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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젠, RRMM '키프롤리스 병용' 임상3상 "PFS 개선"

입력 2019-09-17 06:42 수정 2019-09-17 06:42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키프롤리스+덱사메타손+다잘렉스’ 삼중병용요법..재발성,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RRMM) 대상 임상3상에서 기존 ‘키프롤리스+덱사메타손’ 병용요법보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도 개선 확인

‘키프롤리스(Kyprolis, 성분명: carfilzomib)+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CD38 항체’ 삼중병용요법이 기존 ‘키프롤리스+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병용요법보다 재발성,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relapse refractory multiple myeloma, RRMM)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젠(Amgen)은 프로테아좀 억제제(proteasome inhibitor) 키프롤리스를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얀센(Janssen)의 CD38 항체 ‘다잘렉스(Darzalex, 성분명: daratumumab)’와 병용해 재발성,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3상(CANDOR, NCT03158688) 결과를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암젠은 1~3종의 치료제 투여 경험이 있는 재발성,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 466명을 대상으로 CANDOR 연구를 진행했다. CANDOR 연구 참가자들은 키프롤리스 삼중병용요법을 투여하는 투여그룹과 키프롤리스 병용요법을 투여하는 비교그룹으로 나뉘었으며, 병의 진행이 발견될 때까지 각각의 약물을 투여받았다.

CANDOR 연구에서 투여그룹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도가 비교그룹보다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그룹의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간값은 15.8개월이었지만, 투여그룹의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결과 산출일까지 도달하지 않았다. 투여그룹의 부작용 발생 빈도는 비교그룹보다 높았다. 투여그룹 가운데 20%가 넘는 환자에게서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 빈혈(anemia), 설사(diarrhea), 고혈압(hypertension), 상기도감염(upper respiratory tract infection), 피로감(fatigue), 호흡곤란(dyspnea) 부작용이 확인됐다.

이번 발표에서 CANDOR 연구의 주요 종결점으로 설정됐던 전체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주요 부작용 발생비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암젠은 CANDOR 연구의 자세한 결과를 향후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다발성 골수종은 B세포 가운데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골수종 세포로 변한 형질세포는 골수세포에 영향을 주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를 낮춘다. 이로 인해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빈혈, 감염, 출혈 등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인 증식을 보이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키프롤리스는 20S 프로테아좀에 결합해 프로테아좀의 단백질 분해과정을 억제한다. 단백질 분해과정이 억제된 세포는 세포주기가 멈추어 사멸한다. 프로테아좀 억제제는 주로 세포분열 속도가 빠른 암세포의 성장을 막고 사멸을 유도해 항암효과를 보인다. 기존 프로테아좀 억제제인 ‘보르테조밉(bortezomib)’은 프로테아좀에 가역적으로 결합하는 데 반해, 비가역적으로 프로테아좀에 결합하는 키프롤리스는 보르테조밉보다 약효 지속시간이 길다.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용을 승인받은 키프롤리스는 항염증제 덱사메타손과 함께 쓰인다. 덱사메타손은 면역세포의 활동을 방해하는데, 혈구 세포에서 유래한 혈액암에 사용 시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기전을 막아 항암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젠은 기존 키프롤리스 병용요법에 얀센의 CD38 항체인 다잘렉스를 추가해 삼중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CD38은 정상 골수세포보다 다발성 골수종 세포에서 발현량이 많으며, 다발성 골수종 세포의 CD38에 결합한 다잘렉스는 보체-의존성 세포독성(complement-dependent cytotoxicity, CDC) 작용을 통해 항암작용을 일으킨다. 암젠은 각각 다른 기전으로 항암효과를 보이는 약물을 조합해 기존 치료제의 약효를 높이는 것에 성공했다.

한편, 암젠은 혈액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MCL-1(myeloid cell leukemia-1) 저해제가 심장 독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MCL-1 저해제는 암세포의 세포사멸 기전을 촉진하도록 만들어졌는데, 미토콘드리아의 항상성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심장 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암젠은 설명했다. 암젠은 약효입증보다 심장 독성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먼저 진행하기 위해서, MCL-1 저해제 ‘AMG 397’, ‘AMG 176’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