항원을 인식하기 위하여 다른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 변이 영역(Variable Region)과 공통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고정 영역(Constant Region)을 가진 alpha 사슬과 beta 사슬이 서로 결합되어 이합체(dimer)를 형성한다. 그리고 여기에 CD3 공동수용체(CD3 coreceptor)라고 불리는 4개의 단백질 사슬로 구성되어 있는 복합체와 제타 체인(ζ-chain)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단백질 사슬이 결합하여 TCR을 형성한다.

결국 alpha 사슬과 beta 사슬이 항원-MHC 복합체를 인식하는 역할을 하고, 여기에 붙는 별도의 단백질들이 신호를 전달하여 T세포를 증식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임의의 항원에 대한 항체 유전자를 여기에 연결하여, 특정한 세포 표면에 대한 T세포의 반응을 유도시킬 수는 없을까?

1987년 일본의 후지타가쿠엔 보건대학의 연구자들은 이뮤노글로블린의 변이영역과 TCR의 alpha, betat 사슬의 고정 영역을 융합시킨 키메라 리셉터를 처음 만들고, 이것을 T세포에 넣어 단백질을 발현시켰다. 이렇게 이뮤노글로블린과 TCR이 융합된 세포에 해당 이뮤노글로블린이 인식하는 항원을 처리하니 T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이뮤노글로블린의 항원 인식부위와 TCR의 신호전달 부위를 결합하면 항원이 MHC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적으로 T세포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최초의 보고였다.

이와 거의 비슷한 연구가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도 진행되었다. 여기서는 2,4,6-트리니트로페닐에 대한 항체 유전자를 TCR의 고정 영역과 융합한 후 세포독성 T세포 하이브리도마에 넣어보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키메라 리셉터가 발현된 T세포는 항원이 존재하는 세포를 인식하여 죽일 수 있었다. 즉, 특정한 항원을 인식하는 항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이제 T세포에게 그 항원을 가진 세포를 죽일 수 있도록 명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라고 불리며 각광받는 차세대 세포치료법의 기본적인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은 이것이 실용화되기 약 30년 전에 수행되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에 의한 면역기능 활성화, 혹은 면역세포 이식에 의한 항암 치료는 어디까지나 암 세포에 대한 항체가 항원전시세포의 MHC로 전시되어, T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기본 가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암세포에서 MHC에 의한 항원 전시가 일어나지 않게 되는 상태라면 암세포는 T세포로부터 아무런 손상을 받지 않게 된다. 실제로 많은 암 조직에서 정상적인 MHC에 의한 항원 전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키메라 리셉터는 MHC에 의한 항원 전시와는 상관없이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을 인지하여 암세포를 공격하게 되므로, 항원 전시 메카니즘이 회피된 암세포의 경우에도 공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위적인 항원을 인식하여 공격할 수 있는 T세포를 만든다는 CAR-T의 개념 증명 연구가 등장한 이후, 이것이 임상적인 응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무려 20여년의 시간이 걸려야 했다. 이미 그동안 신약연구사를 읽어온 독자라면 최초의 개념 증명수준의 연구가 실용화로 이어지는데 걸리는 시간과 극복해야 할 난관에 대해서 익숙해져 있을 것이지만, 어쨌든 의생명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용화로 이어지는데는 다른 산업계에서 상상하기 힘든 시간과 노력이 걸린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CAR-T는 왜 이렇게 실용화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CAR-T의 진화

맨 처음 등장한 1세대 CAR는 그림1에서 보는 것처럼 특정한 항원을 인식하는 단일체인 항체(single-chain variable fragment, scFV)와 CD3의 제타 체인을 결합한 단순한 구조였다. 그러나 이러한 1세대 CAR가 발현된 CAR-T는 충분한 양의 IL-2를 생산할 수 없었고, 생체 내에서 실제로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서는 IL-2를 투여하여만 했다.

