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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 레터]코로나19 취약계층, '암환자' 처한 위험

입력 2020-10-22 14:18 수정 2020-10-22 14:18

최용빈 객원연구원

암환자, COVID-19 취약성에 대한 역학적 보고들과 항암치료 관점에서 바라본 요인

지난 2019년말 SARS-CoV-2(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 virus 2)가 처음 보고된 후 급격히 퍼져 나가면서 전 세계는 2020년 COVID-19(Coronavirus disease 19)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020년 10월 20일 기준, SARS-CoV-2는 전 세계적으로 약 4000만 명을 감염시켰고, 112만 명의 환자가 이로 인해 사망하였다. SARS-CoV-2 확진자의 상당수는 증상이 없거나 경증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중증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등에 의한 급성 호흡기 손상, 혈전성 면역 병증(Prothrombotic immunopathology) 및 림프구 감소에 의한 2차 감염 등의 요인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COVID-19 중증 환자들은 고 연령층이거나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의 유무가 COVID-19에 의한 사망률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암 환자의 경우, 암의 진행과정 및 치료요법 등에 있어 여러 면역 병증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COVID-19에 취약할 수 있다는 논의가 있었고, 최근의 여러 역학 보고에 의하면 실제로 암 환자들은 COVID-19에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1-3].

암 환자는 COVID-19에 취약하다.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암 환자의 진료 및 치료는 몇 가지 우려 점이 있다. 우선 현재 이루어지는 항암치료의 특성상 진료 및 치료를 위한 암 환자의 병원 방문이 잦고, 이로 인해 암 환자의 SARS-CoV-2에 대한 노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우려 점은 암 환자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 및 면역억제 상태 등에 의해 SARS-CoV-2에 감염되었을 때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및 면역 항암치료 등의 항암치료가 COVID-19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한 논의를 위해 실제로 암 환자가 COVID-19에 보다 취약한 지에 대한 연구가 발 빠르게 이루어져 왔다.

우선 2019년 12월부터 2월까지 중국 우한의 후베이대학 중난(Zhongnan)병원에서 1,524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암 환자의 일반 인구집단 대비 SARS-CoV-2 감염률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0.79% vs. 0.37%)[1]. 단순 유병률 뿐 아니라 COVID-19에 의한 암 환자의 사망률에 관한 연구 또한 진행되었는데, 2020년 3월 4일부터 4월 4일까지 28일간 미국 전역의 65개 병원에서 2,215명의 COIVD-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진행 중인 암(Active cancer)의 유무가 COVID-19에 의한 사망률의 증가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이 보고되었다(Odds ratio(OR): 2.15; 95% 신뢰구간: 1.35, 3.43)[2]. 비슷한 기간에 이루어진 미국, 캐나다, 스페인의 연구팀으로 구성된 COVID-19, Cancer Consortium(CCC19)의 연구도 유사한 내용을 보고하였다[2]. 1,035명의 COVID-19 확진 받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해당 연구에서는 2점 이상의 ECOG(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암 환자의 기능 상태 척도) 및 진행 중인 암의 유무가 COVID-19 확진 이후 30일 생존율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3].

왜 암 환자는 COVID-19에 취약한가

이들 역학 연구 논문에서 보고 되었듯이 암 환자는 COVID-19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암 환자가 COVID-19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의 역학 보고들과 COVID-19의 질병 기전을 바탕으로, 여러 논문에서 암 환자가 COVID-19에 취약한 이유에 대한 몇 가지 요인을 고찰하였다[4,6].

우선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제시되는 것은 나이다. 암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암 환자의 대부분은 고령이고, 고령의 인구 집단에서 주로 나타나는 면역 노화(Immunosenescene) 및 염증 반응의 이상(Inflammaging)이 중증 COVID-19(Severe COVID-19)의 주요 기전이라는 점은 현재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령의 암 환자에서는 정상인 대비 상이한 사이토카인 특성(Cytokine feature)이 나타나는데, 중증 COVID-19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는 사이토카인은 IL-6이다.

