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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카누맙 실패", 앞으로 가야할 5가지 방향은?
입력 2019-03-25 14:35 수정 2019-03-26 17:07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13년간에 걸친 긴 여정이 실패로 끝났다. 바이오젠은 2007년 뉴리뮨(Neurimmune)에서 BIIB037을 라이선싱해 개발에 들어갔다. 2015년 PRIME 임상1b상에서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약물을 투여하고 52주가 지난 다음 10mg/kg 투여군에서 CDR-SB, MMSE 임상 지표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했고, 약물 투여를 48개월까지 진행한 연장 코호트에서도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최근들어 불안한 조짐은 있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2월 임상 1차 충족점에 가변성이 있다고 판단해 임상3상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 510명을 추가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우려를 자아냈고, 올해 1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아두카누맙 중간 결과에 대한 질문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내년 초 임상 결과가 나올 계획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실패 소식이 나왔다. 바이오젠은 지난 22일 아두카누맙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아두카누맙에 대한 논란이 일부 있었지만 여전히 아밀로이드 항체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만큼 안타까운 소식에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바이오젠은 전임상(preclinical) 환자 대상으로 하는 아두카누맙의 예방임상 진행 여부에 대해서도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오젠은 이미 아밀로이드 신약에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 바이오젠은 지난 3년간 아밀로이드 신약인 아두카누맙, BAN2401, BACE 저해제 ‘엘렌베세트타트(elenbecestat)’ 임상 개발을 위해 12억달러(약 1조3608억원) 넘는 돈을 투자했다. 아두카누맙 실패로 바이오젠과 공동개발 및 상업화 파트너사인 에자이도 큰 타격을 입었다. 임상중단 소식이 발표되고 하루 만에 바이오젠 시가총액 184억달러, 에자이 시가총액 81억달러가 증발했다.
현재 바이오젠은 어떤 회사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바이오젠은 실패율이 높은 중추신경계(CNS) 질환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그러나 최근 SMA 치료제인 '스핀라자'를 제외하고는 다발성경화증, 신경병증 통증 신약 등 대부분의 임상개발에서 계속해서 실패 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희귀 안과질환 유전자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해 나이트스타 테라퓨틱스(Nightstar Therapeutics)를 총 8억달러(약 9008억원) 규모에 인수하면서 포토폴리오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두카누맙이 실패하자 바이오젠 투자자들은 진행되고 있는 아밀로이드 신약 개발을 멈추고,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CNS 기업을 인수하라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또 다른 아밀로이드 항체 임상3상을 시작했다. 바이오젠이 임상 실패소식을 알리기 하루 전, 지난 22일 에자이는 바이오젠과 공동개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프로토피브릴(protofibril) 타깃 항체인 ‘BAN2401'의 임상3상 시작을 알렸다. 이전까지는 BAN2401 임상 진행에 대해 공동 발표자료를 냈지만, 바이오젠은 보도자료를 내지않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에자이는 2007년 바이오아틱(BioArctic)으로부터 BAN2041 개발, 제조, 상업화 권리를 사들였고 2014년 바이오젠과 공동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BAN2401 임상 진행을 중단해야 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