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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클론성조혈증, 임상적 근거와 마커로서의 유용성

입력 2018-11-01 09:28 수정 2018-11-01 09:28

송한 지놈오피니언 CDO

[클론성조혈증의 이해-③끝] 노화, 액체생검 등 암유전체 검사에서 임상적 근거 제시..클론성조혈증 통한 질병예측 및 건강관리 유용성은?

앞선 두 편의 기고문을 통해 클론성조혈증(clonal hematopoiesis)의 등장배경, 혈액암 및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 클론성조혈증을 통해 질환 발생과정의 이해에 대한 기대효과를 살펴봤다. 이번 마지막 기고에서는 노화와 클론성조혈증과의 관계, 그리고 헬스케어 시장에서 클론성조혈증의 중요성에 대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① 클론성조혈증, 다양한 임상적 의미와 노화와의 관계

클론성조혈증이 혈액암과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후 다른 질병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었다. 류마티스 관절염[1], 당뇨병[2], 고형암[3] 등도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클론성조혈증이 발생하면 면역세포의 다양성과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고형암의 경우 클론성조혈증이 2차성 혈액암의 위험을 높이기도 하지만 암 자체의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직접적인 인자로 작용하기도 한다[4]. 환경적 요인이나 항암치료의 영향으로 클론성조혈세포의 비율이 높아지면 증식력 강한 세포가 암조직에 파고들어 미세환경(microenvironment)을 구성하고 비자율적 상호작용(non-cell-autonomous interaction)을 통해 암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클론성조혈증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다양한 질병들과 밀접한 관련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앞으로 그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최근에는 클론성조혈증과 장수에 연관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혈액학회(European hematology association)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 99명과 100세 이상 장수한 79명의 혈액을 비교했더니 장수한 사람들에서 클론성조혈증을 가진 빈도가 환자군에 비해 7배 이상 낮다는 것이다[5]. 연구자는 100세이상 그룹에서 이처럼 낮은 클론성조혈증 빈도를 보이는 것은 클론성조혈증을 가진 사람들이 100세이상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결과, 노화와 관련된 텔로미어 길이를 조절하는 유전자인 TERT(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의 유전형이 클론성조혈증 발생과 관련된 사실이 밝히면서 노화와 연관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②액체생검, 암유전체검사에서 클론성조혈세포의 가능성

최근 몇년간 클론성조혈증은 액체생검(Liquid biopsy) 암검사 기술에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었다. 먼저 폐암 환자의 혈장에 존재하는 JAK2, TP53, KRAS 유전자의 돌연변이 중 많은 수가 암조직이 아닌 클론성조혈세포에서 유래하였다는 결과가 '임상암연구저널(Clinical cancer research)'에 발표됐다[7]. 지난해 ASCO 학회에서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액체생검 기술을 개발중인 Grail이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환자 혈장에 DNMT3A, TET2, PPM1D, TP53 유전자의 돌연변이 상당수가 클론성조혈세포에서 유래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8]. 이들은 암이 발생하는데 중요한 드라이버 유전자로 생각되고 있으며 액체생검 암검사의 주요 타겟 유전자에 속한다. 이와 같이 클론성조혈증이 액체생검 검사결과에 중요한 위양성(False-positve)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액체생검 기술을 임상에 적용할 때 꼭 고려해야할 요소가 되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액체생검시 발생할 수 있는 클론성조혈증 유래 위양성 오류. 반대로 암조직검사 시에도 위양성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한편 클론성조혈세포가 암조직의 성장을 직접 촉진하기도 한다. (그림: 지놈오피니언)

반대로 암조직 유전검사에서도 클론성조혈세포 유래 돌연변이가 위양성 오류를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9]. 클론성조혈증이 액체생검 외에도 기존 암조직 유전검사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③클론성조혈증을 통한 질병예측 및 건강관리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클론성조혈증 검사를 통해 혈액암 위험도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Nature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환자와 정상인의 의료데이터를 클론성조혈증 검사결과와 함께 분석한 결과 높은 특이도로 급성골수성백혈병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다. 특히 일반적인 혈액검사 결과를 이용한 예측보다 클론성조혈증 검사결과를 이용하면 몇년 더 일찍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예측할 수 있다[10].

클론성조혈증이 발생한 사람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부터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는 클론성조혈증을 가진 정상인을 위한 클리닉센터(MSK’s CH clinic)를 운영해 클론성조혈증을 보유한 정상인에게 건강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혈액암전문의와 심장전문의들로 구성된 이 클리닉센터는 추가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혈액암을 모니터링 해야 할 사람을 선별하고, 혈압이나 콜레스테롤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관리하면서 클론성조혈증의 위험요소인 담배를 끊도록 권장한다.

