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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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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셀테크놀로지, '펩타이드 소재'로 신약 접근

입력 2016-07-25 13:11 수정 2016-08-01 08:55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다양한 분야에 적용가능한 플랫폼 기술…가능성 무궁무진

▲이태훈 노바셀테크놀로지 대표

“펩타이드 기반기술은 하나의 신약개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 소재를 개발한다고 생각한다. 펩타이드는 물질 자체를 플랫폼 기술에 비유할 수 있어, 제약을 포함한 다양한 기타 산업분야에 적용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태훈(48) 노바셀테크놀로지 대표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를 만난 자리에서 펩타이드 의약품이 제약시장에서 가지는 의미에 관해서 설명을 하며 말을 시작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시장에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등 단백질의약품 개발 열풍이 한창이지만 노바셀이 택한 전략은 달랐다.

그는 “펩타이드 의약품은 20개의 아미노산만 있으면 제조∙변형이 쉬워 다양성을 구현할 수 있다. 항체와 같은 단백질 의약품은 제조공정이 매우 까다롭지만, 펩타이드 의약품은 품질관리(QC, Quality control)가 쉽다. 공정을 할 때 필요한 정보는 펩타이드 서열과 정제도에 대한 정보만 있으면 항상 같은 의약품을 구현할 수 있어 산업화가 쉽다”고 강조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 구성요소인 20개 아미노산이 2-50개 정도 연결된 물질로 ‘단백질 기능을 가진 최소단위’로 정의한다. 그중 노바셀은 6-9개로 이루어진 펩타이드 소재 물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왜, 펩타이드인가...향후 시장성을 엿보다

펩타이드가 가지는 장점은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낼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생체 소재로써 ‘생체친화적’, ‘기능적 특이성’을 갖는다는 장점이 있다. 펩타이드 신약후보 물질은 단백질에 존재하는 뛰어난 생리활성을 가진 최소 단위를 선별해 생체 신호전달 및 기능을 조절하며, 부작용은 적으면서 소량으로도 강력한 약리작용 및 활성을 나타낼 수 있다.

이 대표는 “면역원성과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구성의 용이성 및 향후 생산공정에서의 상업성 등을 고려하여, 노바셀테크놀로지는 5~9개 정도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 후보물질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펩타이드 후보물질을 찾는 것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바이오 소재 물질을 찾겠다는 것”이라 언급했다.

펩타이드 시장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항균 펩타이드와 스킨케어 펩타이드다. 항균 펩타이드는 생물이 선천적으로 가진 항균 물질로 항균력이 뛰어나며 내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스킨케어 펩타이드도 차세대 기능성 화장품 원료 물질로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화이자, 로슈, 다케다를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가 펩타이드 안정화 기술을 이용해 주름 개선물질을 개발 중이다.

현재 회사가 지닌 주요 펩타이드 물질은 치료제 부분에서 NCP111, NCP112가 주요 물질이며, 스킨케어 부분에서 NCP101, NCP102를 확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파이프라인을 설명하기 이전에 회사가 펩타이드 소재 물질을 연구∙개발한 기술에 관해 설명했다.

◇펩타이드 더미 속 진주찾기…발굴 기술

이 대표가 강조한 회사의 기술력은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Peptide Library)이다. 펩타이드 라이브러리는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서열의 펩타이드를 구성하여 원하는 활성을 가지는 펩타이드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다국적 바이오/제약기업이 집중하고 있는 화학물질이나 단백질과 달리, 펩타이드가 가지는 효율성을 고려할 때 생명공학 벤처기업이 접근할수 있는 니치영역이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펩타이드 후보물질을 찾는 방식은 ‘PS-SPCL(Positional Screening Synthetic Peptide Combinational Library)’로 불리는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두 가지 접근 방식이다.

