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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적은 종양세포, 항암제 반응성 높다

입력 2019-03-27 14:44 수정 2019-03-27 14:44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美 연구진, 항암제 반응성-미토콘드리아 관계 규명..다양한 암세포주의 항암제 반응과 관련해 IBM이 개발한 수학모델로 수치 계량화

종양세포의 항암제 반응성과 미토콘드리아의 관련성을 규명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같은 항암제를 사용하더라도 종양세포의 약물 반응성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지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연구결과다.

미국의 마운트 시나이(Mount Sinai) 의과대학 연구진과 IBM은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하는 항암제에 대한 종양세포의 반응성은 세포 내에서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관련이 있으며 미토콘드리아가 적은 종양세포일수록 약물에 대한 반응성이 높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항암제로 사용되는 TRAIL(TNF-related apoptosis inducing ligand)로 유도되는 세포사멸 발생 여부에 미토콘드리아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실험을 설계했다. TRAIL은 세포 표면의 해당 수용체와 결합해 복합체를 형성하고 Caspase 8을 활성화시킨다. 활성화된 Caspase 8에 의해 Bcl2 패밀리 단백질인 Bax/Bak가 활성화되면서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 외막으로 이동하게 된다. 미토콘드리아 외막으로 이동한 두 단백질은 소중합체와 모공을 형성해 세포사멸 분자를 미토콘드리아의 내부에서 세포질로 확산시킴으로써 세포사멸을 유도한다.

마운트 시나이 연구진은 우선, TRAIL 유도 세포사멸에 대한 단일세포의 민감도와 미토콘드리아의 존재 밀도가 관련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혈액암, 유방암 세포 등 다양한 종양세포를 TRAIL에 4시간동안 노출한 뒤 유동 세포 계측법(flow cytometry)을 이용해 세포의 생존-사멸 상태와 미토콘드리아 존재 여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살아있는 세포와 사멸이 발생한 세포 간에 미토콘드리아 표지 신호(MitoTracker) 발현이 차이나는 것을 확인했다. 살아있는 세포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표지 신호가 높게 나타났고 사멸이 일어나 죽은 세포는 신호가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이는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TRAIL의 내성과 미토콘드리아의 밀도 간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IBM이 새롭게 개발한 수학모델을 적용해 세포의 생존 차이가 미토콘드리아의 존재량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계량화하는 작업을 수행, TRAIL에 대한 세포 반응 가변성의 30%가 미토콘드리아의 밀도에 기인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세포라고 해도 미토콘드리아의 양에 따라 약물치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마운트 시나이 연구진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밀도는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항암제 내성에 대한 비유전적 메커니즘일 수 있으며 이 것이 병용 요법과 같은 치료 전략 개발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Pablo Meyer 박사는 "미토콘드리아와 약물 반응 사이의 관계를 좀 더 이해함으로써 약물 저항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효과적인 표적 암 치료법을 찾을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