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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급여적용 '퍼제타' 병용투여.."ASCO서 큰 효과無"

입력 2017-06-08 10:27 수정 2017-06-08 10:27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퍼제타 허셉틴 병용투여, 허셉틴 단독투여군과 비교해 침습적 무진행율 '0.9%' 차이..."항암효과에 큰 차이 없어"

유방암 환자에서 기존 치료제인 허셉틴에 로슈의 '퍼제타(Perjeta, pertuzumab)'를 추가 병용투여했을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만, 효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임상결과가 발표됐다. 퍼제타는 이달부터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허셉틴·도세탁셀과 병용투여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2017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군터 본 민크비츠(Gunter von Minckwitz) 독일 German Breast Group(GBG) 회장은 4805명의 HER2 양성 초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APHINITY'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일차 충족점으로 평가된 항목은 3년후 침습적 무진행률(IDFS, invasive disease-free survival)로 허셉틴을 투여한 환자에서 93.2% 퍼제타와의 병용투여군에서는 94.1%로 나타났다(P=0.045). 통계적 유의성은 있지만 실제 퍼제타를 추가 투여함에 따라 침습적 무진행률의 차이는 0.9%에 불과한 것.

다만 전체 임상을 진행한 환자군의 63%에 해당하는 림프샘 양성 환자으로 한정하면 90.2% vs 92%로 차이가 더 컸다. 림프샘 음성 환자군에서는 대조군과 비교해 퍼제타 병용투여에 따른 항암효과에 차이가 없었다.

로슈는 위험도가 높은 환자군에서 병용투여 효과가 더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로슈 임상개발 담당자는 "아직 초기연구단계이긴 하지만, 퍼제타를 추가투여할 경우 침윤성 유방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19% 감소했다"며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더 큰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등급 이상의 부작용으로 퍼제타를 추가투여할 경우 대조군에 비해 설사(diarrhea)를 보이는 환자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9.8% vs 3.7%).

이번 ASCO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허셉틴의 바이오베터인 퍼제타가 설사등 부작용이 있고 효과가 더 좋아진다는 입증에 실패해 미국에서는 더이상 병용투여를 권하지 않기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APHINITY 임상결과는 최고 권위의 임상저널인 NEJM에 "Adjuvant Pertuzumab and Trastuzumab in Early HER2-Positive Breast Cancer"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NEJM 리뷰를 진행한 캐시 밀러(Kathy Miller) 임상의는 "APHINITY는 HER2 양성환자에 약물을 추가하는 식의 마지막 임상프로젝트가 돼야 한다"며 "단순히 HER2 양성을 가지는 환자에 계속적으로 치료법을 추가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으며, 효용에 대비해 약물독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임상결과 발표에 따라 급락한 로슈 주가, 구글 참조

HER2는 유방암에서 과발현해 암세포의 성장∙전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수용체로 약 25% 환자에서 발현한다. 두개의 HER2 수용체가 결합, 이량체(dimer)를 형성하면서 활성화되는데 허셉틴은 HER2에 결합해 암세포에 핵심적인 신호전달과정을 차단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원리다.

문제는 HER2가 HER2/HER2 이량체를 형성하는 것 외에도 HER3를 포함한 다른 HER 수용체와도 결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허셉틴에 대한 '우회경로'를 만들게 된다. 반면 퍼제타는 HER2가 다른 수용체와의 결합부위에 결합하는 작용기전을 갖기 때문에 허셉틴과 병용투여할 경우 더 큰 치료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2017 AACR 초록: LBA 500(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