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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억의 테크노트]굿 닥터, '中의료시장 아마존' 기대

입력 2018-10-29 09:14 수정 2018-10-29 09:14

김태억 KDDF 본부장

'굿 닥터' 플랫폼 가진 'Ping An Healthcare' 11억弗 규모로 홍콩증시 상장..중국 의약품 공급네트워크 확보로 '중국판 아마존' 주목..환자진료정보 빅데이터도 잠재력 충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바이오기업은 2018년 10월 현재 모두 22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Sinopharm, Wuxi Biologics, CSPC, China Resource Pharma Group, Shanghai Fosun Pharma 등이 있으며, 나스닥에 상장된 Beigene은 홍콩증시에도 동시 상장되어 있고 Zai Lab 역시 홍콩 증시 동시상장 예정이다. 홍콩 증시가 우리나라의 기술특례상장 제도와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국의 코스닥, 미국의 나스닥과 함께 세계에서 바이오제약 분야 투자가 가장 활발한 3대 증시 중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8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체 중 역사상 가장 높은 공모가를 기록한 기업은 우리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중국의 평안보험 자회사인 'Ping An Healthcare and Technology Co Ltd (1833.HK)'이다. Ping An Healthcare는 세계적으로 잘알려진 기관투자자들인 싱가폴 국부펀드, 캐나다 연금펀드, 소프트뱅크, SBI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인 굿 닥터(Good Doctor)를 통해 홍콩 증시 역사상 가장 큰 11억 달러 규모로 2018년 상장에 성공했다.

굿 닥터의 홍콩 증시 성공적 상장은 그 규모뿐만 아니라 세계 2위의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헬스케어 시장에 중국판 아마존이 등장했다는 사실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아마존이 미국의 온라인 의약품공급 업체인 Pillpack을 인수하면서 미국 의약품 공급 네트워크에 격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듯이 굿 닥터 역시 미용, 건강, 의료, 진료 등 온라인 헬스케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뿐만 아니라 온라인-오프라인 의약품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연매출 175조원 규모의 중국 의약품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이자 향후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여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중국의 디지털헬스케어 시장규모는 62조원에 이르며 2020년에는 125조원으로 전세계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2016년 3.5조원, 2019년 6.4조원에 불과하다). 이는 14억 인구라는 수요자의 규모는 물론이고 다른 몇가지 장기 구조적인 요인들 때문이기도 하다. ①중국 전역에 분산된 인구대비 도시지역에 밀집된 병원의 지리적 분포 ②고령화와 소득수준 상승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로 매년 새롭게 신설되어야 할 병상수가 최소 400개 이상인데 반해 필요한 의료진 공급부족 및 정부의 의료재정 적자의 가파른 상승(2025년 375조원 예상) ③입원환자의 50%가 전체 병원 중 5%를 차지하는 3급 병원에 집중되는 심각한 수요공급의 불균형과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질적 수준에 대한 보편화된 불신 등 3대 구조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잠재수요 외에도 중국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의 빠른 성장을 가능케하는 중국만의 자원과 인프라 역시 매우 중요하다. ①중국은 2003년부터 개인건강기록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2009년 국가 전체적으로 표준화된 EHR을 도입해서 PHR과 EHR 모두 2020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②도시별 특성을 고려하여 선정된 상해, 북경, 저장, 서천 등을 대상으로 PHR, EMR, EHR 기반의 지역별 원격시범사업 진행을 통해 얻어진 경험과 지식,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 ③텐센트 (DoctorWork), 바이두(Melody), 알리바바(Ali Health), 평안그룹 (GoodDoctor) 등 온라인 플랫폼 기반 라이프로그 빅데이터와 Beijing Genome Institute의 유전자 분석정보, China Kadoorie Biobank 등에 구축된 51만명의 만성질환 환자정보 ④이러한 다양한 정보소스들을 통합할 수 있는 기술표준인 OpenEHR 시스템 확대적용 및 AI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에 쏟아붓는 엄청난 규모의 정부 및 민간투자 등 중국만의 자원과 인프라 특성을 고려한다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중국의 독보적인 위치가 앞으로도 점점 더 강화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굿 닥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 2위 규모의 헬스케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의 보건의료 시장환경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이 결합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Berkshire Hathaway에 이어 전세계 2위의 보험회사로 시가총액은 1800억 달러(204조원)이며 연 매출액은 158조원에 달하는 평안보험이라는 자회사의 존재 역시 굿 닥터의 향후 비즈니스 모델이 어디까지 확장되어나갈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먼저 굿 닥터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자. 굿 닥터는 현재 온라인 일반의약품 판매, 미용 및 건강관련 제품 컨설팅, 온라인 주치의 서비스, 헬스케어 관련 스마트폰 어플에 실리는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굿 닥터 온라인 어플을 이용하는 중국인은 현재 3900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텔레메디신 플랫폼에 등록된 환자수는 1억 9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관련해서 사용자 등록 증가율을 보면 2015년 3000만명에서 2017년에는 1억 9000만명으로 연평균 증가율 152%를 기록했으며 일단위 컨설팅 제공 회수 역시 2015년 4만건에서 2017년 3700만 건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204% 였다. 게다가 모회사인 평안보험과 연계한 중국내 200여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건강검진 및 관리 서비스 사용자수가 150만명임을 고려한다면 향후 굿닥터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축될 총 사용자 수는 쉽게 2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굿 닥터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대부분은 일반의약품 및 건강관련 제품의 매출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광고와 주치의 서비스 등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는데, 이 분야는 굿 닥터가 AI 기술개발과 함께 향후 주력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현재까지 굿닥터의 재무상태는 적자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에 투자되는 비용 4.8억 위안을 비롯해서 2017년 총 투자액이 28억 위안인데 반해 매출액은 18억 위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스케어 어플에 대한 투자는 어플을 통한 광고수익이 아니라 온라인 의료컨설팅 서비스 과정에서 구축될 엄청난 규모의 빅데이터 확보를 위한 플랫폼에 대한 투자이며, AI를 통해 만들어질 새로운 비즈니스의 핵심자원이자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역할하게 될 것이다.

