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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봄을 기다리며..『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
입력 2021-12-30 09:26 수정 2021-12-30 15:29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바이오 산업은 지식 기반 산업이다. 인프라가 바탕인 산업이라면 인프라를 살펴봐야 산업을 이해할 수 있고, 네트워크가 바탕인 기업이라면 네트워크를 살펴봐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즉 바이오 산업을 이해하고 바이오 기업을 평가하려면 지식을 살펴봐야 한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프로젝트’는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바이오 산업을 이해하고, 한국 바이오 기업의 가치를 매길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쌓아가는 도전이다. 2018년에 시작한 도전이 세 번째 결과물로 세상에 나왔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이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는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18』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18』은 한국에서 거의 처음으로 시도된 ‘주요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현황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이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는 2018년에 구축했던 데이터베이스를 다시 점검하고, 한국의 바이오 산업과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업그레이드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18』과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를 함께 본다면 어떤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성장해가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어떤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주제와 이슈, 숫자를 중심에 놓은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는 주제와 이슈라는 거시적 접근을 개별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현황에 접목하는 시도로 진화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에는 117개 국내 바이오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들 117개 기업이 최근 4년 동안 발표한 논문 899개를 비롯해, 전임상시험 54개와 임상시험 117개의 데이터, 핵심기술과 특허 535개, 파이프라인 711개, 파트너십 541개, 라이선스 인 85건과 라이선스 아웃 99건에 대한 정보를 정리했다.
또한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 편집팀은 전 세계적 규모의 대형 제약기업들과 주요 해외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연구개발 현황을 함께 분석했다. 이는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에 실린 117개 한국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흐름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전 세계적인 흐름을 읽어내고 관점을 세워, 한국 바이오 기업을 입체적이고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이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프로젝트’는 바이오 산업 온라인 전문 매체인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자들이 기획하고 편집했다. 생명과학 분야 전공자들로 이루어진 전문기자들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좀더 좋은, 좀더 쓸모 있는, 그래서 바이오 기업과 바이오 산업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관점과 의미가 담긴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프로젝트 팀은 기획과 준비, 취재와 분석, 편집에 1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고, 책을 인쇄하기 직전까지도 최신 데이터로 업그레이드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의 800여 쪽이 넘은 분량은 한국 바이오 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온전히 담으려는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프로젝트 팀의 고민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준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를 기획하고 편집한 프로젝트 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식의 기준을 세우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었다. 바이오 산업과 바이오 기업이 지식 기반 산업이라면 바이오 산업과 바이오 기업의 지식을 살펴봐야 한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에는 117개 바이오 기업을 구성하는 핵심인력 486명이 등장한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에는 이 핵심인력 486명이 무엇을 공부했고, 어떤 것을 연구했는지, 참여했던 개발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지금은 어떤 것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익숙하지 않지만 필요한 도전, 마일스톤의 데이터베이스화
지식의 한쪽에 사람이 있다면, 다른 쪽에는 기록이 있다. 풍문과 지식의 차이는 ‘기록이 있느냐 없느냐’로 나눠볼 수 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를 기획하고 편집한 프로젝트 팀에게 한국의 바이오 산업,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기록은 마일스톤(mile stone)이었다. 마일스톤은 세상에 없던 지식을 연구하고 개발해, 세상에 있는 질병을 치료할 신약을 탄생시키겠다는 ‘약속을 적어놓은 시간표’다. 지금 갖고 있는 지식과 기술이 무엇이며, 어떤 아이디어와 연구로, 언제까지 더 나은 지식과 기술 또는 전에 없던 지식과 기술을 만들겠다는 시간표를 짠 다음,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해 약속한다.
전 세계적 규모의 제약 기업, 흔히 글로벌 빅 파마(big pharma)라 불리는 곳은 마일스톤에 엄격하다. 바이오 기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에, 시간과 돈 그리고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을 투자받아야 한다. 글로벌 빅 파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투자하는 이들에게 시간표를 촘촘하게 짜서 공개하고, 공개한 시간표를 지키려 노력한다. 시간과 돈, 희망을 투자하는 이들은 공개적으로 발표된 시간표를 신뢰하며, 신뢰는 다시 적극적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 그리고 믿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선순환 고리는 기적 같은 신약을 만들 가능성을 높여준다.
글로벌 빅 파마는 마일스톤을 분기별로 정리해 발표하고, 마일스톤에 따라 발표되는 결과는 주가에 반영된다. 마일스톤이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는 바이오 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게 해주며,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기에 대규모 투자도 이어진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 편집팀은 마일스톤에 주목했다. 한국 바이오 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지식 기반 산업이라는 바이오 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마일스톤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에는 117개 기업이 앞으로 3년 동안 달성하기로 한 379개의 마일스톤이 정리되어 있다. 다만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22』가 도전했던 마일스톤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은 글로벌 수준에는 못 미치는 단계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마일스톤을 취재하고, 정보를 구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아직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프로젝트 팀은 마일스톤 항목 업그레이드 작업에 들어갔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연감 2018』을 시작하고 업그레이드를 이어갔던 것처럼, 한국 바이오 산업과 한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정확한 가치 평가를 위한 마일스톤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도 계속 이어가기 위함이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지음 / 170×240mm / 825쪽 / 양장제본 / 2021.12.17. / 값 300,000원 / ISBN 979-11-91768-02-2 93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