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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소화관→면역·신경→심혈관계까지 확장

입력 2018-08-09 13:06 수정 2018-08-09 13:06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오슬로대 병원 연구진, 마이크로바이옴-심부전 상관관계 규명 임상 2상 계획 발표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분야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직접 연관된 소화기관으로 시작해 면역계, 신경계까지 영역을 넓힌 마이크로바이옴이 이제는 심혈관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까지 제시됐다.

노르웨이의 오슬로대학 병원의 연구진은 9일(현지시간) 심부전 환자들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항생제, 프로바이오틱스 등이 심부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설계한 임상2상 'GutHeart'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 설계 내용은 학회지 'ESC(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Heart Failur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심부전은 다재요인 질병인데 반해, 현재 적용되는 치료는 병리생리학적 경로 중 일부에 국한돼 있다"며 "이미 여러 논문에서 LPS와 같은 장내미생물의 생산물이 장 벽을 통해 유출된다는 것은 밝혀져 있다. 우리는 심부전이 이러한 유출을 증가시킴으로써 전신적 염증반응을 유도, 심부전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 임상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GutHeart' 임상은 장내미생물이 전신 염증반응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여부를 증명하고, 대사과정 혼란을 유도해 심부전의 주요 병리적 요인으로 관계하는지 밝혀 내기 위해 고안됐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심부전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 가설.

연구진이 추정한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심장의 좌심실(Left ventricle)에서 전신으로 뿜어져 나오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정맥 울혈은 장 벽의 부종(edema)과 허혈(ischemia)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장 벽의 투과성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관 등으로 미생물과 그 부산물 유출이 증가하면서 전신의 염증반응을 자극하게 된다. 이러한 염증반응은 심근 수축력(inotropic effect)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심부전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무작위, 오픈라벨 형태의 임상2상을 노르웨이와 브라질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집 대상자는 최근 3개월간 적절한 치료를 받아 안정적인 상태의 만성 심부전을 겪는 18~75세 성인이며, 총 150명 규모로 모집을 진행한다. 연구진은 모집된 대상자의 의료기록과 식이 분석, 혈액 검사 등을 통해 베이스라인을 설정하게 된다.

150명의 대상자들은 대조군과 Saccharomyces boulardii(probiotics) 적용군, 비흡수성 항생제 Rifaximin(antibiotics) 적용군으로 각각 50명씩 무작위로 분류된다. 임상은 3개월까지 진행되며 6개월 뒤 최종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임상의 일차종결점은 3개월 뒤 심장초음파를 통해 측정한 좌심실 심근 수축력의 증가 여부이며, 이차종결점으로는 장내미생물의 구성비, 염증 관련 바이오 마커 수치, 심부전환자에게 적용되는 평가도구를 통해 측정한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향상, 걷기 테스트를 통한 기능성 개선 평가, 부작용을 포함한 안전성 등으로 설정했다.

GutHeart 임상 설계를 발표한 이번 논문의 제 1 저자 Cristiane C.K Mayerhofer는 "이번 임상을 통해 체내의 마이크로바이옴과 심부전 간의 상관관계를 밝힘으로써 질환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