현재 굿 닥터는 중국내 최상위 등급인 클래스3 A 등급 병원 1000개를 포함 3100개의 병원 전문의, 굿 닥터 전속 전문의 888명을 통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데 2018년 현재까지 약 22만명 환자에 대한 의료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전문의는 환자의 본인의 동의하에 환자진료정보를 빅 데이터로 구축하고 있으며 건강관련 어플을 통해서는 전체 사용자에 대한 라이프로그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또 다른 전략적 사업부문은 온라인-오프라인 약국을 통한 의약판매망 확보이다. 굿 닥터는 현재 중국 전역에 1만 2000개의 약국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만성질환 중 하나인 심장병 환자들에 대해 중의약을 통한 관리를 위해 Zhongxin Pharmaceutical과 공동으로 만성질환 케어서비스 사업을 착수했다. 게다가 평안그룹이 2018년에 혈액제제 생산업체인 China Biologic에 대한 인수시도, 2017년 일본 제약기업 Tsumura 대규모 주식 획득, 2018년 중국 중의약 전문기업 Yunnan Baiyao Group Co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한 사실 등을 고려하면 현재 일반의약품 중심의 영업망에서 벗어나 전문의약품 공급망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각 성별로 대표적인 제약기업이 존재하며 해당 성의 영업망이 이들에 의해 분할지배되고 있는 형국인데 반해 만약 굿 닥터가 온-오프 약국망을 통해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판매네트워크를 장악한다면 아마존의 의약품 유통시장 진입에 따른 격변에 비해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중국의 대부분 병원이 의약품 처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굿 닥터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은 병원의 비즈니스 모델변화를 압박하는 등 중국 의료산업 전체의 지형을 어떤 식으로든, 어떤 방향으로든 대단히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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