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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C1s 저해제’ 희귀혈액질환 “美 첫 승인”
입력 2022-02-09 07:50 수정 2022-02-09 07:50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희귀 혈액질환인 한랭응집소증(cold agglutinin disease, CAD)에 대한 첫 치료제가 나왔다.
사노피(Sanofi)는 4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성인 한랭응집소증(CAD) 치료제 ‘엔자이모(Enjaymo, sutimlimab-jome)’를 최초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엔자이모의 약가는 바이얼당 1800달러로, 수 주내 미국에서 시판예정이다.
엔자이모의 시판허가는 지난 2020년 11월 FDA로부터 최종보완요구(CRL)을 받은지 약 14개월만에 이뤄졌다. 당시 사노피는 FDA로부터 약물의 위탁생산시설에 문제를 지적받았다며, 약물 자체의 임상결과나 안전성에 대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랭응집소증(CAD)는 한랭응집소(Cold Agglutinin)라 불리는 항체(autoantibody)가 적혈구 표면과 결합해 체내 면역체계가 건강한 적혈구를 용혈(hemolysis)시켜 발생하는 희귀 혈액질환이다. CAD는 보체경로(classical complement pathway)를 활성화시켜 일어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중증 빈혈, 급성 용혈(hemolytic cirisis), 피로감, 쇠약감, 흉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CAD는 현재 미국에서 약 5000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자이모는 보체경로에서 C1s을 타깃하는 항체로 C1 신호전달과정에 의해 활성화된 적혈구 용혈을 억제해 건강한 적혈구의 비정상적인 파괴를 막는 기전이다. 특히 사노피는 엔자이모가 보체경로의 또다른 신호전달경로인 렉틴경로(lectin pathway)와 대체경로(alternative pathway)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승인은 엔자이모의 임상 3상(NCT03347396, CARDINAL study)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사노피는 최근 수혈받은 24명의 CAD 환자를 대상으로 엔자이모를 투여해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노피는 엔자이모로 치료받은 환자 63%(15/24명)는 헤모글로빈이 12g/dL 증가해 정상수준에 도달하거나 또는 기준선보다 2g/dL 이상 헤모글로빈이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또 CAD 환자 71%(17/24명)는 5주의 치료 후에 수혈이 필요하지 않은 등의 결과로 1차종결점을 충족시켰다.
또 엔자이모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치료 3주차에 기준선 대비 평균 헤모글로빈이 2.29g/dL 증가했으며, 26주차 분석에서는 평균 3.18g/dL 증가했다. 빌리루빈 수치는 평균 3.23mg/dL 감소해 2차종결점을 충족시킨 결과를 나타냈다.
임상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호흡기감염, 설사, 소화불량, 기침 등으로 보고됐다. 엔자이모를 투여받은 환자 13%(3/24명)에게서 연쇄상구균패혈증, 관절통, 호흡기감염 등의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중증 이상반응으로 인해 엔자이모 투여를 중단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빌 시볼드(Bill Sibold) 사노피 수석부사장은 “지금까지 한랭응집소환자들의 지속적인 적혈구 파괴를 관리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없었다”며 “적혈구가 없으면 중증 빈혈로 시작해 점차 쇠약해지며 다양한 합병증이 연쇄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자이모는 CAD 환자의 적혈구 파괴를 억제하고 연쇄적인 반응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유일한 승인된 치료옵션”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엔자이모는 현재 유럽과 일본 등에서 승인절차가 진행중이다.