1세대 CAR를 이용하여 다양한 종류의 항체를 인식하는 CAR가 만들어졌고, 난소암, 신장암, 신경아세포종 등의 다양한 종류의 암에 대한 치료 시도가 2000년대 초반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러한 시도들은 원하는 수준의 효과를 얻지 못한 채 끝났다. 그 이유로 분석된 것은 CAR-T 세포의 불충분한 증식, 생체 내에서 매우 짧은 시간만 생존하는 것, 그리고 사이토카인 생산능력의 저하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즉 1세대의 CAR 디자인으로는 세포치료에 활용될 만큼 충분한 면역반응을 끌어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2세대의 CAR가 디자인되기 시작하였다. T 세포의 활성화 과정을 설명할 때 알아본 것처럼 T세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TCR과 MHC-항원과의 상호작용 이외에 각종 공동자극인자가 필요하다. 이의 대표적인 것이 T세포에 존재하는 CD28이 항원전시세포에 존재하는 B7 와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T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기 위해서는 TCR에 의한 항원 활성화 외에도 이러한 공동자극인자에 의한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2세대의 CAR 디자인에는 CD28이나 CD137 과 같은 공동자극인자의 세포내 도메인을 CAR에 추가하여 항체가 CAR에 결합하면 공동자극인자의 신호전달경로 역시 활성화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개선된 2세대 CAR-T는 1세대 CAR-T에 비해 보다 나은 증식력, 세포독성, 지속력을 보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3세대 CAR-T에는 두 개 이상의 공동자극인자 도메인을 동시에 결합하여 T 세포의 활성화를 보다 증진시켰다.

▲그림 1 : TCR과 1,2,3세대 CAR의 비교(June et al, Science, 2018). T세포에서 항원-MHC 복합체를 인식하는 TCR 복합체는 항체와 유사한 alpha, beta 체인, 그리고 여기에 결합하여 있는 제타 사슬, 그리고 CD3 복합체 등 여러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 복합체로 구성된다. TCR은 항원-MHC 복합체와 결합하여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켜 T 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제 1세대 CAR는 항원을 결합할 수 있는 scFv 와 CD3 의 제타 체인이 결합되어 있는 단순한 구조였다. 그러나 1세대 CAR는 항암 반응을 유발할 만큼 강력하게 T 세포를 활성화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CD28 혹은 4-1BB (CD137)과 같은 공동자극인자의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2, 3세대 CAR가 등장하였고, 항원 결합에 의해서 TCR 경로뿐만 아니라 공동자극인자의 신호경로까지 활성화시켜서 완전한 T세포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였다.

혈액암에서의 CAR-T의 성공

이전에서 언급한 것처럼 1세대 CAR-T를 이용하여 암을 치료하겠다는 시도는 대부분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혈액암에서 최초의 가시적인 성공사례가 도출되기 시작한다. CD19는 대부분의 B세포 림프종의 세포 표면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로써, 정상세포에서는 성숙한 B세포나 B세포 전구체, 혈장세포 등에 한정적으로 존재한다. CD19를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항체를 CAR-T에 이용함으로써 림프종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이 제시되었고, 2003년 이렇게 만들어진 CAR-T는 동물모델에서 림프종을 성공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최초로 네이처 메디신에 보고되었다. 이 결과는 공동자극인자를 CAR에 추가하여 좀 더 면역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와 결합하여 제 2세대 CAR, 즉 CD28 혹은 CD137 과 같은 공동자극인자 도메인이 CAR에 추가되면 이러한 공동자극인자 도메인이 없는 1세대 CAR 보다 효율적으로 림프종을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제조된 CAR-T 치료제가 인간 대상으로 과연 어떤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2010년대에 들어서 CD19를 타겟으로 한 CAR-T를 혈액암 환자들에게 사용한 임상시험 결과들이 발표된다. 2010년 NCI의 스티븐 로센버그 그룹은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환자의 말초조직에서 채취한 T세포에 CD19를 인식하는 항체와 CD28 영역, CD3-zeta로 구성된 2세대 CAR를 레트로바이러스를 이용하여 도입한 후, 이를 환자에 이식하였다. 이 결과 환자의 림프종은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동시에 혈액 중의 B세포 전구체와 B세포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B세포 계열에 특이적인 단백질인 CD19를 인식하는 CAR-T를 이식함으로써 인간에게서 일제로 B세포 계열의 세포와 종양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번째 예였다.

