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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위치 아닌 ‘바이오 마커’ 따른 항암제 허가, 첫 사례 나와

입력 2017-05-26 12:58 수정 2017-05-29 04:22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FDA, ‘MSI-H’ㆍ‘dMMR’ 마커 가진 암 환자에게 키트루다 적용 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23일(현지시각) 특정 바이오 마커가 있는 암환자에 대한 치료제의 신속 승인을 결정했다. 이는 종양의 위치에 따라 구별된 암 종이 아니라 일반적인 바이오 마커 기반의 항암제에 대한 첫 번째 승인이다.

키트루다(Keytruda)는 절제가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고형암을 가진 성인 및 소아 환자 가운데MSI-H 또는 dMMR로 불리는 바이오 마커가 있는 환자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전의 항암치료 이후 진행된 고형암 환자 및 선택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없는 환자와 특정 화학항암제 투여 이후 진행된 대장암 환자도 적용 가능하다.

FDA 종양센터 (Oncology Center of Exellence)의 센터장이자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의 혈액종양내과를 총괄하고 있는 리차드 파즈두(Richard Pazdur)박사는 “지금까지 FDA는 폐암이나 유방암 같이 종양이 시작되는 부위를 기반으로 항암치료제를 허가했는데, 이번 신약은 종양의 부위와 관계없이 바이오 마커를 기준으로 승인됐다”면서 “이는 항암치료 영역의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첫 사례”라 전했다.

MSI-H/dMMR 종양은 세포 내 손상을 입은 DNA가 적절히 복구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가장 많이 발견되는 환자군은 대장암, 자궁내막암, 소화기암이고, 유방암, 전립선암, 방광암, 갑상샘암 등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약 5%의 전이성 대장암 환자가 MSI-H/dMMR 종양에 해당한다.

총 5건의 임상연구를 통해 모집된 총 149명의 바이오 마커 보유 환자들은 대장암, 자궁내막암, 소화기암 등 15종의 암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키트루다를 투여 받은 대상자 중 39.6%가 약물반응을 보였고, 이 중 78%는 6개월 이상 반응이 지속됐다.

키트루다의 이번 승인은 신속승인절차를 통한 것으로 정식 승인을 위해서는 예상되는 임상적 이점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연구를 수행해야 하며, 머크는 현재 해당 바이오마커를 가진 종양 환자에 대한 추가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PD-1/PD-L1의 면역억제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항암제로, 전이성 흑색종, 비소세포성 폐암, 재발성 또는 전이성 두경부암 등의 치료제로 이미 FDA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기존에는 바이오 마커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유방암, 대장암 등 특정 암에서 연관성이 확인된 마커들만 사용이 인정됐는데 그런 특정암의 마커가 아닌 암에 대한 일반적인 바이오 마커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분자진단업계에서도 환영의 분위기다. 유전체분석기업인 EDGC의 최경환 수석연구원은 “이전보다 광범위한 바이오 마커 활용이 가능해져 동반진단(CDx)의 활용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양 위치 아닌 ‘바이오 마커’ 따른 항암제 허가, 첫 사례 나와

▲MSD(머크)가 진행한 5개의 임상시험 내역 요약 (http://www.accessdata.fda.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