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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p53/p21 결합체' 암 전이·재발 치료 새 단서
입력 2017-05-01 17:39 수정 2017-05-01 17:39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두 번째 암'이라 불리는 전이암·재발암을 치료할 새로운 단서를 찾았다. 암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 결합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암의 전이와 재발이 촉진됨을 확인한 것.
미래창조과학부는 1일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엄홍덕 박사 연구팀이 암 전이 억제와 재발 치료의 원인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밝혔다.
전이암과 재발암은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며 치료효과도 크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암 환자 생존율이 70.3%로 높아졌지만 암이 전이됐을 경우 생존율을 20.5%에 불과하다. 전이암과 재발암의 경우 예측이 어렵고 발생 원리에 대한 규명도 부족해 극복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암세포 내에 존재하는 'p53'과 'p21' 단백질 결합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암의 전이와 재발이 촉진됨을 찾아냈다. p53은 대표적인 암 억제 단백질이며 p21은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p53 단백질 유무만으로는 암 전이와 재발이 결정되지 않는데 연구팀은 p53 단백질의 암 전이ㆍ재발 억제 작용에 필요한 또 다른 단백질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p53과 p21이 서로 결합체를 형성하고 이 결합체가 암의 전이 및 재발 촉진인자(Bcl-w, Bcl-XL, Bcl-2 등)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암 전이와 방사선치료 후의 암 재발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엄홍덕 박사는 "폐암, 대장암, 신경아세포종 등 다양한 암세포를 통해 p53/p21 결합체의 암 전이 및 재발 억제 작용이 특정 암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암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 현상임을 규명했다"면서 "p53/p21 단백질 결합체 상실이 암 전이와 재발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많은 환자들의 암세포에서 p53/p21 단백질 결합체의 기능이 소실되어 있기 때문에 암 전이와 재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암 전이와 재발 예측은 물론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엄 박사는 "암 전이와 재발이 일어나는 핵심 경로를 밝혀 암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관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의 대표 학술지인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지난달 4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