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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난징레전드 CAR-T, 올해 ASCO의 '다크호스' 급부상

입력 2017-06-12 07:39 수정 2017-06-12 13:07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새 타깃 CAR-T, 반응률 100%, 큰 부작용 없다" 임상결과로 주목...내년초 美 임상계획

▲완홍 차오(Wanhong Zhao) 박사, ASCO Press center

올해 세계 최고의 암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7'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s) 치료제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카이트파마, 노바티스, 주노 테라퓨틱스, 셀렉틱스 등이 꼽히는 가운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중국 ‘난징 레전드 바이오텍(Nanjing Legend biotech)’가 출현한 것이다.

난징 레전드 바이오텍은 이번 학회에서 재발 혹은 치료저항성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LCAR-B38M’을 투여한 임상에서 종양감소를 평가하는 기준인 객관적 반응율(objective response) 100%에 도달했으며, 큰 부작용 또한 없다고 발표했다.

이번 ASCO에서 난징 레전드라는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한 것은 여러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먼저 CAR-T 치료제가 BCMA라는 새로운 타깃에 대해 유효하다는 것을 검증했다는 점이다. 현재 상업화에 가장 가까운 CAR-T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CTL019’와 카이트파마의 ‘KTE-C19’로 현재 미국 FDA로부터 신속심사(priority review)를 승인 받아 심사가 진행중이다. 두 약물은 모두 CD19를 겨냥하고 있으며, 노바티스는 급성백혈병 그리고 카이트파마는 비호지킨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

CD19를 타깃으로 하는 CAR-T 치료제가 그동안 우수한 효능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타깃'에 대한 주목할 만한 임상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CAR-T가 CD19에만 적용가능한 개념이 아니냐는 부정적 견해도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난징 레전드가 BCMA라는 새로운 타깃에 대한 CAR-T 치료제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

다음으로는 확장성이다. BCMA라는 새로운 치료타깃을 겨냥하면서, 불치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다발성골수종이라는 새로운 적응증에서 효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다발성골수종은 재발이 잦으며 완치 개념이 없는 혈액암이며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 고약한 암종의 하나로 알려져있다.

이외에도 난징 레전드는 중국의 바이오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BCMA는 글로벌 CAR-T 치료제 그룹이 활발하게 연구∙개발하고 있는 타깃으로 블루버드 바이오(Bluebird Bio)-셀진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가장 앞서간다고 평가받았지만, 난징 레전드가 ASCO에서 우수한 임상결과를 발표하면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CAR-T 치료제 임상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그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난징 레전드의 우수한 임상 1상 결과..."2019년 미국시장에 침투할 것"

난징 레전드의 LCAR-B38M는 성숙한 B림프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수용체인 BCMA를 겨냥하는 anti-BCMA CAR-T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3번으로 나눠(20%, 30% 50%) 1주일에 걸쳐 환자에게투여됐으며, 첫 투약 후 빠르면 10일 안에 약물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발 혹은 치료저항성 다발성골수종 환자에 CAR-T 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2개월 내에 94%의 환자에서 종양이 소실되는 관해(remission)가 나타났으며, 일정기간내 종양감소를 나타내는 객관적 반응율은 100%였다.

19명의 환자를 4개월 이상 추적했을 때 국제골수종실행그룹(IMWG)의 유효성 평가기준에 따르면 14명에서 환자골수와 혈청에서 형질세포(plasma cell)가 발견되지 않는 엄격한 완전반응(sCR, stringent complete response), 4명에서 매우 좋은 부분반응(very good partial remission), 나머지 1명은 종양이 소실되는 부분반응(partial response)이 나타났다. 이후 5명의 환자에서 1년 이상에서도 엄격한 완전반응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85%의 환자에서 사이토카인 신드롬(CRS, cytokine release syndrome)이 나타났지만, 면역활성분자 IL-6를 억제하는 항체인 토실리주맙(tocilizumab)을 주입해 통제가능했다. CRS는 CAR-T 치료제 주입에 따라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지난달 카이트파마에서 사망환자가 발생하면서, 다시금 CAR-T 치료제에 대한 안정성 문제가 제기된 신경부작용은 보이지 않았다.

LCAR-B38M 임상을 책임지고 있는 완홍 차오(Wanhong Zhao) 책임자는 발표에서 “CAR-T 치료제는 다발성골수종을 치료하기 위한 혁신적인 면역치료제”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1상 임상에 참여했던 의료기관 4곳에서 100명의 환자를 등록하고, 2018년 초에 미국에서도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며 "BCMA CAR-T 치료제가 1차 치료제로서 새롭게 진단받은 다발성골수종 환자에서도 효능을 가지는지 평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BCMA CAR-T 치료제를 둘러싼 각축전, '이제 시작'

같은 BCMA를 타깃으로 하는 CAR-T 치료제로 미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블루버드 바이오-셀진의 임상결과는 어땠을까. 블루버드-셀진은 ASCO 2017에서 현재 진행중인 CRB-401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은 난징 레전드와 같은 재발 혹은 치료저항성 다발성골수종 환자로 총 18명에서 진행했다. 임상결과 환자에서 보인 객관적 반응률은 89%. 구체적으로 73%는 VGPR 이상의 반응을 보였고, 27%에서 CR이 나타났다. 이외에도 노바티스, 미국국립 암연구소(NCI)와 주노 테라퓨틱스가 BCMA CAR-T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가장 일반적인 CD19를 겨냥하는 치료제와 혈액암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BCMA라는 치료타깃을 검증하고 다발성골수종으로 적응증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아직까지는 소규모 환자에서 임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난징 레전드와 블루버드 바이오의 CAR-T 치료제에 대해 우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징 레전드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대한 의문에 "지난해까지 중국은 지방자치단체 승인하에 활발한 CAR-T 치료제 임상을 진행했었기 때문에, 난징 레전드의 존재가 갑작스럽다고 만은 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큐로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CAR-T 치료제 전문 바이오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