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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0억 잭팟' 유한, 전략질환 NASH 경쟁력 입증

입력 2019-01-08 10:01 수정 2019-01-08 10:0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NASH 선두 길리어드에 비임상 물질 수출..타 글로벌 NASH 계약수준도 압도.."바이오신약 YH25724 주목"

유한양행이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맺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은 가장 촉망받는 분야의 선두 빅파마에게 초기단계(비임상)의 물질을 이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술이전 규모를 보더라도 NASH 분야 다른 글로벌 계약 수준을 능가한다.

유한양행의 자체 연구개발 역량과 NASH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수준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유한, 신대륙 'NASH' 선두 주자에 8800억 기술수출

유한양행은 지난 7일 길리어드에 NASH 합성신약 후보물질 2종을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고 발표했다.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은 1500만달러,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은 7억7000만달러에 이르는 계약이다. 상용화 이후에는 경상기술료를 따로 받는다.

유한양행은 총 6종의 NASH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2종을 이전했다. 이 2종은 아직 프로젝트명조차 정해지지 않은 초기단계 후보물질로 기전이나 타겟 역시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NASH는 알코올 섭취 여부와 무관하게 간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간손상과 섬유화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2025년 연간 20조~3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개발, 임상, 투자 열기가 뜨겁다.

NASH 신약개발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길리어드는 이미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유한 신약후보물질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거액을 들여 확보했다. 길리어드는 블록버스터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 하보니 등을 개발한 빅파마로 현재 공개한 NASH 파이프라인만 7종이다. 특히 세포자살 신호전달물질인 ASK-1를 저해하는 NASH 신약후보물질 Selonsetib(GS-4997)은 두건(STELLA-3, STELLA-4 )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길리어드의 Selonsetib 임상 결과를 기대하며 "2019년은 NASH의 해"라고 평하기도 했다.

길리어드 CSO 겸 연구개발 책임자인 존 맥허치슨(John McHutchison)박사는 “이번 협력은 유한양행과 오랜 파트너십에 기초해 이뤄졌으며 진행된 섬유증을 갖는 NASH 환자의 새로운 치료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우리가 현재 진행중인 연구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NASH 기술수출 사례서도 '두각'

유한양행의 기술이전은 다른 글로벌 계약과 비교해도 규모면에서 앞선다. 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더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올해 초 빅파마인 머크는 NGM 바이오파마슈티컬즈(NGM biopharmaceuticals)가 NASH와 제 2형 당뇨치료제로 개발 중인 NGM131(MK-3655)을 기술이전했다. NGM131은 개발한 β-Klotho/FGFR1c 복합체에 작용하는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로 현재 임상 1b상이 진행중이다. 머크는 이번 계약으로 NGM에 2000만달러를 지급했다(별도의 추가협약, 옵션 등이 있음).

작년 4월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이오니스가 개발한 비공개 안티센스 NASH 치료제 IONIS-AZ6-2.5-L(AZD2693)를 최대 3억달러(계약금 3000만달러)에 확보했다. 또한 같은해 10월 89BIO는 테바의 임상 1상 단계의 FGF21 타깃 활성 NASH 신약후보물질을 6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유한양행과 계약한 길리어드는 작년 12월 Scholar Rock Holding의 TGF-beta 타깃 3개의 NASH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6000만달러(3000만달러 계약금+3000만달러 주식)를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NASH 치료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길리어드가 전임상 단계임에도 천문학적 규모로 기술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 자체 연구개발 역량 과시.."YH25724 차세대 신약"

유한양행은 작년 7월과 11월에도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퇴행성 디스크질환치료 후보물질(YH14618)과 비소세포 폐암치료 후보물질 레이저티닙(YH25448)을 각각 2억1815만달러(스파인바이오파마), 12억5500만달러(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이전했다. 이번 계약까지 포함하면 총 규모는 22억5815만달러(2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두건의 기술수출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성과였다면 이번 계약은 유한양행이 직접 발굴한 후보물질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가 있다. 오픈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자체 개발한 NASH 바이오신약의 임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GLP-1 단백질과 FGF21 인자를 동시 타깃하는 YH25724는 간 섬유화와 염증, 지방 대사 조절 뿐만 아니라 체중감소, 인슐린 감수성 회복 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9년 하반기 미국 FDA에 임상승인신청(IND, 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을 계획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회사의 전략질환군 NASH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YH25724가 차세대 NASH 신약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