곧이어 다른 종류의 혈액암에서도 CAR-T를 이용하여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펜실베니아대학의 칼 준(Carl H June)이 이끄는 연구팀은 2011년, 만성림프구백혈병(Chronic Lymphoid Leukemia, CLL) 환자를 대상으로 CD19를 인식할 수 있는 CAR를 발현하는 CAR-T를 이식한 결과를 보고한다. CAR-T가 이식된 3명의 환자에서 모두 공히 암세포와 B세포가 없어지는 효과를 낳았으며 이중 2명에게서는 완전히 암세포가 없어지는 완전 관해(Complete Remission) 상태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이식된 CAR-T 세포는 최소 6개월 동안 혈액과 골수에서 존재하고 있었다. 이식된 1개의 CAR-T 세포 하나당 최소 1,000개의 암세포를 죽일 수 있던 것으로 추산되었다. 즉, 암세포만을 특이적으로 살해하는 킬러 세포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이후에 화학치료 후에 재발한 급성림프구성 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환자 5명에 대해서 역시 CD19를 인식하는 CAR-T로 치료가 시도되어, 이들 모두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 상태를 보였다. 이러한 계속된 성공사례는 적어도 B세포 유래의 혈액암에 대해서 CD19를 이용한 CAR-T가 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초기단계의 임상시험의 고무적인 결과에 힘입에 CD19를 타겟으로 하는 CAR-T 치료요법은 본격적으로 상업화의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펜실베니아대학의 칼 준팀은 노바티스(Norvatis AG)와 협력하여 ‘tisagenlecleucel’이라는 이름으로 CD19 를 타겟하는 항체와 보조자극인자로 CD137 를 갖춘 2세대 CAR-T를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와 메모리얼 슬로언캐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Kettering Cancer Center) 등의 협력으로 주노 세라퓨틱스(Juno Therapeutics)라는 회사가 창립되어 역시 CD19를 타겟으로 하는 CAR-T의 상용화 경쟁에 뛰어들었고, NCI와의 연구 협력으로 카이트 파마(Kite Pharma)라는 바이오텍이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와 협력하에 역시 CAR-T의 전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중 FDA의 승인을 얻어 제일 먼저 시장에 진입한 것은 노바티스였다. 노바티스는 2015년부터 실시된 ELIANA라는 임상2상 시험에서 25세 이하의 급성임파구성 백혈병 환자 중 CAR-T를 이식받은 63명의 환자 중 83명이 3달 안에 완전 관해를 보이는 놀라운 결과를 기록했다. 이 임상결과를 토대로 FDA는 2017년 노바티스의 CD19를 타겟으로 하는 CAR-T를 이전에 최소 2회의 치료를 받았지만 암이 재발한 25세 이하의 급성임파구 백혈병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였고, 노바티스의 ’tisangelecleucel’은 이제 ‘킴리아’(Kymriah)라는 정식 이름으로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CAR-T가 최초로 임상허가를 얻은 예가 되었다. 2018년 5월 노바티스는 킴리아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에 사용에도 허가를 얻게 되었다.

CAR-T의 부작용과 사망 사고, 이의 극복 방안

CD19를 타겟으로 하는 CAR-T가 가장 성공적으로 임상에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임상시험 도중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CD19 는 B세포 유래의 혈액암세포 뿐만 아니라 B세포 계열의 모든 세포에 다 존재한다. 따라서 CD19 를 인식하여 공격하는 CAR-T는 혈액암세포 뿐만 아니라 B세포 계열의 모든 세포를 다 사멸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자연스럽게 혈액 중의 B세포가 결핍되어(B-cell aplasia) 항체의 생산이 급격히 저하되므로, 치료 과정 도중 외부 감염이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B세포의 감소와 항체 수준의 감소는 CAR-T 이식 후 CAR-T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마커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이것은 이뮤노글로블린 공급 요법 등으로 적절히 조절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짐으로써 큰 문제로 대두되지는 않았다.

좀 더 심각한 부작용으로 대두된 것은 사이토카인 방출 신드롬(Cytokine Release Syndrome, CRS)으로써, 이식된 CAR-T가 타겟을 만나 활성화되면서 여러가지 사이토카인, 즉 인터루킨-6(Interleukin-6, IL-6), 종양괴사인자-d알파(tumor necrosis factor-alpha, TNF-alpha), 인터페론-감마(IFN-gamma) 등이 방출되며, 이렇게 방출된 사이토카인은 감염시에 흔히 나타나는 여러가지 염증 반응 등의 부작용을 수반하게 된다. CRS의 증상에는 감기, 열 등의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저혈압, 말초혈관출혈, 심장파열 등 다양하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임상시험 중에도 최소한 20% 이상의 환자가 CRS 증상을 경험하였다. CRS가 나타났을 경우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처방하면 CRS는 줄어들지만 초기의 CAR-T 세포의 항암반응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지속적으로 처방하면 CAR-T 세포의 항암반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적절한 사용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IL-6의 리셉터인 IL-6R을 억제하는 항체의 투여에 의해서 CRS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어, IL-6R 항체를 같이 투여하는 전략이 모색되고 있다.

