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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형 성장호르몬 개발 '치열한 경쟁', GX-H9에 대한 기대
입력 2016-09-19 07:49 수정 2016-09-19 08:01
J. Ryang 객원기자
최근 국제 내분비학회에서 제넥신은 자사의 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인 GX-H9에 대해 임상 2a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심각한 부작용(SAE – Serious Adverse Effect)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투여량에 따라 약물동태학(PK – PharmacoKinetics)과 약력학(PD – Pharmacodynamics)수치가 목적 적합하게 증가 한다는 것 그리고 약물에 대한 항체반응(ADA – Anti Drug Antibody)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성장호르몬과 성장호르몬 결핍증에 대하여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뼈와 연골의 성장작용과 지방분해, 단백합성에 관여한다. 성장호르몬은 사람의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데, 한참 자라는 사춘기 때 분비량이 크게 늘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든다. 20대 이후에는 10년마다 평균 14.4%씩 감소한다. 성장호르몬의 농도는 하루 중에도 많은 횟수 변화하는데, 깊은 수면 중이거나 운동을 할 때 최대로 분비가 된다. 정상 혈중 농도는 성인에서 1.5-3 ng/ml, 소아 및 청소년기에는 6 ng/ml 정도이다. 소아 또는 청소년에 해당되며 성장호르몬 자극검사를 통해도 혈중 농도가 5 ng/ml 이하인 경우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라 진단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다른 원인으로부터 생긴 2차적 성장호르몬 결핍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소아의 경우 이러한 질환이 대개 발달장애로부터 비롯한다. 약물로써 성장호르몬이 가질 수 있는 적응증은 다양하나, 5-12세의 저성장증(GHD)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장호르몬 약제가 글로벌 시장규모 5조원 중 85%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의 평균 치료기간은 3.6년이다.
재조합 성장호르몬 Somatotropin과 LG생명과학의 ‘유트로핀’
1981년 미국의 ‘Genetech’에서 대장균을 이용해 재조합 성장호르몬 대량생산에 성공한 후, 재조합 성장호르몬인 Somatotropin은 대중화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Somatotropin을 시장에 처음 내놔 20년 이상 시장을 크게 점유한 회사는 LG생명과학이고, 그 성장호르몬 제품의 이름은 ‘유트로핀’이다. 소아내분비학에 대한 학문적 진척과 관심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유트로핀’의 매출은 상승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유트로핀’은 성장호르몬시장의 개척자이며, 성장호르몬계의 블락버스터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재조합 성장호르몬(rhGH)는 투여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을 갖고 있지 않다.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GHD)들에게는 성장장애에 대한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시 여겨졌는데, 문제는 이 재조합 성장호르몬의 반감기에 있었다. 체내에서 성장호르몬의 반감기는 4시간 정도였고 이 때문에 환자는 매일같이 주사를 맞아야만 했다. 시장에서는 이 성장호르몬의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약물을 요구했고, 그 요구에 부합하여 LG생명과학은 2009년 세계 최초로 1주일에 한번 투여하는 ‘유트로핀플러스’를 개발하여 판매했다.
GX-H9의 기반기술 Hy-Fc
'체내에 들어가는 물질은 체내로부터 유래되어야 한다'는 이념으로 만들어진 Hy-Fc.
제넥신의 파이프라인 하나하나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해주는 것은 제넥신의 ‘생체지속성 플랫폼’인 Hy-Fc이다. 제넥신의 Hy-Fc는 기존에 쓰지 않았던 생체유래물질 ‘항체G4’와 ‘항체D’의 장점을 융합하여 개발되었다. 많은 종류의 항체 중 ‘항체G4’와 ‘항체D’가 갖는 장점이 있는데 이들의 생물학적 장점들만 갖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Hy-Fc의 장점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기존 생체분자의 절편들이 융합되었기에 생체에서 면역원으로 인지하지 아니함 △높은 Hinge Flexibility 덕에 생체 내에서 약물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음 △‘항체의존적 세포독성 – ADCC’와 ‘보체의존적 세포독성 – CDC’ 발생을 차단함 △FcRn과의 결합유도로 악물이 자연스럽게 생체 내에서 오랜 시간 재활용 될 수 있음.
