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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ME, 췌관선암 대상 'SM-88' 2상 "CTCs 63%↓"

입력 2019-09-10 16:49 수정 2019-09-10 17:33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암세포에서 산화스트레스 유발해 세포사멸 기전 유도 ‘SM-88’ 2상서 CTCs burden 최대 80% 감소, 환자 사망위험 60% 감소

대사 기반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의 타임 테크놀로지(Tyme Technology)가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SM-88(racemetyrosine)’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타임은 췌관선암(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PDAC) 환자 49명에게 SM-88를 투여한 소규모 임상2상(NCT03512756) 결과를 보스턴에서 열린 2019 AACR PANC에서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임상2상 결과, 순환종양세포 부담(circulating tumor cell burdens, CTCs burden)가 약 63% 줄었으며, 환자의 사망위험이 60% 감소했다.

임상2상은 방사선 치료에도 암세포 크기가 증가했거나, 수술, 약물 투여 등의 1차 치료 이상 받은 경험이 있는 췌관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암 환자의 전신 활동도를 측정하는 ECOG PS(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s)에서 2점 이하의 점수를 얻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5점 만점의 ECOG PS는 점수가 낮을수록 건강한 상태다. 0점은 모든 활동이 가능하지만, 5점은 사망한 상태를 말한다. 타임이 임상시험 참여 기준으로 설정한 2점의 경우, 홀로 거동은 가능하지만, 업무 수행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타임에 따르면 임상시험에 참여를 희망한 환자는 총 99명이었지만, 기준에 적합한 환자는 49명이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49명 중 임상시험 참여를 중단한 10명과 결과가 보고되지 않은 다른 1명도 제외해 총 38명의 결과를 정리했다. 순환종양세포 부담(CTCs burden) 측정은 암세포가 3세대 미세유체 자기장 포집 기술(microfluidic magnetic capture technique)에 민감하게 반응한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비교그룹 없이 환자의 약물 반응만을 확인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모든 환자는 MPS(methoxsalen, phenytoin, sirolimus)와 함께 SM-88을 1일 1회 경구투여했다.

임상시험 결과, 38명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간값은 6.4개월로 확인됐다. 타임은 기존에 알려진 3차 치료를 받은 췌관선암 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은 약 2.0~2.5개월이며, 이번 임상2상 결과에 포함된 환자 가운데 80%가 넘는 비율이 2차 치료 이상 경험했다. 24명의 환자 중 기준점으로 측정한 순환종양세포 부담(CTCs burden)은 144.6 CTCs/4mL였는데, 24명에게서 63%가 감소했고 24명 중 10명에게선 80%의 감소가 나타났다. 환자의 사망위험은 60%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8년 미국에서만 5만846명이 췌장암으로 사망했다(GLOBOCAN 2018).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에 불과하며, 진행성 췌장암이라면 5년 생존율은 3% 미만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가운데 췌장암은 2018년 기준으로 12위이지만, 환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는 2030년에 췌장암이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3위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추정한다.

췌관의 상피세포에서 유래하는 췌관선암은 췌장암 환자의 약 90%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십이지장, 담관과 연결된 췌장의 머리 부분에서 많이 발생한다. 췌장암은 발병하는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다른 암과 다르게 암이 되기 이전단계의 병변도 파악되지 않았다. 게다가 초기 췌장암 환자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 췌장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임은 암세포의 뮤신(mucin) 대사를 망가뜨려 항암효과를 내는 SM-88을 개발했다. SM-88은 변형된 형태의 티로신(tyrosine)으로, 알파-메티로신(alpha-metyrosine)의 D형, L형이 섞인 라세메티로신(racemetyrosine)이다.

암세포는 면역체계로부터 면역반응을 방어하는 종양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인 뮤신층(mucin layer)을 가지고 있다. 암세포는 뮤신층을 만들어내기 위해 구성물질인 뮤신1을 과발현한다. 티로신은 뮤신1 합성에 사용되는 아미노산으로, 암세포로 흡수된 SM-88은 비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뮤신층을 만들어 암세포가 면역세포에 노출되도록 만든다.

그리고 뮤신1은 세포의 산화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자유라디칼(free radical),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조절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88 흡수로 비정상적인 뮤신1을 만들어낸 암세포는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해 세포사멸이 촉진된다. 타임은 SM-88이 정상 세포에는 거의 흡수되지 않으며, 증식하는 암세포가 흡수한다고 밝혔다.

타임에 따르면 SM-88과 함께 투여되는 MPS는 SM-88이 암세포에 작용하는 활성을 높인다. 건선 치료에 쓰이는 메톡살렌은 멜라닌 형성을 촉진하는데, 멜라닌은 세포 내에서 전자주개(electron donor)로 작용해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산화 반응을 촉진한다. 간질 환자의 항경련제로 쓰이는 페니토인은 산소 비중이 높은 지질형태인 RLS(reactive lipids species)가 간에서 분비되도록 유도하는데, 암세포의 종양 미세환경으로 들어간 RLS는 활성산소를 늘려 세포 내 불균형을 촉진한다. 신장 이식환자에게 면역억제제로 사용되는 mTOR(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억제제 시롤리무스(또는 라파마이신)는 암세포의 SM-88 흡수량을 증가시킨다.

한편, 타임은 올해 3분기 중으로 췌장암 3차 치료 환자에게 SM-88을 투여하는 상업화(pivotal) 임상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