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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성분 바뀐 '인보사' 판매·임상재개, 가능할까?

입력 2019-04-02 07:47 수정 2019-04-02 15:3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조정민 기자

연골유래→293유래세포로 바뀐 이유 '오리무중'..코오롱, 식약처·FDA 해명·설득 총력전 나서겠다지만...

"인보사를 성원해준 환자분들과 바이오산업과 관련해 고군분투 하시는 정부, 학계, 기업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이렇게 사과로 시작했다. 인보사의 주요성분 중 하나가 허가성분과 다른 사실이 밝혀진 이번 사태의 무게와 심각성이 배어났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과 업계는 충격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세포는 처음부터 그대론데 명찰을 잘못 달아준 상황이다. 안전성과 유효성은 그대로다"고 항변했다. 코오롱측은 이러한 논리와 관련 자료를 가지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판매 및 임상 재개를 위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두가지 미션은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의 재기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에서 총력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보사, 형질전환세포 변경 15년간 몰랐나

인보사는 사람의 정상연골세포(HC)와 TGF-β1을 발현하는 형질전환세포(TC)가 3대 1 비율로 혼합된 주사제를 관절강 내에 투여함으로써 통증 완화 및 기능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제다.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된 태아 신장 유래 293세포(Human embryonic kidney 293 cell)는 성장속도와 높은 형질발현도를 인해 세포생물학 연구 및 단백질, 바이러스 생산에 주로 사용돼 왔다. 2003년 티슈진은 이 293세포를 이용해 TGF-β1을 발현하는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사람 연골세포에 형질도입함으로써 형질전환세포를 만들었다.

하지만 코오롱측은 2003년 처음 만든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293유래세포(아형)이라는 것을 올해 미국 3상 과정에서 시행한 STR 검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293세포를 통해 만들어진 레트로바이러스를 분리 정제하는 과정이 미비해 293세포의 일부가 혼입돼 연골유래세포를 대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상무는 "현재 추가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우 오래전 일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004년 검사에서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라고 나온 결과는 당시 기술력의 한계라는 설명이다. 이 검사에서는 293세포와 연골세포의 특성 발현 여부를 확인했다. 회사 측은 293세포의 특성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gag, pol 유전자의 발현 여부 확인 결과가 음성으로 나타났으며 동시에 연골세포의 특징인 1형 및 2형 콜라겐과 TGF-β1/2 수용체가 발현하는 것이 확인돼 이를 연골유래세포로 추정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STR검사를 통해 유전학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이 세포가 연골유래세포의 특징을 가진 293유래세포로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이우석 대표는 “2004년에 수행한 특성 분석보다 진보한 과학기술인 STR 검사에서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다”며 "과학적 진보로 인해 발생한 일인 것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임상과 임상1상부터 3상까지 여러 단계의 실험연구를 거치는 동안 15년전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연골유래세포가 아닐 가능성을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학연구실 등에서 기술을 도입할때 세포주를 확인하는 것은 일반적인 절차"라면서 "세포주를 오인했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측은 "FDA는 2010년 이후 새로 만들어지는 마스터 세포은행에 대해 STR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티슈진의 세포은행은 해당사항이 아니었지만 이후 FDA 허가 심사 과정에서 요구될 수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 하에 STR 검사를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포는 각각의 특성을 띠는 모양(morphology)을 가지는데 293세포와 연골세포는 기본적으로 모양이 달라 확인이 가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코오롱측은 "형질 전환을 위해 바이러스를 삽입하면서 형태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단순히 세포의 모양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세포의 특성 분석을 수행하고 293세포의 특징인 gag와 pol 유전자 발현을 확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보사 국내 유통·판매를 위한 전제조건은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부터 인보사의 국내 유통 및 판매를 중단했다.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의 생산처가 다른 만큼 STR검사 결과분석을 통해 형질전환세포가 239유래세포임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 결과가 나오는대로 식약처와 판매재개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티슈진 연구진은 2003년 세포주를 만들고 2004년 형질 분석을 통해 연골에서 유래한 세포라는 것을 확인한 후 해당 세포주를 배양, 마스터 세포은행(master cell bank)을 만들었다. 마스터 세포은행은 단일세포클론에서 유래돼 증식한 단일구성의 세포들로 이를 이용해 제조용 세포은행(working cell bank)을 제작한다. 회사 측은 마스터 세포은행의 세포를 통해 2005년, 2014년, 2019년 각각 제조용 세포은행을 제작했고 이를 이용해 미국과 한국의 임상시료와 상업화제품을 생산했기 때문에 임상과정에서의 물질 변화는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293유래세포는 TGF-β1 단백질이 관절강 내로 잘 분비되도록 하는 전달체 역할을 수행한 후, 자연스럽게 사멸해 없어지는 세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임상 당시 독성시험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고, 제조과정에서 해당 세포에 방사선 조사해 세포가 체내에서 잔존하지 않도록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 등으로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설명했다.