위의 두가지 주요 부작용은 비교적 원인이 잘 규명되어 있고, 대책이 강구되는 편이지만, 다른 부작용으로 현재 CD19를 타겟으로 하는 CAR-T 치료의 임상적 활용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신경독성(neurotoxicity)이다. 특히 노바티스와 경쟁적으로 시장 진입을 모색하던 후발주자들의 임상 시험에서 잇따른 환자 사망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015년 CAR-T에 의한 혈액암 치료요법 개발의 선두주자인 주노 쎄라퓨틱스(Juno therapeutics)에서는 화학치료후 재발하거나, 화학치료가 잘 듣지 않는 성인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 시험(ROCKET)을 개시했다. 그러나 이 임상시험에서 5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다. 2016년 3명의 환자가 사망하였을 때는 회사측에서는 CAR-T의 이식 전에 처리된 화학요법제인 플루다라빈(Fludarabine)과의 문제일 것이라고 추정하였고, 플루다라빈의 사용없이 임상 시험의 재개가 허용되었다. 그러나 이에도 불구하고 2명의 환자가 추가로 사망하자 임상시험은 중단되었다. 사망한 5명의 환자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뇌부종(ceberal edema)이 나타났다는 것이 관찰되었고 두 명의 환자는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이 파괴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CAR-T 세포나 기타 면역 세포가 사망한 환자의 뇌 조직에서 발견된 증거는 없었다. 주노의 조사는 사망한 환자의 CAR-T 세포가 다른 경우에 비해서 급격히 빨리 증식하여 신경독성과 뇌부종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왜 사망한 환자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그 이유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불행한 사고는 CAR-T 세포에 의한 혈액암 치료에서 아직 극복되지 못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CAR-T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CAR-T의 임상 도중에 나타난 예기치 못한 사고는 CAR-T의 치료 대상인 질병이 극히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감수해야 할 리스크인지도 모른다.

특히 이러한 사망 사건은 주노사의 CAR-T 임상뿐만 아니라 주노의 경쟁사인 카이트 파마슈티컬 (Kite pharmaceutical)의 임상에서도 일어났다는 것을 고려하면 CD19를 타겟으로 하는 CAR-T의 안전성에 공통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이미 CD19 를 타겟으로 하는 CAR-T 가 2종류가 FDA의 허가가 났다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동일 타겟의 CAR-T의 임상 적응증 확대 등을 고려할때 반드시 이러한 위험요소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형암에서 CAR-T는 적용 가능한가?

이렇게 그동안 CAR-T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은 혈액암인데, 이에 비해서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에서는 현재까지 CAR-T의 성공 사례가 그리 많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다른 면역항암요법인 자가세포이식이나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에서 주로 고형암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 다른 상황이라고 하겠다. 가령 이전의 연재인 ‘항체신약의 길’ 에서 설명한 HER2를 인식하는 허셉틴과 연결되어 개발된 CAR-T는 한 직장암 환자에게 주입되자마자 심각한 호흡기 이상을 일으켰고 환자는 5일만에 사망하였다. 이것은 CAR-T가 폐에 존재하는 HER2가 발현된 정상세포를 인지하고 이를 손상시켜서 호흡기손상과 사이토카인 생성이 촉진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허셉틴보다 HER2에 친화력이 낮은 항체와, 낮은 CAR-T 세포를 이용하여 수행한 임상시험에서는 이러한 독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다지 큰 항암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

이외에 신장암의 마커인 CAIX 항원을 인식하는 CAR를 이용한 임상시험 역시 예상치 못한 간 독성으로 실패하였는데, 이것 역시 낮은 농도로 정상세포에도 존재하는 단백질을 CAR-T 세포가 공격해서 초래된 것으로 생각된다 . 그 외에 고형암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항원을 타깃으로 하는 CAR-T가 제작되었지만, 많은 경우 독성을 나타나지 않는 것의 경우 항암효과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왜 CAR-T를 이용하여 고형암을 치료하는 것은 어려운 걸까? 아마도 특정한 암에 특이적인 항원을 찾는 것이 그리 쉽지않기 때문일 것이다. 즉, 암에 많이 발현되는 항원이라고 해도 이것이 정상세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으며, 만약 미량의 항원이 발현되는 정상세포를 CAR-T세포가 공격하면 이는 바로 독성으로 이어진다.

