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韓바이오 올해의 기업·인물 ‘삼바·서정진’ “3년째”

입력 2023-06-15 09:46 수정 2023-06-16 10:56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창간 7주년 CEO설문조사①] 국내 바이오기업 CEO 71명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인물은?..국내 여전히 ‘CMO·시밀러’ 영향력 우위, 신약분야는 ‘성과 바이오텍’ 중심..‘부동의 1위’ 서정진 회장 영향력 확대., ‘흑자전환 증명’ 이상훈 ‘약진’

▲왼쪽부터 서정진 셀트리온(Celltrion) 회장,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표,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LegoChem Biosciences)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Samsung Biologics)가 국내 바이오기업 대표(CEO) 71인이 선정한 ‘2023년 올해의 기업(Company of the Year)’으로 선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Celltrion)으로부터 1위를 넘겨받은 후, 3년 연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지난해 과반수의 표를 얻는 것에 비해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살짝 줄어든 경향을 보였다.

'2023년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로는 서정진(Seo Jung-jin) 셀트리온 회장이 2019년부터 5년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보다 영향력이 커진 모습을 보여줬다. 경영일선에서 떠난지 2년만인 지난 3월 경영에 전격 복귀한 서 회장이 기존에 구축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확장,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15일 바이오스펙테이터(BioSpectator)는 창간 7주년을 맞아 바이오기업 CEO 71명을 대상으로 ‘국내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과 인물은?’이라는 질문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71명이 답했으며, 인물 항목에서 중복응답 1건을 포함해 집계했다.

새롭게 나타난 변화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2년이상 장기화되면서, 바이오텍과 실질적인 공동개발과 라이선스딜, 전략적투자(SI)를 단행하는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셀트리온과 유한양행(Yuhan)이 각각 2위, 3위로 이름을 올리며, 이전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의 인물 부문에서 변화는 더 두드러졌다. 이상훈(Sang Hoon Lee)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표가 2위로 치고 올라왔으며, 3위로 김용주(Yong-Zu Kim)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LegoChem Biosciences)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사노피(Sanofi)와의 라이선스아웃 딜 이후 기술료(개발 마일스톤)만으로 국내 바이오텍으로서 첫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바이오텍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준 것이 큰 공감을 이끌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레고켐바이오 역시 지난해말 암젠(Amgen)과 라이선스딜을 성사시키는등 글로벌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딜을 체결하면서, 최근에는 물질을 도입하는 움직임까지 더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2년연속 영향력 있는 인물 2위에 올랐던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순위에서 제외됐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바이오텍에 ‘제로(0) 투자’에 가까운 행보를 이어오면서, 급격하게 냉각된 투자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새로운 인물의 출현은 없었다. 계속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원받아야 하는 바이오텍 업계의 특성상 아쉬운 부분이다.

국내 여전히 ‘CMO·시밀러’ 영향력 우위..신약분야는 ‘성과 바이오텍’ 중심

올해의 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5.1%(31표)를 차지하며 영향력 1위 기업으로 선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기업 영향력 부문에서 2020년 20.4%(2위)→2021년 42.6%(1위)→2022년 51%(1위)의 입지를 공고히하고 있다. 전체 비중은 지난해 대비 약 6%포인트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연간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CMO 수요와 바이오의약품 산업 성장세 등을 고려해 2조원을 투자해 제5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오는 2025년 4월 5공장이 가동이 시작되면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1위 규모 CMO 기업으로서 그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리게 된다. 잇따른 수요를 대변하듯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화이자의 다품종 바이오시밀러 포토폴리오를 위탁생산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위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는 배경은 단순 생산규모 만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글로벌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ADC 생산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파트너십과 M&A를 고려하고 있으며,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항체 엔지니어링 없이 위치특이적인 접합기술을 가진 스위스 아라리스(Araris)에 투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까지 ADC 상업생산 역량을 갖출 예정이다.