먼저, 무작위 펩타이드 집합체에서 유용한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PS-SPCL기술이다. 무작위 펩타이드에서 단백질, 세포와 같은 특정 물질과 반응성이 큰 후보물질을 골라내는 방법으로 동물까지 적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6개로 이루어진 펩타이드를 단 114개 집합체(시스테인 제외)에서 물질 활성을 검사하면 각 자리에 어떤 아미노산이 올 때 활성이 높은 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스크리닝(Screening) 방식으로 4700만 개 후보에서 빠르게 펩타이드 후보물질로 정할 수 있다.

두 번째는 FS-SPL(Functional screening with selected peptide library) 방식으로 앞선 방식이 ‘무작위로 짝을 찾는다’면, 이 방식은 중요한 기능을 하는 ‘물질X’를 미리 선정한 후 펩타이드 라이브러리를 진행해 적합한 물질을 골라내겠다는 것이다. 즉, '의도를 가지고' 스크리닝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의 접근방법에 활용되는 기술과 경험이 노바셀테크놀로지에서 그간 구축한 프로테오믹스 (Proteomics) 기술이다.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이용해 축적한 어떠한 단백질군이 생체의 특정 생리작용에 중요한 가에 대한 정보를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구성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회사 핵심 기술인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기술이 포항공대 연구실에서 20년 동안 연구 진행을 한 경험이 있는 안정적인 기술임을 강조했다.

▲출처: 노바셀제공

◇펩타이드 ‘NCP112’, 진화하다

이번에 새롭게 발굴한 NCP112는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기술을 어떻게 접목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기존 NCP111은 포밀펩타이드 수용체(FPR2)의 활성화를 통해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6개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로 PS-SPCL기술로 찾은 펩타이드다. FPR2는 면역세포가 선천적으로 지닌 수용체로 병원균이 몸 속으로 침입할 경우 그들이 가진 화학적 구조의 특징을 인식해 면역세포가 싸울 수 있게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노바셀은 여기서 한 단계를 더 나아갔다. NCP112에 항균기능을 추가한 것, 앞서 소개한 FS-SPL기술을 통해 원하는 균에 항균기능을 가진 펩타이드를 발굴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기존 NCP111이 지닌 아미노산 서열과 새로 찾은 항균 서열이 겹치는 것에 착안해 복합 펩타이드를 만든 것이다. 진화한 NCP112는 항균과 면역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기능이 향상되고 ‘펩타이드 소재’로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

◇NCP112를 통해 본 사업화 전략, 아토피에서 패혈증까지

노바셀은 고려대 의과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NCP112가 가장 일반적인 아토피 피부염 모델인 DNCB에서 기존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Dexametasone)과 동등내지 우월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생리학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에 가까운 Capsaicin-induced 모델에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덱사메타손에 비해 효능이 뛰어났다.

NCP112와 유사한 아토피치료제로 파마리서치와 스웨덴 기업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37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LL-37이 있다. LL-37은 NCP112와 같이 항균성을 가진 펩타이드 서열과 FPR2에 결합하는 부위를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NCP112가 작용하는 원리와 거의 비슷하지만 당사의 후보물질의 크기가 훨씬 작아 상업화에 더 유리할 것”이라 언급했다. NCP112는 이외 현재 적응증을 확대해 아토피와 유사한 기전을 가진 건선치료제, 천식치료제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NCP112는 화상·창상감염에 주요 원인균인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이나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균 중 하나인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과 같은 다양한 박테리아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도 항균기능이 검증돼 적응증을 확대해 항생제, 패혈증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특히 그람음성균인 녹농균은 최근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들이 등장하면서, 미국질병관리본부가 선정한 ‘심각(Serious)’에 분류돼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NPC112 기반 항생제는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레고켐이 그람음성균 항생제인 세파계 항생제 LCB1-0200를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특정분야에 국한된 의약품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가능한 범용적인 펩타이드 소재를 발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주력하는 것은 펩타이드 소재로 단기적으로는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여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항생제를 비롯한 피부/면역 관련 펩타이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노바셀 파이프라인 현황출처: 노바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