이 때문에 주요성분의 명칭(293유래세포)만 다를뿐 같은 성분으로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판매재개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의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개발 과정에서 다른 세포가 쓰여거나 구성성분이 바뀌면 허가취소가 될 수 있지만 인보사의 경우 같은 세포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허가 취소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우선 임상과정에서 다른 성분이 사용된 것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보사가 국내 29호 신약이라는 상징성, 해당 회사의 주가급락 상황 등을 감안해 말을 아끼는 신중한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에 대한 검사결과는 4월 15일 경에 나올 예정"이라면서 "다른 세포가 사용된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해당 의약품의 계속 사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며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약사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문서와 데이터를 통해 신뢰를 인증하는 산업 특성상 허가성분의 문제는 쉽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약사법 관련 한 교수는 "신약 허가 사항에 큰 변화가 있다면 약사법상 중징계에 처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식약처의 부실검증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판매재개 여부는 코오롱의 인보사 기술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우석 대표는 "비지니스 파트너사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 유효성, 사업성으로 식약처가 안전성과 유효성에 확신을 준다면 사업성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분간 동요는 있을 것이고 일부 허가 절차가 지연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근본적 비지니스 관계는 재검증되는 순간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FDA, 임상 재개 가능성은? “의도성 없다는 것 입증해야”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29일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293유래세포라는 STR 검사결과를 받자마자 다음날인 30일 FDA에 관련 서류(Notification Letter)를 즉각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 3상 임상을 일시 중단했다. 코오롱티슈진은 5월 중 대면 미팅을 진행할 예정으로 이 결과에 따라 임상 재개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우석 대표는 "FDA가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임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와 비슷한 사례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히트 바이오로직스(Heat biologics)는 2016년 비근침윤성 방광암 치료제 개발중이던 'HS-410'에 사용한 인간 세포주 기원을 잘못 인식한 것을 확인했다. HS-410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gp96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분비하도록 암 세포주의 유전자를 변환함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는 CD8+ T세포의 생성과 활성화를 자극하는 플랫폼 기술에 기반한 파이프라인이다. HS-410에 사용된 세포주 기원을 잘못 인식한 것과 관련해 FDA는 임상 부분중단을 지시했지만 1주일 후 다시 임상 재개를 허가한 바 있다. 히트측은 이후 보고서를 통해 "세포주의 기원과 특성을 규명하는 표준 절차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HS-410에 사용된 세포주의 기원을 오인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로 인해 FDA는 임상2상을 부분 보류했지만 제공한 업데이트 문서를 검토한 이후 임상 보류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전직 FDA 심사관은 사견임을 전제로 "의도성이 없었다면 구제를 받을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의도성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주를 오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당시의 기술력 때문이라는 설명으로는 소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검증 절차를 철저히 밟았는지 등을 하나하나 따져봐야 의도성에 대한 오해를 벗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우석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윤리성을 의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검증은 FDA로부터 요구받은 것도 아니고 의문제기도 없었던 가운데 이뤄졌고 사실을 알게되자마자 얼마나 큰 파장을 가져올지 알면서도 즉각 공표했다"면서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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