비슷한 움직임으로 론자(Lonza)는 이번달 초 ADC 분야의 딜 메이커인 시나픽스(Synaffix)를 1억유로에 사들였다. 시나픽스는 최근 ADC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딜 움직임을 보여준 회사이며, 위치특이적 접합기술과 페이로드(payload)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텍이다. 론자는 시나픽스 인수를 통해 ADC 개발 초기 발굴부터, 개발, 스케일업, 상업화 단계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0년 42.6%(1위)→2021년 23.5%(2위)→2022년 12.5%(2위)로 1위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지만, 올해 11표를 얻으면서 15.5%(2위)로 다시 소폭 영향력을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 배경으로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시장에서 ‘램시마SC’와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Yuflyma)’ 등 출시할 예정이며, 서정진 회장 복귀를 발판으로 올해말부터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실제 최근 1~2년사이 국내외 바이오텍과 여러 모달리티(modality)에 걸쳐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딜을 체결해왔다.

셀트리온은 최근 1~2년사이 국내 ADC 피노바이오(Pinotbio), 항암바이러스(oncolytic virus, OV) 진메디신(Genemedicine), 항체 지뉴브(Genuv), 마이크로바이옴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Liscure Biosciences) 등과 신약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한 셀트리온은 해외 회사로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펀드와 함께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에 47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최대지분(47.05%)을 확보했으며, 미국 라니 테라퓨틱스(Rani Therapeutics)와 스텔라라, 휴미라 등의 경구용 항체시밀러 개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3위는 유한양행으로 12.7%(9표)로 순위는 작년과 동일하지만, 영향력은 지난해 8.3%(6표)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제2의 ‘렉라자®(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발굴하기 위해, 최근 2~3년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도 가장 활발한 라이선스인(L/I) 및 전략적투자(SI)를 이어오고 있다. 유한양행은 종양, 대사질환, 중추신경계(CNS) 3개 분야에 연구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렉라자는 국내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쓰이며, 글로벌에서는 얀센 파마슈티컬(Janssen Pharmaceuticals)이 병용요법으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변화로 유한양행은 올해 3월 R&D 전담 사장으로 김열홍 고려대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를 선임했다. 이를 계기로 기존 R&D본부 산하의 중앙연구소와 임상의학부문을 사업본부급으로 격상해 중앙연구소와 함께 김 사장 직속으로 개편했으며, R&BD 본부장으로 한미약품 출신의 이영미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어 4위 에이비엘바이오 9.9%(7표), 5위 레고켐바이오 4.2%(3표)를 차지했다. 각각 국내에서는 이중항체와 ADC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회사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바이오스펙테이터 CEO 올해의 기업부문 설문조사에서 바이오텍이 제약사를 제치고 처음으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으며,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국내 대표 바이오텍으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사노피와 전임상 단계의 파킨슨병 신약 'ABL301'에 대한 계약금 7500만달러를 포함한 최대 10억600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스아웃 딜을 체결했으며, 이후 임상개발 진전에 따라 사노피에서 2차례에 걸쳐 단기마일스톤으로 총 4500만달러를 모두 수령했다. 이를 동력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2억원을 기록하며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부문에서 6개의 이중항체 프로그램에 대한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토포이소머라아제I(TOP1) 페이로드 기반의 이중항체 ADC 개발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으며, BBB 이중항체 적용범위를 다른 질환과 모달리티까지 확대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ADC 링커기술을 가진 대표 회사로서 지난해말 암젠과 ADC 발굴딜을 체결하는 등 업계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항암제 부문에서 HER2 ADC ‘엔허투’의 성공 이후 글로벌에서 ADC 기술을 확보하려는 딜 움직임이 공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게다가 레고켐바이오의 자체 ADC 프로그램이 임상개발에 들어가면서, 연구개발 단계에서 임상단계 회사로 전환되고 있다. 그 첫 걸음으로 레고켐바이오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TROP2 ADC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신청했다.

