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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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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스테이지에서 모두 양자(養子) 보내면 되겠나"

입력 2017-04-20 07:20 수정 2017-04-20 07:20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묵현상 KDDF단장 "3상까지 직접하는 기업 필요..정부가 마중물 역할 해야"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이 우리 주력산업이 되려면 얼리 스테이지(early stage, 초기단계)에서 모두 양자(養子) 보내는 구조는 곤란하다."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은 19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글로벌 기술이전에만 초점을 맞춘 산업과 정책의 목표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묵 단장은 "(신약의 경우) 얼리 스테이지에서 기술이전을 하게 되면 개발을 직접 완료해 판매할때보다 10분의 1 정도의 수익밖에 기대할 수 없다"면서 "기술이전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약물은 끝까지 개발해서 글로벌 시장에 직접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제약기업의 매출이 1조원 안팎에 불과한 국내 산업 구조에서는 임상 3상까지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자본의 경험, 자신감의 축적도 부족한 현실. 결국 정부가 일정부분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BTG(British Technology Group)가 그러한 예다. 영국의 연구성과가 미국에서 사업화돼 거꾸로 기술료를 지불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영국정부는 출자를 통해 BTG를 설립했다.

묵 단장은 "이 회사가 5개의 미국 임상 3상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으며 이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시가총액만 4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국내 역시 정부 주도의 이런 프로젝트를 검토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결국 대형기업 즉 메가기업의 등장은 바이오산업 생태계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상장만이 거의 유일한 투자금회수(엑시트) 수단인 국내에서 메가기업은 M&A라는 새로운 엑시트 창구가 될 수 있다. "메가기업이 바이오생태계의 완성"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묵 단장은 "바이로메드가 모든 리스크를 기업이 감내하면서 글로벌 임상 3상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가혹하다"면서 "영국조차도 사회적 안전망을 갖고 있는데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