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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코로나19 '변이 맞춤형 항체 칵테일' 전략은?
입력 2021-02-15 15:15 수정 2021-02-15 16:02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본부장은 15일 “남아공 변이형(variant) 코로나19에 대한 항체치료제에 대한 임상은 6개월내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변이형 코로나19가 유행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항체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본부장은 이날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조건부허가를 받은 '렉키로나' 개발 초기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렉키로나주 개발과 동시에 총 38개의 중화항체로 구성된 칵테일 후보항체를 확보한 상태”라며 “이중 32번 항체가 이번에 유행하고 있는 영국 및 남아공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모두 중화효과를 보였으며, 렉키로나와 조합한 칵테일요법에서도 중화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영국 및 남아공 변이형 코로나19가 유행함에 따라 이런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변이 맞춤형 항체 칵테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영국 변이형(B.1.1.7)과 남아공 변이형(B.1.351)에서 렉키로나의 중화능력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질병청은 영국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렉키로나의 중화능력을 확인했으나, 남아공 변이형에서는 중화능력이 감소됐음을 확인했다.
질병청은 셀트리온의 항체라이브러리에서 ‘32번 항체’ 단독 또는 렉키로나와 조합했을 때 영국 및 남아공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 모두에서 중화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32번 항체는 셀트리온이 보유한 항체 라이브러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있는 RBD(receptor binding domain)부위를 타깃하고 있는 항체다. 렉키로나와는 다른 부위(epitope)을 타깃해 상호보완적이라는 설명이다.
권 본부장은 “안전성과 약동학(PK)는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남아공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치료제 개발에는 약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왜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 영국 변이형에서 효과가 있지만 남아공 변이형엔 중화효과가 떨어질까?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spike protein)을 타깃하는데, 그 중에서도 체내에 침투할때 이용하는 체내 세포 수용체인 ACE2와 결합하는 RBD(receptor binding domain)를 표적하고 있다.
그런데 영국 변이형은 RBD 부위에 501Y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고, 남아공 변이형은 501Y를 포함해 K417N, E484K 등 3개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권 본부장은 “501Y는 항체의 에피톱 결합부위가 아니라서 렉키로나가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남아공 형은 효과가 감소하는 것이 RBD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항체에 영향을 주는 변이가 여러 개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파악을 해둔 상태”라며 “렉키로나와 32번 항체가 서로 보완해주기 때문에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커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렉키로나와 32번 항체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할 경우, 확보 중인 항체 라이브러리에서 이런 변이형 대한 후보항체를 이용해 이번과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기존 항체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할 경우, 미리 확보해둔 항체 라이브러리를 이용한 칵테일 요법을 통해 신규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새로운 우점종으로 자리잡기 전에 치료제 개발을 완료함으로써 신속히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임상 결과를 정리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