또한 클론성조혈증의 악영향을 줄이고자 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2017년 Cell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파괴된 TET2 유전자의 기능을 비타민 C로 회복시켜 조혈세포의 이상성장을 억제할 수 있고 과량의 비타민 C와 항암제인 PARP 억제제를 함께 투여해 항암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11]. 아직은 동물모델에 한정된 결과이며 비타민 C가 클론성조혈증의 악영향을 감소시킨다는 대단위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클론성조혈증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비타민 C와 같이 일상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약물이나 백신과 같이 신체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치료방법이 개발된다면 클론성조혈증 관리에 큰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④클론성조혈증 검사의 중요한 해결과제

클론성조혈증의 정의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명확한 임상적 이상이 없는 정상인에서 조혈모세포 및 혈액전구세포(hematopoietic stem and progenitor cells)에 발생한 『특정 돌연변이』에 의해 클론이 증식하는 현상”으로 의미된다. '특정 돌연변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는 상태다. 여러 연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특정 돌연변이'는 유전자의 기능을 파괴하며 여러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돌연변이가 주를 이루지만 더욱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며 이는 클론성조혈증 검사의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재 알려진 특정 돌연변이는 단일염기변이(SNV) 및 미세삽입결실(indel)에 한정되어 있다. 향후 연구를 통해 구조변이(Structural variation)나 유전자 복제 및 상실 변이(CNV)가 포함되면 클론성조혈증을 검사하는 방법이 더욱 복잡해진다. 현재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한 클론성조혈증검사가 여러 연구그룹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검사 대상이 되는 대상유전자와 클론성조혈증 돌연변이를 판별하는 기준을 각자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 검사 방법이 표준화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추가적인 대단위 연구가 필요하다.

전체 혈액의 2% 정도로 존재하는 미량의 클론성조혈세포를 검출해야 하기 때문에 NGS 검사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위양성(False-positive) 오류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어야 하며 최근 연구에서는 이를 위해 분자바코드를 이용한 에러교정시퀀싱(Error-corrected sequencing)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12].

클론성조혈증은 우리 몸의 노화 정도를 나타낼 지표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혈액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들의 위험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도 있다. 한편, 클론성조혈증 검사방법이 표준화되지 않았고 조기검사의 효용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클론성조혈증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곧 검증된 검사방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클론성조혈증의 예방 및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도 병행되고 있으므로 향후 클론성조혈증을 노년층의 건강관리에 이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 질 것이다.

참고자료

1. Somatic mutations in clonally expanded cytotoxic T lymphocytes in patients with newly diagnosed rheumatoid arthritis. Nature Communications (2017), 8, 15869.

2. Association between large detectable clonal mosaicism and type 2 diabetes with vascular complications. Nature Genetics (2013), 45, 1040.

3. Mosaic mutations in blood DNA sequence are associated with solid tumor cancers. Npj Genomic Medicine (2017), 2(1), 1–4.

4. Therapy-Related Clonal Hematopoiesis in Patients with Non-hematologic Cancers Is Common and Associated with Adverse Clinical Outcomes. Cell Stem Cell (2017), 21(3), 374–382.e4.

5. AGE-RELATED CLONAL HEMATOPOIESIS (ARCH) IN CENTENARIANS AND CARDIOVASCULAR DISEASE PATIENTS: A SURVIVAL BIAS HYPOTHESIS. EHA Learning Center. Jun 15, 2018

6. Clonal hematopoiesis, with and without candidate driver mutations, is common in the elderly. Blood (2017), 130(6), 742–752.

7. False-Positive Plasma Genotyping Due to Clonal Hematopoiesis. Clinical Cancer Research (2018), 24(18), 4437 LP-4443.

8. Cell-free DNA (cfDNA) mutations from clonal hematopoiesis: Implications for interpretation of liquid biopsy tests.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2017), 35(15_suppl), 11526.

9. Prevalence of Clonal Hematopoiesis Mutations in Tumor-Only Clinical Genomic Profiling of Solid Tumors. JAMA Oncology (2018), 10065, 1–5.

10. Prediction of acute myeloid leukaemia risk in healthy individuals. Nature (2018), 559(7714), 400–404.

11. Restoration of TET2 Function Blocks Aberrant Self-Renewal and Leukemia Progression. Cell (2017), 170(6), 1079–1095.e20.

12. Clonal haematopoiesis harbouring AML-associated mutations is ubiquitous in healthy adults. Nature Communications (2016),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