IL-6는 정상인의 혈액 내에서는 낮은 농도로 존재하지만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면역 노화에 가장 중요하게 관여한다. IL-6는 JAK-STAT3 신호전달경로를 통해 노화에 따른 여러 만성 질환과 암의 발병에 기여하는데, 실제로 다수의 암종에서 IL-6-JAK-STAT3 경로가 과활성화(Hyperactivated)되어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COVID-19 환자에서는 혈중 IL-6 농도가 현저히 증가되어 있으며, 증가된 IL-6가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유도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고령과 암, 그리고 COVID-19을 연결하는 위험인자로 IL-6가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럼에도 IL-6를 타깃으로 한 임상적 접근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최근 로슈(Roche)와 사노피(Sanofi)가 자사의 IL-6 저해제를 활용한 COVID-19 대상 3상 임상시험에서 연달아 실패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현재 IL-6를 타깃으로 한 COVID-19 치료제 개발은 제한적이며, IL-6가 고령의 암 환자 및 COVID-19 환자의 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엄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암 환자에서는 림프구 감소증(Lymphopenia) 및 면역세포의 기능 이상(Dysfunctional immune cells)이 나타나는데, 특히 암의 진행 과정 중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 cells) 및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s)의 감소 및 기능 이상은 SARS-CoV-2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는 데 관여하는 중요 기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SARS-CoV-2 감염 시 초기 바이러스 농도(Viral titer)가 특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 중증 COVID-19으로의 진행을 저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세포사멸 기전의 비정상은 COVID-19에 대한 취약성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인들에 더하여 항암치료의 특성상 진료 및 치료를 위해 환자가 내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잦은 병원 방문으로 인한 SARS-CoV-2에 대한 노출 위험 증가가 암 환자에서 높게 나타난 SARS-CoV-2 감염률을 설명하는 추가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항암치료가 COVID-19에 의한 증상에 미치는 영향

암 환자의 보편적 특징과 COVID-19 증상 간 연관성 뿐 아니라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항암치료가 COVID-19의 증상 및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항암치료와 COVID-19 사망률 간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 결과는 제한적이지만, 영국의 55개 기관에서 SARS-CoV-2 확진 판정을 받은 800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관찰 연구(p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에서는 화학요법, 면역요법, 호르몬 요법, 종양 제거 수술 등 모든 항암치료가 COVID-19에 의한 사망률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5].

반대로 2020년 3월 10일부터 4월 7일까지 48일간 미국 뉴욕 소재의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에서 COVID-19 확진 판정을 받은 423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수술과 화학요법은 중증 COVID-19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 치료는 중증 COVID-19 악화와 연관되어 있음이 보고되었다[6].

또한 2020년 1월 9일부터 3월 20일까지 중국 우한과 화중의 3차 의료기관 두 곳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최근 2달 이내에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은 암 환자 중 상당수(63%)가 SARS-CoV-2 감염 시 중증 COVID-19을 보인다고 보고하며 면역관문억제제가 중증 COVID-19에 관여할 수 있다는 추가적인 관찰 결과를 제시하였다[7].

이들 연구의 상반된 결과로 볼 때 현재까지는 항암치료가 COVID-19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10월 2일 자 Nature Cancer 지에 게재된 ‘COVID-19 시대의 항암면역치료의 어려움(Challenge)’에 대한 논문에서는 여러 항암치료가 COVID-19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고찰한 바 있다[8]. 해당 논문에서는 미국 FDA로부터 승인 받은 항암치료 약물들의 보고된 부작용 중 COVID-19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고찰하였는데, 특히 COVID-19의 사망률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된 고혈당 및 당뇨, 고지혈증 등의 대사질환, 간질성 폐렴(Interstitial pneumonitis), 고혈압 및 색전증 등의 심혈관계 증상, 면역 과활성화에 따른 자가면역 질환 및 사이토카인 폭풍 등의 증상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항암치료요법들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따라 중증 COVID-19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우선 당뇨는 간암 및 췌장암 환자들에서 빈번하게 관찰되는 기저질환으로, 특히 최근의 한 역학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가 SARS-CoV-2 감염률과 COVID-19에 따른 사망률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9]. 당뇨 환자에서는 혈중 퓨린(Furin)농도가 증가되어 있는데, 퓨린은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의 S1 도메인과 S2 도메인을 절단(S protein priming)하는 효소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절단(Priming)은 SARS-CoV-2가 세포에 진입하기 위한 필수 단계이기 때문에 혈중 퓨린이 당뇨 환자에서 SARS-CoV-2의 감염 효율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당뇨 환자는 호중구(Neutrophil)의 주화성(Chemotaxis)과 식세포작용이 억제되어 있어 감염 초기의 Type 1 면역반응의 지연이 관찰되는데, 이러한 요인도 당뇨와 COVID-19 간 연관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부작용으로 당뇨를 유도할 수 있는 여러 항암치료 약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며, 대표적인 약물들로는 신생 혈관 생성 억제제인 아바스틴(Avastin, Bevacizumab), 항 PD-1 항체인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와 옵디보(Opdivo, Nivolumab), mTOR 저해제 계열 약물들이 있다(표 1).

