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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배상수 교수팀, 동물서 'ALD 유전자교정' 논문
입력 2021-08-31 11:48 수정 2021-08-31 12:09
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부신백질이영양증(Adrenoleukodystrophy, ALD)을 유전자 교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조성래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배상수 한양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ALD 환자 유래 세포와 동물모델에서 유전자가위를 통해 변이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 최신호에 게재됐다(DOI: 10.1016/j.ymthe.2021.05.022).
ALD는 지방산 운반을 담당하는 ABCD1의 유전자 변이로 신경계와 부신피질 등에 긴사슬 지방산(very long-chain fatty acid)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발병하는 희귀 유전병이다. 긴사슬 지방산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신경을 감싸고 있는 수초(myelin)를 파괴해 뇌-척수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킨다. ALD 증상으로는 마비 및 보행장애 등이 있다. ALD 치료를 위해서는 로렌조 오일을 투여하거나, 골수 이식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
조성래·배상수 교수 연구팀은 ALD 환자에서 변이 유전자 교정하기 위해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치료를 환자 유래 세포와 동물모델에 적용했다.
논문에 따르면 배 교수팀은 ALD 환자에서 채취한 섬유아세포(fibroblast)에서 HITI(homology-independent targeted insertion) 방법과 아데닌 염기교정(adenine base editing, ABE) 방법을 이용해 유전자 교정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배 교수팀은 정상 ABCD1 유전자를 표적 부위에 삽입하는데 성공했다.
HITI는 CRISPR/Cas9을 기반으로 하는 유전자 삽입 방식으로 분화하지 않는 세포에 사용되는 유전자편집 방법이다. 아데닌 염기교정은 RNA를 기반으로 아데닌 염기 하나를 구아닌(guanine) 염기로 교체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두가지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지만 아데닌 염기교정의 경우 하나의 뉴클레오타이드만을 교정하기 때문에 이 방식이 적용될 수 있는 변이를 가진 환자는 ALD 환자의 50% 이하임을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했다. 이에 모든 변이에 적용 가능한 HITI 방식을 이용해 후속 연구인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조 교수팀은 ABCD1 유전자가 낙아웃(knock-out)된 ALD 동물모델에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 벡터 기반의 HITI 유전자 교정을 시도했다. 그 결과 뇌와 척수, 간, 신장, 부신 등에서 정상 ABCD1 mRNA 발현이 증가했고, ALD의 진단 마커로 사용되는 혈중 긴사슬 지방산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배 교수는 “정상적인 유전자를 타깃 부위에 정교하게 삽입하는 방식의 유전자 교정 치료를 부신백질이영양증 유래 세포와 동물모델에 적용하는 연구를 최초로 성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ALD뿐만 아니라 유전자 변이에 따른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임상연구인프라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