두번째의 원인이라면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TME)의 존재이다. 종양미세환경은 암세포를 면역세포로부터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도록 암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들과 함께 형성한 일종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 있는데, 종양미세환경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T세포, B 세포를 포함한 면역세포가 존재하며, 이들은 여러가지 사이토카인 등을 분비하며,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며, 또한 면역세포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한다. 또한 PD-L1 등의 면역체크포인트 활성화 단백질들의 과발현이 CAR-T 세포부터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대표적인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인 PD-1/PD-L1 항체와 CD19 특이적인 CAR-T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들이 임상시험중이다. 어쨌든 현재까지 고형암에 대한 CAR-T의 활용은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CAR-T 의 개발 방향 : 보다 안전하고 저렴하게

이렇듯 CAR-T의 개념이 처음 제시된지 약 30년이 되어가면서 적어도 일부 혈액암을 대상으로는 CAR-T가 임상적으로 응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충분히 제시되었다. 그렇다면 CAR-T가 앞으로 얼마나 일반적인 항암치료의 방법으로 떠오를 수 있는가? 현재 상용화된 CD19를 대상으로 하는 CAR-T인 킴리아의 경우 1회의 치료에 드는 비용이 약 47만5,000달러로 매우 고가이다. 이는 현행의 CAR-T 치료 자체가 환자 개인으로부터 T세포를 추출하고, 여기에 유전자 조작을 수행하여 다시 이식하는, ‘맞춤형’의 치료라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오는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만약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기성품’의 세포요법은 나올 수 없을까? 가령 타인 유래의 T 세포(Allogenic T-Cell)을 이식할 수 있다면 그 비용은 감소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타인 유래의 T 세포를 몸 속에 이식한다면, 타인 유래의 T세포는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그 몸을 ‘타인’으로 인식할수도 있고, 그러면 이식된 세포에서 독성을 일으킬 것이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가?

이미 이를 위한 연구가 꽤 진행되었다. 제시된 하나의 방법론으로는 T세포에서 원래 MHC에 전시된 항원을 인식하여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TCR 유전자 자체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특이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2012년의 논문에서는 CD19 특이적인 CAR를 T세포에 도입하면서 TCR을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FN) 유전자 가위로 제거하는 연구가 시도되었다. 그리고 2017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CAR 유전자를 도입하면서 TCR의 알파 체인과 CD52를 유전자가위 탈렌(TALEN)으로 제거한 타인 유래의 T세포를 두명의 급성임파구성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하여 28일만에 암이 사라지는 관해(remission)을 기록했다. 물론 여기에도 한계가 있는데, T 세포에서 TCR 유전자가 제거되는 효율이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식거부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좀 더 효율적인 유전자 가위를 필요로 한다. 물론 최근의 CRISPR/Cas9의 선풍적인 인기는 Cas9을 통한 보다 효율적인 T세포 엔지니어링을 가능케 한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도 생각해 볼 문제가 있는데 Cas9이 세균 유래의 단백질이고, 인간의 몸에는 Cas9에 특이적인 T 세포가 존재하여 면역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는데, 과연 Cas9은 아무런 문제 없이 면역세포의 지놈 에디팅에 도입될 수 있을까? 이것이 기우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Cas9에 의한 T 세포 엔지니어링에 걸림돌로 작용할지를 판명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타가이식이 가능한 T 세포를 만드는 것 이외에도 유전자 편집 기술은 좀 더 효율이 좋은 CAR-T를 만드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가령 PD-1이나 CTLA-4와 같이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체크포인트 단백질을 불활성화시켜, 암세포에 존재할 수 있는 면역 회피 기작을 다시 회피할 수 있는 CAR-T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또 다른 유전자 편집의 CAR-T에의 활용 예로는 CAR 유전자를 지놈 편집 기술을 이용하여 지놈 안의 TCR 좌위(locus)에 치환하여, 보다 자연적인 발현 수준으로 CAR 유전자를 발현하고, 기존의 바이러스 벡터에 의한 외부 유전자 도입에 의해서 다른 유전자가 손상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도 유전자 편집의 CAR-T 개발에의 응용의 좋은 예라고 하겠다. 이렇듯 최근에 급속히 발전한 유전자 가위와 맞물려 이전에 비해서 보다 효율이 좋고, 경제적인 CAR-T를 개발혀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것으로 지난 8회에 걸쳐서 진행된 면역항암치료의 발전과정의 개관을 마치도록 한다. 다른 항암치료의 발전과정과 마찬가지로 면역항암치료의 발전과정도 흔히 생각하듯, 지난 몇 년 동안 급속히 이루어져왔다기 보다는 수십 년간의 암과 면역학의 발전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왔다. 이러한 과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가 올리는 일년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일확천금의 기회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해당 분야의 역사를 잘 개관해 온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부가가치의 창조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년에 걸친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임상의학계의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의 신약연구사는 이제 그동안 다루던 항암치료를 떠나서 새로운 영역의 ‘신약’이 태동하는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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