당뇨와 더불어 COVID-19 환자의 심혈관계 기저질환 유무는 COVID-19 팬데믹 초기부터 COVID-19에 의한 사망률과 연관된 주요 위해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고, 반대로 COVID-19에 의한 증상으로 심근 손상(Myocardial injury), 부정맥,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정맥혈전, 색전증 등의 심혈관계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들도 있다[10,11]. 이들 심혈관계 증상은 COVID-19에서 나타나는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에 따른 심 부담 증가와 폐렴 및 혈전 생성에 의한 혈중 산소 농도 감소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10]. 현재 심혈관계 부작용 증상이 보고된 주요 항암치료 약물로는 신생 혈관 생성 억제제인 아바스틴(Avastin, Bevacizumab), 타이로신 키나아제(Tyrosine kinase) 저해제 계열 약물인 수텐(Sutene, Sunitinib), 넥사바(Nexavar, sorafenib), 카보메틱스(CABOMETYX, Cabozantinib) 및 황체 형성 호르몬 분비 호르몬(LH-RH) 억제제(Inhibitor) 및 작용제(agonist) 등이 있다[8].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 등의 항암치료에서는 하기도의 허파꽈리 부위에 비감염성 만성 염증 등의 원인으로 나타나는 간질성 폐렴(Interstitial pneumonitis)이 부작용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화학요법에 따른 면역 노화,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증가 및 폐 섬유아세포의 사멸이 간질성 폐렴을 유발하는 주요 기전으로 논의되고 있다.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을 진행 중인 암 환자에서 해당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SARS-CoV-2 감염은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면역관문억제제 등의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와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세포 등을 활용한 세포치료제는 종양 및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촉진하고자 설계되었으나, 면역 과활성화에 따른 자가면역 질환 및 사이토카인 폭풍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COVID-19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이 초기에 억제되지 못해 발생하는 폐를 포함한 전신의 과도한 염증반응이 중증 환자의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에서 면역 항암치료가 COVID-19에 의한 과도한 염증반응을 촉진할 경우 환자의 예후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보면, 다수의 역학 연구에서 암 환자는 COVID-19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암 환자들의 보편적 특징인 고령에 의한 면역 노화 및 림프구 감소증, 당뇨 및 심혈관계 질환 등의 동반 질환 등이 암 환자에서의 COVID-19에 의한 사망률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현재 임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여러 항암치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COVID-19의 증상 악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암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이에 대한 치료가 차질없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또는 COVID-19에 의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치료 방법 및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에 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조 문헌

1. Jing Yu, Wen Ouyang, Melvin L. K. Chua et al. SARS-CoV-2 Transmission in Patients With Cancer at a Tertiary Care Hospital in Wuhan, China. JAMA Oncol. 2020;6(7):1108-1110.

2. Gupta S, Hayek SS, Wang W, et al. Factors associated with death in critically ill patients with coronavirus disease 2019 in the US. JAMA Intern Med 2020;e203596.

3. Kuderer NM, Choueiri TK, Shah DP, et al; COVID-19 and Cancer Consortium. Clinical impact of COVID-19 on patients with cancer (CCC19): a cohort study. Lancet. 2020;395(10241):1907-1918.

4. Mary L. Disis. Oncology and COVID-19. JAMA. 2020;324(12):1141-1142.

5. Lee LY, Cazier JB, Starkey T, et al; UK Coronavirus Cancer Monitoring Project Team. COVID-19 mortality in patients with cancer on chemotherapy or other anticancer treatments: a prospective cohort study. Lancet. 2020;395(10241):1919-1926.

6. Robilotti, E.V., Babady, N.E., Mead, P.A. et al. Determinants of COVID-19 disease severity in patients with cancer. Nat Med 26, 1218–1223 (2020).

7. Wu, Q. et al. Clinical outcomes of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in cancer patients with prior exposure to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Cancer commun. 40, 374-379 (2020).

8. Derosa, L., Melenotte, C., Griscelli, F. et al. The immuno-oncological challenge of COVID-19. Nat Cancer (2020).

9. Muniyappa, R. & Gubbi, S. COVID-19 pandemic, coronaviruses, and diabetes mellitus. Am. J. Physiol. Endocrinol. Metab. 318, E736–E741 (2020).

10. Nishiga, M., Wang, D.W., Han, Y. et al. COVID-19 and cardiovascular disease: from basic mechanisms to clinical perspectives. Nat Rev Cardiol 17, 543–558 (2020).

11. MadjidM. et al. Potential Effects of Coronaviruses on the Cardiovascular System: A Review. JAMA Cardiol. 2020 Jul 1;5(7):83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