6위로 LG화학 2.8%(2표)를 차지했다. LG화학은 올해 1월 5억66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인수합병을 마무리하면서, 신약개발 의지를 드러낸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밖에 '뚜렷한 기업이 없다’는 의견도 4.2%(3표)가 나왔으며, 이외 1표가 나온 결과는 ‘그외’로 집계했으며 5.6%(4표)를 차지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CEO 7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부동의 1위’ 서정진 회장 영향력 확대..‘기술수출로 흑자전환 증명’ 이상훈 ‘약진’

‘2023년 올해의 인물’ 설문으로 서정진 회장이 5년 연속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23%(16표)에서 올해 38%(27표)로 영향력이 확대된 결과가 얻어졌다. 서 회장은 복귀 이후 공식자리에서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매출비중을 6:4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신약개발 제약사로 전환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신약개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순위에서 제외된 것을 제외하고는 대상 인물에는 큰 변동은 없었다. 2022년 인물 순위는 서정진 회장에 이어 황만순 2위(10.7%), 공동 3위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와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가 7.2%(5표), 4위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5.8%(4표)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에서 2위는 이상훈 대표 11.3%(8표), 3위 김용주 대표 8.5%(6표)로 꼽히면서, 이전보다 영향력이 커진 결과가 도출됐다. 이제 제약·바이오 업계가 R&D 성과를 보여주는 인물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상훈 대표의 영향력이 커진 배경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흑자전환과 이중항체 임상개발을 이끌어온 리더십이 업계에서 인정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대내외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상장이후 4년반동안 유상증자 등 추가 자금조달없이 기술이전만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기술료로 총 1억3800만달러를 수령했다(2023.05 기준).

김용주 대표는 ADC 플랫폼 대표 회사로 기존의 파트너십에 이어 추가로 암젠과의 파트너십을 이끌어냈으며, 사이언스 중심의 R&D와 신약 후보물질을 임상개발로 끌고가려는 의지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약개발 업계의 맏형으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전념하는 연구자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동 4등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각각 7%(5표)로 동일 표를 얻었다. 이재용 회장은 바이오업계의 인물로 보기에는 어색한 측면이 있지만,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때 동행한 자리에서 반도체산업의 성공을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투영된 것으로 비쳐진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대표이면서, 지난 2021년 바이오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국내 바이오생태계 조성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측면이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물 영향력 설문에서 ‘뚜렷한 인물이 없다’는 의견이 9.9%(7표)를 차지했다. 이외 1표가 나온 결과는 ‘그외’로 집계했으며 18.3%(13표)를 차지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 7주년 설문 참여 기업들>

나손사이언스,네오이뮨텍,넥스아이,넥스트젠 바이오사이언스, 노벨티노빌리티, 뉴라메디, 듀셀바이오테라퓨틱스, 드노보바이오테라퓨틱스, 랩지노믹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루닛, 마이크로바이오틱스, 머스트바이오, 메디픽, 바이오밥에이바이오, 브렉소젠,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사이러스 테라퓨틱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스탠다임, 스파크바이오파마, CJ 바이오사이언스, 아름테라퓨틱스, 아밀로이드솔루션, 아벨로스 테라퓨틱스, 아이비스바이오, 아이엔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아이진, 알지노믹스, 알테오젠, 애스톤사이언스, 앱클론, 에이비엘바이오, 에이피트바이오, 에임드바이오, 엔게인, 엘마이토 테라퓨틱스, 오름 테라퓨틱, 오토텔릭바이오, 와이바이오로직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웰마커바이오, 유바이오로직스,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 인세리브로, 인투셀,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입셀, 제노스코, 지노믹트리, 지놈앤컴퍼니, 지니너스, 지아이이노베이션, 지투지바이오, 진코어, 체크메이트 테라퓨틱스, 카나프 테라퓨틱스, 큐로셀, 큐리언트, 테라펙스, 트리오어,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티움바이오, 티카로스, 파멥신, 펨토바이오메드, 프로지니어, 피노바이오 등 71개 기업(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