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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사장이 '삼성' 아닌 'TSMC'를 롤모델로 말한 까닭

입력 2017-07-27 09:37 수정 2017-07-27 09:3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TSMC, 반도체 파운드리 점유율 50% 넘는 공룡기업..삼성바이오도 올 연말 세계 최대 생산능력 보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당면) 목표는 베링거인겔하임과 같은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와 경쟁하는 것이지만, 결국 도전 과제는 의약품을 자체 생산하는 바이오기업(in-house Biopharma)과 경쟁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유럽의 바이오의약품 전문매체인 'BioPharma-Reporter'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패러다임을 자체 생산에서 위탁 생산으로 바꾸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수요는 약 400만 리터로 CMO 용량은 25% 수준인 100만리터"라면서 "바이오의약품의 CMO 생산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할 여력이 없는 바이오텍뿐 아니라 갑작스런 제품 수요로 신속하게 생산량을 늘리거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생산공장 추가 확보가 필요한 빅파마들을 CMO 영역으로 끌이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빅파마 관점에서 Capex(설비투자) 절감과 투자 위험 최소화,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공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면서 "바이오의약품 생산비용이 원가의 10% 미만이지만 대규모 (CMO) 공장을 통하면 더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CMO의 장점은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동시 공정 기술(바이오리액터 엔지니어링, 건설, GMP 등)로 공장 건설기간을 경쟁업체에 비해 40%가량 단축해 경쟁 CMO업체보다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3개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면서 얻은 노하우"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전은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와 같은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등을 위해 아웃소싱(outsourcing)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단적으로 스마트폰의 심장인 모바일 프로세서(AP) 빅2 기업인 애플과 퀄컴 역시 파운드리에 의존한다.

그 대표주자가 대만의 TSMC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2016년 TSMC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5%에 이를 정도로 독보적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만 해도 14조원에 이른다.

김 사장은 "반도체산업에서 배운 아웃소싱 모델의 교훈이 CMO분야에 도움이 될 것"면서 "올 연말 3공장까지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년만에 세계 최대 규모인 36만 2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유일한 CMO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계약 규모는 32억 달러로 7곳의 고객사로부터 10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