Hybrid Fc에 대해 이같이 간단히 요약 설명하지만, 제넥신의 EPO 파이프라인에 대한 필자의 지난 기사(http://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506)를 참고하면 Hy-Fc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게 살펴 볼 수 있다.
성장호르몬 시장과 GX-H9
하루에 한번씩 맞아야 하는 1세대 성장호르몬제제는 TEVA, LG, Sandoz, Lilly 등의 회사들이 만들어 판매한 재조합 성장호르몬 (Norditropin, Genotropin, Humatrope) 등이 있다. 생체에서 이러한 성장호르몬 성분들의 지속성을 높인 2세대 성장호르몬 제제들은 Versatis, Ascendis, Pfizer(OPKO), Novo Nordisk등이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아직까지 1회/1주 제품연구에 머무르고 있다. 언급한 회사의 제품 중 유일하게 Versatis의 VRS-317만 2주형제제이다.
GX-H9는 제넥신의 성장호르몬 물질의 이름이다. 이 약물은 앞서 기술한 제넥신의 Hy-Fc기술을 이용하여 만든 성장호르몬제제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GX-H9는 기존 시판되고 있는 성장호르몬 제품들에 비해 성장호르몬수용체(hGH receptor)에 대한 결합력이 훨씬 높고, 증량에 대한 안전성과 내약성에 대해 완벽하다. 소아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밝혀진 위험요소가 없다는 것과 월 2회 적용(0.3mg/kg)이 가능하다는 것이 GX-H9의 특장점이다.
GX-H9의 타 신약과의 비교
성장호르몬은 호르몬 그 자체가 키를 성장시키는 것과 성장호르몬이 유도한 IGF-1이 키를 성장시키는 것 두 가지가 있다. 두 가지 모두가 충족되는 것이 좋다. 이에 따라 성장호르몬제제의 효능평가에 있어서 ‘IGF-1유도성’과 ‘소아환자의 연평균 키 성장’이 주된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개발되고 있는 제품들 모두 IGF-1유도성은 좋았지만, 2주형인 Versatis의 VRS-317는 ‘소아환자의 연평균 키 성장’ 지표에서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 Versatis의 VRS-317은 이들의 플랫폼 기술인 XTEN에 성장호르몬을 적용하기 위해 양측말단부(N말단 및 C말단)를 모두 변형했다는 것이 다른 약물들과 다른 특징인데, 이러한 사실이 약물의 효능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면 제넥신의 GX-H9는 OPKO의 MOD-4023에 적용된 기술(C말단만 변형)과 같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GX-H9는 ‘제대로 된 효능을 가진 유일한 2주형 성장호르몬제제’임을 기대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이 유도하는 IGF-1은 근육과 뼈를 포함한 다양한 조직에 전달되어 성장을 촉진함)
GX-H9의 추가적 가능성
성장호르몬은 소아의 성장호르몬 결핍증 뿐만 아니라 ‘터너증후군’, ‘누난증후군’, ‘프래더윌리증후군’, ‘SGA – 부당경량아’, ‘ISS - 특발성 저신장’ 등 호르몬 분비 장애를 가진 다양한 질병들에까지 적응증 확대가 가능하다. 또한 성장호르몬은 미래에 미용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한데, 이는 성장호르몬이 노화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5조원정도이지만, Pfizer등 Big Pharma가 성장호르몬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추가적인 먹거리에 대한 기대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GX-H9의 Licencing Out
가치가 정해져 있지 않은 약물에 대하여 기술이전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지속형 성장호르몬제제에 대해서는 이미 수 차례 기술이전 사례가 있고, 이를 참고해볼 수 있다. △Versatis의 VRS-317, 2주제형(Semi monthly), 테진파마에 1000억원 규모, 일본판권 △OPKO의 MOD-4023, 1주제형(weekly), 화이자에 6000억원 규모, 글로벌판권 △제넥신의 GX-H9, 2주제형(Semi monthly), 중국 타스젠에 570억 규모, 중국판권.
GX-H9에 대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임상결과가 축적된다고 하면, GX-H9는 VRS-317보다 뛰어난 효능에 있어, MOD-4023보다는 투여편의성에 있어 추가적인 가치가 부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임상이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GX-H9의 라이선스 가치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마치며
제넥신의 가치는 Hy-Fc 플랫폼의 파생성에 있다. 그들의 기술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바이오기업의 탄생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