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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전이성 유방암 치료 'PI3K 억제제' 개발 중단"

입력 2018-06-05 17:14 수정 2018-06-05 17:14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ASCO 학회서 임상 3상 결과 밝혀.."환자군 17% 독성" 공개

로슈가 'PI3K 억제제'의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 획득을 향한 모험을 끝냈다.

로슈는 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 미국임상종약학회 연례행사에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타셀리십(Taselisib)의 병용투여가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얻었다며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뉴욕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Memorial Sloan Kettering) 암센터의 Jose Baselga 박사는 "유방암에서 PI3K 신호체계를 타깃하는 효과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타셀리십은 PIK3CA 유전자의 변형으로 생산되는 PI3K-alpha 변형 단백질을 차단하는 'first-in-class' 약물이다. PI3K-alpha는 인접조직에의 종양침윤과 전이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에스트로겐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40% 가량이 해당 변이를 나타낸다.

이번 임상은 아로마타아제 억제치료 이후 재발한 에스트로겐수용체 양성/HER2 음성(ER+/HER2-) 전이성 유방암을 가진 폐경기 여성환자 5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참여자들은 무작위로 위약군(n=176)과 타셀리십 적용군(n=340)으로 나눠져 항호르몬제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를 공통 적용한 가운데 타셀리십의 위약대비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타셀리십 적용군에서 종양의 진행 위험성이 30% 가량 낮게 나타났으며 무진행생존기간(PFS)도 위약군 대비 2개월(위약군 5.4개월/ 타셀리십군 7.4개월) 길어진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대한 것보다 효과가 미미했다.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은 것은 독성 문제였다. 타셀리십을 적용받은 환자군에서 17%가 독성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을 중단했다. 위약의 2%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타셀리십 적용군에서 발생한 3등급 이상의 약물부작용 반응은 설사(12%), 고혈당(10%), 대장염(3%), 위염(2%) 등이 있었다.

사실, 그동안 PI3K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들은 실패를 거듭해왔다. 길리어드의 Zydelig 역시 부작용으로 인해 실패했고, AbbVie 역시 인상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로슈는 희망을 놓지 않고 이번 임상3상을 진행했지만 역시나 부작용으로 인해 고배를 마시게 됐다.

로슈는 "타셀리십이 효과를 보이긴 했지만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부작용과 이익을 비교해봤을 때 그 이익이 미미하다고 판단된다. 이번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이상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슈는 이어 "우리는 치료적 선택이 제한적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